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역난방공사는 올해 현금 유입보다 유출 규모가 큰 자금 부족 상황에 대비해 연간 자금 운영 계획을 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연료비 상승 여파로 올해 현금 창출력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차입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열 요금(지역 난방사업)을 인상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전까지는 차입 부담을 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난방공사는 올해 차입금 순증 규모를 1조13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 2월 난방공사가 올해 연간 자금 운영 계획을 수립하면서 보고한 내용이다. 난방공사는 매년 손익·투자 계획 등 예상 현금흐름을 토대로 자금 운영 계획을 세운다.
올해 자금 수입·지출액을 추산한 결과 1조원가량 현금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차입금을 늘리는 방향으로 자금 운영 계획을 짰다. 난방공사는 연초 연간 자금 전망치에서 부족한 현금을 산출하고, 이를 차입금으로 충당하는 재무 전략을 펴고 있다. 전년 이월 자금과 연간 예상 자금 수입을 더한 금액에서 연간 예상 자금 지출액을 빼 부족한 자금을 도출한다.
올해 차입금 순증 규모는 지난해보다 두 배 커졌다. 지난해 난방공사의 차입금 순증액은 5730억원이다. 장기차입금은 5130억원, 단기차입금은 600억원 순증했다. 지난해 말 개별 기준(이하 동일) 총차입금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3조4630억원이다. 1년 사이 부채비율은 257%에서 349%로 92%포인트(p) 상승했다.
◇ 지난해 잉여현금흐름 -5137억·차입 순증액 5730억, 올해도 차입으로 현금 부족 해소난방공사는 지난해 현금 창출력이 떨어지면서 부족한 운영자금과 시설자금을 차입금을 마련했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입액은 134억원에 불과했다. 2020년에는 3809억원, 2021년에는 4141억원이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들어왔다.
수익성이 악화가 현금흐름 부진으로 이어졌다. 난방공사는 지난해 1839억원 규모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인상분을 열 요금으로 회수하지 못하면서 2021년 1133억원이었던 열 부분 영업손실 규모가 지난해 3907억원으로 커졌다.
현금 창출력이 저하됐지만 투자 규모를 줄일 수는 없었다. 지역 난방사업 투자는 신규로 택지가 조성되는 시점에 택지 개발과 병행해 진행하기 때문에 준공 일정에 맞춰 투자금을 집행해야 한다.
난방공사가 신규로 투자하는 집단에너지 시설은 총 다섯 곳이다. 이 중 건설 중인 곳은 △세종신도시 집단에너지사업(올해부터 향후 투자액 2075억원) △양산 집단에너지사업(75억원) △청주 열 병합 발전 설비 개체(교체) 사업(2460억원) △대구 열 병합 발전 설비 개체 사업(2758억원) 등 네 곳이다. 수원 열 병합 발전 설비 개체 사업(건설투자비 총 3208억원)은 사업 허가 변경 절차를 진행 중이다.
난방공사의 자금 부족은 잉여현금흐름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1126억원이었던 잉여현금흐름 적자 규모는 지난해 5137억원으로 3배 넘게 커졌다. 유형자산 취득(-5178억원) 등 투자 지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줄었기 때문이다.
난방공사는 올해 단기차입금을 줄이고, 장기차입금은 늘리는 쪽으로 조달 전략을 세웠다. 장기차입금 순증액은 1조3200억원(차입 1조7300억원, 상환 4100억원), 단기차입금은 순감액은 1900억원(차입 7700억원, 상환 9600억원)으로 설정했다.
조달 활동을 토대로 유동성(현금 시재)은 500억원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자금 운영 계획에 따라 장기차입금 조달 계획도 분산해 뒀다. 상반기에는 9500억원, 하반기에는 78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회사채 발행과 더불어 에너지 이용 합리화 자금 융자 등을 이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