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공기업 재무 점검

난방공사, EOD 우려 잠재울 방안은

③올해 차입 1.1조 순증 계획, 부채비율 400% 밑으로 관리해야

김형락 기자  2023-05-03 16:31:19

편집자주

공기업의 수익 악화, 부채 증가는 정부의 잠재적인 재정 부담 요소다. 손실이 누적됐을 땐 이를 보전하기 위해 결국 공기업의 대주주인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공기업들은 각자 재무 위험 요인을 파악해 정부의 재정 부담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재무 관리 방안을 수립해두고 있다. THE CFO는 주요 공기업들의 재무 현안과 이를 풀어갈 인물 등을 살펴본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올해 최대 재무 현안은 부채비율 관리다. 지난해 운영·시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차입을 늘리면서 부채비율이 치솟았다. 올해도 차입을 일으켜 부족한 현금을 충당하는 자금 운영 전략을 세웠다. 자본 확충이나 매입채무 축소 없이 차입금을 늘리다간 자칫 기존 회사채에서 기한 이익 상실(EOD)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

난방공사는 지난해 말 개별 기준(이하 동일) 부채비율이 349.3%를 기록했다. 1년 만에 부채비율이 92%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수익성 저하로 빚어진 자금 부족을 차입금으로 해소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했다. 연간 이자비용은 2021년 518억원에서 지난해 639억원으로 상승했다.

난방공사는 지난해 당기순손실(1839억원)만큼 이익잉여금이 깍이면서 자본총계가 줄었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전년 대비 1610억원 감소한 1조6622억원이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1조1150억원 증가한 5조8069억원이다. 총차입금이 5722억원 늘면서 연말 잔액은 3조4599억원으로 집계됐다. 원료비 외상매입금 등 매입채무도 4960억원 늘어나 1조34억원까지 쌓였다.


올해도 차입금을 늘리는 재무 전략을 편다. 난방공사가 지난 2월 수립한 연간 자금 운영 계획에 따르면 올해 차입금 순증 규모는 1조1300억원이다. 만기가 도래한 차입금은 차환하고, 추가로 차입을 일으켜야 차질 없이 자금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올 연말 차입금 잔액은 4조8430억원으로 예상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자금 사정만을 고려해 섣불리 차입금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난방공사는 회사채(제25~45회) 투자자들과 개별 기준 부채비율을 400% 이하로 유지하는 계약을 맺어뒀다. 난방공사가 재무비율 유지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EOD 사유가 발생한다. 부채비율 상승을 통제하는 재무 전략 아래서 조달 활동을 펼쳐야 EOD 사유를 피해 갈 수 있다.


난방공사가 자본 확충이나 차입금 이외 부채 경감 없이 자금 운영 계획대로 차입금을 늘리면 올 연말 부채비율이 400%를 넘을 수 있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1조6622억원)를 기준으로 올해 난방공사의 부채총계가 8419억원 늘어나면 부채비율이 400% 선으로 뛴다. 올해 자금 운영 계획에서 산정한 차입금 순증액(1조1300억원)만으로도 부채비율이 위험 수위에 다다를 수 있다.

◇ 자본 확충 어렵다면 매입채무 지급일 당겨 부채총계 상승 폭 제한해야

난방공사에게 차입금을 늘리면서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는 선택지가 없는 건 아니다. 유상증자,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을 확충하거나, 순이익을 토대로 이익잉여금을 쌓아 자본총계를 늘리면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당장 자본 확충이 어렵다면 부채 구성 요소 중에서 차입금을 제외한 항목을 줄여 전체 부채총계 상승 폭을 제한해야 한다.

유상증자는 난방공사 최대주주인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손쉽게 결정할 수 없다. 난방공사 최대주주는 산업통상자원부(지분 34.55%)다. 한국전력공사(19.55%), 한국에너지공단(10.53%), 서울특별시(10.36%)도 주요 주주다.


수익성 개선도 빠른 시간 안에 이뤄내기는 어렵다. 발전원가 상승을 곧바로 열 요금(지역난방사업)에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처럼 열 요금으로 회수하지 못한 연료비 상승분이 있을 때는 하반기부터 요금에 가감해 1년 동안 정산한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난방공사가 꺼낼 수 있는 자본 확충 카드 중 하나다. 난방공사는 2020년 9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차입금 상환 목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적이 있다. 2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찍어 2020년 6월 266.3%였던 부채비율은 그해 말 236.6%로 낮췄다. 발행일로부터 5년 뒤 조기상환권(콜옵션)과 가산금리 조건이 달려 있어서 사실상 만기 5년 회사채로 봐도 무방하다. 발행 이후 5년간 이자율은 2.778%다.

자본 확충이 여의치 않다면 매입채무를 줄여 부채총계 증가 폭을 조정할 수 있다. 외상매입금인 매입채무를 쌓아두지 않고 지급 기일을 당겨 부채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다. 지난해 난방공사 부채총계(5조8069억원) 중 매입채무 비중은 17%(1조34억원)였다.


난방공사는 차입 만기 구조를 장기화해 둬서 유동성 위험 노출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올해도 공모 회사채 위주로 차입금을 늘릴 계획이다. 난방공사는 정부 지원 가능성을 바탕으로 AAA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총차입금 중 85%(2조9300억원)가 사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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