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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

'변화대신 안정' 미래에셋그룹, 재무라인 교체 '없었다'

계열 CEO도 유임 또는 직급 승진… '서울대 출신 CFO 계보' 지속

최은수 기자  2024-11-13 15:54:30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미래에셋그룹은 2025년 정기임원인사의 키워드를 변화보단 안정으로 택했다. 작년 처음으로 전 계열사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고 이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CEO는 물론 CFO의 변동 역시 최소화한 게 일례다.

이와 함께 노용우 전 미래에셋증권 CFO(사진)가 그룹위험관리단 부문 대표로 선임된 점이 눈길을 끈다. 2022년까지 경영혁신부문 대표로서 CFO를 담당하다 그룹위험관리단으로 보임했는데 다시 해당 부문 대표로 올라섰다. 세대교체를 진행하며 임원진이 격변을 거친 뒤에도 기존 재무라인이 계속 그룹 내 주요 멤버로서 자리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작된 세대교체+인적개편' 이후 안정화 작업 방점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11일 임원 승진을 단행했다. 증권업계 가운데선 가장 이른 시기에 단행한 인사다. 이번 인사로 전문경영인 1.0 시대를 한층 확고히 하고 경영 성과의 안정성과 조직의 역동성을 강화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작년 단행한 2024년 정기임원인사에선 상당히 큰 폭의 교체가 있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대표에서 고문으로 물러난 후 결과적으로 그룹을 떠났고 이에 따른 연쇄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선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해 '포스트 최현만' 시대를 위한 인선에 계속 힘을 싣는 분위기다. 특히 공동창업주로서 오랫동안 회사에 영향력을 미쳤던 최 전 회장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임원 인사가 중폭 또는 소폭에 머물 것이란 전망을 내놨었다.

미래에셋그룹의 인사 결과 역시 앞서 업계 전망과 맞아떨어졌다. 2025년 임원인사를 통해 전 계열사에서 CEO 교체 사례가 한 건도 없었던 것도 주목할 사안이다. 미래에셋생명 황문규 대표가 기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점 정도가 특기할만하다.

넥스트 CEO로 꼽히는 CFO 역시 마찬가지다. 작년 단행한 큰 폭의 임원인사 속에선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 CFO가 각각 교체됐었던 것과 대조된다. 더불어 이번 인사에선 1987년생 여성 임원(이사대우)을 선임하면서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란 그룹 색채에도 한층 힘을 실었다.

◇노용우 전 CFO 포함 기존 서울대 출신 재무라인 '헤드 테이블'

이같은 변화 속에서도 기존 그룹 재무라인이 계속 핵심멤버로서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특히 2022년까지 미래에셋증권 재무를 책임지던 노용우 전 CFO가 그룹 위험관리부문 대표로 올라선 것도 눈길을 끈다.

노용우 위험관리부문 대표는 2022년까진 미래에셋증권 경영혁신부문 대표(상무)로 보임했었다. 통상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경영혁신부문 대표를 최고재무책임자다. 이후 지금은 디블록그룹 자산운용계열사 대표로 자리를 옮긴 안종균 전 부사장이 경영혁신부문 대표로 자리하면서 위험관리단으로 소속됐는데 이번에 부문 대표로 올라선 셈이다.

앞서 안 전 부사장의 경우 위험관리부문 대표에서 CFO에 해당하는 경영혁신부문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이 점을 고려하면 노 대표 위험관리부문을 총괄하나 역시 계속 재무라인을 포함하는 그룹 헤드 테이블에 속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앞서 세대교체의 시발점이었던 2024년 정기인사를 통해 1973년생인 이강혁 경영혁신부문대표를 중용했다. 이 대표 역시 앞서 안종균 전 부사장, 노용우 위험관리부문대표와 마찬가지로 서울대를 졸업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및 경영학과 출신이 사실상 그룹 CFO를 맡는 전통이 계속되는 셈이다.

한편 올해 승진 인사를 통해부사장으로 승진한 인사는 IB2부문 주용국 부사장과 파생부문 김연추 부사장이다. 노 대표를 제외하고 부문대표로 신규 선임된 인사는 △PWM 부문 김화중 △WM1 부문 최준혁 △WM2 부문 이성우 △연금RM1 부문 류경식 △연금RM2 부문 양희철 △연금RM3 부문 이종길 △연금혁신부문 박신규 △투자전략부문 김민균 △Global 경영관리부문 김승욱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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