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는 공기업 경영 실적 평가에서 재무관리 비계량 부문 성적이 2년 연속 'C(보통)'였다. 카지노업 수익성을 기반으로 계량 부문에서는 좋은 점수를 얻었지만, 비계량 부문에서는 다른 공기업을 벤치마킹해 보라는 지적을 들었다. 재무관리 역량을 끌어올려 비계량 부문에서 결점을 보완해야 우등생 대열에 들어갈 수 있다.
강원랜드는 2020, 2021년 공공기관 경영 실적 평가에서 재무예산 운영·성과 비계량 부문이 C등급을 기록했다. 2019년 B0(양호)였던 등급이 한 계단 떨어졌다. 평가 등급은 S(탁월)부터 E(아주 미흡)까지 총 9개로 나뉜다.
기획재정부는 매년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경영 실적을 평가한 보고서를 발행한다. 대학 교수, 공인회계사, 노무사 등 각계 전문가로 평가단을 구성해 경영 개선 실적과 사업 목표 달성도를 평가한 결과다. 재무예산 운영·성과는 경영관리 범주 중 조직·인사·재무관리 항목에 속한다.
◇ 오정훈 상생경영본부장, 부임 후 1년 성적표 올 하반기 수령 예정 강원랜드 재무조직을 이끄는 오정훈 상생경영본부장은 부임 이후 두 번째 경영 실적 평가에 대비하고 있다. 오 본부장은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2021년)으로 활동하다 2021년 12월 강원랜드 경영지원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상생경영본부(옛 경영지원본부) 아래에는 △재무관리실 △인재경영실 △ESG상생협력실이 있다. 자금 관리부터 인사, ESG 정책이 오 본부장 관할이다. 예산팀은 부사장(현재 공석) 직속인 기획조정실에 있다.
지난해 강원랜드의 경영 실적을 평가한 보고서는 오는 10월에 나온다. 오 본부장이 취임한 뒤 활동이 온전히 녹아있는 성적표다. 2021년 경영 실적 평가는 전임자의 공과였다.
강원랜드는 2021년 재무예산 운영·성과 비계량 부문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었다. 보유자금 운용 수익 증대를 성과로 인정받았지만, 코로나19 시기 비상 대응은 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강원랜드는 2021년 자금 운용 수익이 전년 대비 30.2%(137억원) 증가했다. 자문위원회를 강화하고, 샤프지수(위험 대비 초과 수익의 크기를 나타내는 지표) 등 위험 관리 지표를 도입한 덕분에 우수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
반면 강원랜드가 코로나로 인한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펼친 비용 절감, 재무건전성 향상 활동은 가점 요인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 기본기에 충실한 재무관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강원랜드는 2021년 자금 집행 계획 관리를 강화했다. 2020년 4회였던 건당 1억원 이상 자금 집행 계획 관리를 이듬해 6회로 늘렸다. 재무관리실장을 중심으로 실무협의체에서 주간 자금 운용 회의도 실시했다. 회의에서는 자금 수지 현황과 거액의 지출 만기 매칭을 점검하고, 금리·주가 등 운용 정보를 공유했다.
2021년 'P-D-C-A 방식'으로 예산을 운용해 비용 929억원도 절감했다. 비용 절감 목표 설정(Plan)에서 시작해 절감 제도 운영(Do), 모니터링(Check), 환류(Action)로 이어지는 비용 관리 체계다.
평가단은 강원랜드가 실시한 비상 시기 재무관리 활동들이 일상적으로 이뤄져야 예산·재무관리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기본에 충실한 재무관리 노력을 이어갈 것도 당부했다.
투자계획 수립 절차 보완도 주요 지적 사항이었다. 평가단은 강원랜드가 신성장 사업 투자로 매출과 수익이 얼마나 발생할지, 투자 수익률은 얼마인지 등을 알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강원랜드는 △마운틴아케이드(144억원) △머신제조(114억원) △넥스트팜(114억원) △네스트하우스(62억원) △운암정 부띠끄호텔(12억원) 등 다섯 가지 분야 신사업 투자 계획을 수립해 2021~2025년 중장기 재무 관리 계획에 담았다. 지난해 중장기 재무 관리 계획에서 투자 분야를 그대로 유지했다. 2026년 리조트·신사업 매출 목표는 2048억원으로 잡았다.
평가단은 공기업 중에서 모범적으로 중장기 재무 관리 계획을 수립한 곳을 벤치마킹해 볼 것을 제언했다. 근본적으로 카지노·리조트·그 외 수익사업이 중장기적으로 전체 매출과 수익에서 각각 어느 정도 비중을 점유할 것인지를 시나리오에 따라 분석하고, 그에 따라 투자계획을 설정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과거 지적 사항도 개선 과제로 남아있다. 강원랜드는 2019년 공공기관 경영 실적 평가에서 중장기 재무 계획에 2조7000억원 규모 내부 유보금 활용 방안을 담으라는 지적을 받았다. 2020년에도 재무관리 측면에서 중요한 내부 유보금 활용 방안 공개가 개선 사항으로 꼽혔다. 지난해까지 중장기 재무 관리 계획에는 구체적인 내부 유보금 활용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