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Board Index현대차그룹

글로벌 '톱3' 완성차 그룹을 만든 94인의 이사진

[총론]①10개 상장사, 사외이사 비율 56% 이상…이사회의 차기 미션 '저평가 탈출'

양도웅 기자  2024-02-21 07:55:37

편집자주

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이자 동시에 최고 감시감독기구다.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고 이에 대한 책임도 이사회가 진다. 기업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주주와 임직원, 정부, 시민사회 등 한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사회에 높은 독립성과 전문성, 투명성, 윤리성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이유다. THE CFO가 이사회의 A부터 Z까지 샅샅이 살펴본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3 완성차 그룹'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 약 730만대의 신차를 판매하며 도요타(1123만대)와 폭스바겐(924만대)에 이어 판매량 3위를 차지했다.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이다. 도요타·폭스바겐과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르노 ·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GM 등 4~5위와 차이를 벌린 점은 고무적이다.

단순 판매량뿐 아니라 실적의 질도 우수하다. 대표 계열사인 현대차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9.3%로 그간 레거시 업체들과 대비되는 압도적 수익성을 자랑해온 테슬라(9.2%)를 제쳤다. 지속적인 모듈화와 SUV·제네시스 등 판매가격이 높은 차량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한 점,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 등이 주효했다.

(출처=완성차 업계)

올해 글로벌 수요 위축에도 현대차그룹은 또 한 번의 성장을 예고했다. 일례로 현대차는 지난해보다 약 3만대 많은 424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지난해만큼 높은 9%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아도 올해 지난해보다 많은 자동차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와 긍정적 전망은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지만,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정확한 방향 설정과 과감하고 신속한 실행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는 총 12곳으로 최신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기준으로 각 계열사 이사 수를 단순 합산하면 총 94명이다. 사내이사가 38명, 사외이사가 52명, 기타비상무이사가 4명이다. 사외이사가 사내이사보다 약 37%(14명) 많다. 필요한 때 대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고 그들의 결정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혹은 그들의 결정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인적 구성을 갖고 있다.

하이라이트된 이사는 대주주.

계열사별로 살펴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현대로템, 현대차증권, 현대오토에버 등 10개 계열사의 이사회는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한다. 대주주인 정의선 회장이 사내이사로 있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3개 계열사의 사외이사 비율은 각각 58%, 56%, 56%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현대비앤지스틸과 이노션은 사외이사 비율이 동일하게 43%로 낮다. 현행 상법은 별도기준 자산총계가 2조원 이상인 기업은 사외이사를 3명 이상으로 두되, 전체 이사의 과반수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대비앤지스틸과 이노션은 별도기준 자산총계가 각각 8450억원, 1조900억원으로 해당되지 않는다.

(출처=현대자동차 2024년 2월 주주총회소집공고 공시자료)

현재 현대차그룹 이사회가 집중하는 주제 중 하나는 '주주환원 정책'이다. 배당 횟수와 규모를 늘리고 있고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일례로 현대차 이사회는 지난해 7월26일 3차 정기 회의에서 분기배당 안건에 전원 찬성하며 배당 확대를 결정했다. 앞서 1월26일 1차 정기 회의에서는 자기주식 소각 안건에도 전원 찬성했다.

올해 1월25일 현대차 이사회는 지난해 실적에 대한 결산배당으로 주당 8400원(보통주 기준)을 결정했다. 사외이사 7명이 전원 참석해 의결했다. 회계연도 기준으로 2023년에만 현대차 이사회는 총 1만1400원을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지급했다. 역대 최대 실적에 걸맞은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이다.

이처럼 현대차그룹 이사회가 주주환원에 집중하는 건 오랜 '저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톱3 완성차 그룹으로 발돋움시킨 이사회의 다음 미션이다. 다행인 점은 호실적과 주주환원정책이 맞물리면서 주가가 우상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 주가는 2021년 1월 이후 만 3년 만에 25만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기아 주가는 11만원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 수준으로 향해가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