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영업활동에서 4조원 규모의 현금을 창출했다. 1년 전, 5조원이 넘는 현금을 유출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적표다.
그러나 한전의 실적에는 발전자회사들의 희생이 있었다. 발전자회사들이 생산한 전기를 저렴한 가격에 사드리며 영업실적을 정상화했을 뿐만 아니라, 자회사로부터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한전이 재무적 부담을 자회사에 떠넘기고 있는 모습이다.
한전은 올 1분기 별도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 4조3566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만 하더라도 한전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5조6907억원이었다.
현금흐름이 좋아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주요한 이유에는 영업이익 증대에 있다. 작년 1분기 6조3471억원 영업손실을 냈던 한전은 올 1분기 1조2618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한전의 영업이익 회복은 낮은 전력구입비 덕분이다. 별도 기준 한전의 구입전력비는 지난해 1분기 24조9766억원에서 올 1분기 19조2451억원으로 5조7315억원이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조9104억원에서 22조7822억원으로 1조8718억원 늘었다. 이 중 재화 판매로 인한 매출액은 22조5865억원으로 전년 동기(20조6744억원) 대비 9.2% 증가했다. 용역 제공 매출과 공사부담금 수익은 각각 35억원, 1888억원으로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건설계약으로 인한 매출은 499억원에서 33억원로 줄었다.
한전은 발전자회사가 생산한 전력을 전력거래소에 구입해 일반 고객에게 판매하는 사업구조로 되어 있다. 한전의 구입전력비는 줄고 판매 매출액은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액이 늘었는데 구입전력비가 줄었다는 것은 한전이 그만큼 발전자회사에서 전력을 저렴하게 사들였다는 의미”라며 "발전자회사로부터 낮은 가격으로 전력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배당금 수령액도 늘었다. 올 1분기 한전의 배당금 수령액은 1조5455억원에 달한다. 작년 1분기 배당금 수령액은 100만원에 불과했다.
한전의 발전자회사로는 △한국수력원자력(100%) △한국남동발전(100%) △한국중부발전(100%) △한국서부발전(100%) △한국남부발전(100%) △한국동서발전(100%)가 있다. 발전자회사들이 배당금을 지급하면 전액이 한전에 가는 구조다.
이 중 한전에 배당금을 가장 많이 지급한 발전자회사는 한수원이다. 한수원의 배당금지급액은 7801억원으로 전체 배당금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뒤를 이어 남동발전(1550억원), 동서발전(1495억원), 중부발전(1458억원), 서부발전(1458억원), 남부발전(1465억원)이 한전에 배당금을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