시가총액 4조원의 한국가스공사는 공공기관 운영법에 따라 평균 이상의 이사회 투명성과 참여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원이 활발히 회의를 열고 소위원회를 통해 내부통제를 지켜나간다.
이사회를 육각형 모델로 평가했을 때 참여도와 평가개선 프로세스, 정보접근성을 중심으로 준수한 점수를 기록했다. 문제는 경영성과에 있다. 지난해 미진한 실적으로 경영성과 지표 모든 항목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활발한 이사회 참여도, 정보공개도 '우수'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인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한국가스공사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60점으로 집계됐다.
가장 높게 채점된 지표는 '참여도' 부분이다. 40점 만점에 39점, 평점은 5점 만점에 4.9점을 얻었다. 연간 12회 이상 이사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90%를 넘는 이사회 참석률을 기록하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외이사 후보 풀을 연 2회 이상 정기적으로 관리하며 이사회 의안(안건)을 충분한 기간을 두고 통지하는 점, 이사들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을 연 4회 이상 개최하는 점 등도 점수를 끌어올린 요인이었다.
다음으로 높았던 지표는 평점 4점의 '정보접근성'이었다. 주주환원정책 등 중장기 계획을 미리 공시하지 않고 있는 점은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이사회에 관한 내용을 상세히 기재해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뿐 아니라 홈페이지 등에도 공개하고 있는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가개선 프로세스'에서도 평점 3.9점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이사회 활동에 관한 내·외부 평가를 모두 수행하고 있는 점,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수행하고 이를 재선임에 반영하는 점 등에서 만점을 받았다. 한국ESG기준원에서 책정한 한국가스공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은 가장 높은 'A'였다.
다만 이사회 평가결과를 주주들이 파악하기 용이하도록 공시하는 부분에서는 최하점 1점을 받았는데 이는 공공기관 특성상 평가주체가 기획재정부 주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로 평가실시 내역을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경영성과 모든 항목에서 최하점…지난해 실적 타격 영향
6개 평가지표 중 한국가스공사가 가장 낮은 평점을 받은 지표는 '경영성과'다. 평점 5점 만점에 1점에 그쳤다. 점수로는 55점 만점에 11점을 받았다. 모든 평가 항목에서 최하점을 기록했다.
경영성과는 매출 및 영업이익성장률 등을 평가하는 경영성과, 배당과 주가수익률 등을 보는 투자, 부채비율과 순차입금/EBITDA 등을 측정하는 재무건전성으로 나누어 평가한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매출액이 8.5% 주는 등 '실적 쇼크'를 기록했기에 부진한 평가를 받았다. 기획재정부가 실시하는 '2023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서도 '미흡(D)' 등급을 받은 바 있다.
이어 '구성', '견제기능' 지표에서 각각 평점 3.2점, 3.3점을 기록했다. 구성은 이사회 수와 사외이사의 비중, 이사회 지원조직 유무 등을 평가하는 지표다. 견제기능은 이사 추천 방식과 최고경영자(CEO) 승계정책, 내부거래 통제 등을 평가한다.
한국가스공사는 14명의 이사를 구성하고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둠으로써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역시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소위원회가 많지 않은 점, 이사회 역량을 한눈에 볼 수 있는 BSM(Board Skills Matrix)을 갖추지 않은 점 등은 마이너스 요소로 반영됐다.
견제기능 측면에서는 CEO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해 이사회 통제기능을 갖춘 점, 감사업무에 전문 식견을 갖춘 감사위원을 선임한 점 등이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됐다. 반면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 빈도가 많지 않은 점,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이 감점 요소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