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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확장된 '지속가능경영위'…AI 연구소도 심의

확대개편 후 CEO 합류, 안건은 내부거래 위주…사외이사도 IR 참여

원충희 기자  2024-10-28 08: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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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안에는 인사부터 재무, 투자, 사회공헌, 내부통제 등 기업 경영을 둘러싼 다양한 주제가 반영돼 있다. 안건 명칭에 담긴 키워드를 살피면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와 경영진의 관심사, 사업 방향성이 드러난다. THE CFO는 텍스트마이닝(text mining) 기법을 활용해 주요 기업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 명칭 속 단어 빈도를 분석하고 핵심 키워드와 기업의 관계를 살펴본다.
기아는 2021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리 역량 강화 등을 위해 기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면서 대표이사(CEO)를 합류시켰다.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위원회는 업무범위가 기존보다 확대됐다.

ESG 추진 계획은 물론 인공지능(AI) 연구소 설립, 인베스터 데이 개최에 심지어 중고차 인증사업 진행현황까지 보고 받는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의 주류 안건은 계열사 간 거래이며 기부금과 윤리규범 준수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내부거래 많은 곳, 기부금·윤리규범도 주요 키워드

기아의 이사회 구성원은 6월 말 기준 9명으로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 중 가장 큰 규모를 갖고 있는 곳은 지속가능경영위원회인데 사외이사 5명과 송호성 대표가 위원으로 들어가 있다. 사모펀드 엘리엇과의 분쟁 이후 2021년 3월 기존 투명경영위원회에서 ESG 업무를 추가한 형태로 확대 개편한 곳이다.

지난 5년간(2020~2024년 6월 말) 총 132개의 안건을 다룰 정도로 활발했다. 그 중 46건(34.8%)이 계열사 간 거래다. 세부적으로 보면 최대주주와의 거래, 계열 금융사와의 거래, 측수관계인 거래 등이 있다. 상품·용역 거래는 물론 금융거래, 출자 등이 다수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의 전신인 투명경영위원회는 내부거래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업무를 맡고 있던 만큼 계열사 거래 관련 안건이 많았다. 현대차그룹 소속인 기아는 계열사 간 거래가 자주 있는 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내부거래 규모는 1조7174억원으로 최대 거래사는 현대캐피탈이었다. 차량판매에 필요한 할부·리스 등 금융서비스를 현대캐피탈이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2024.06

그 다음으로 많이 거론된 키워드는 기부와 윤리규범이다. 각각 14건 언급됐다. 사회공헌활동과 기부금 현황을 매분기마다 보고하고 있다. 2016년 불거진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 같이 비윤리적인 기부활동을 위원회 차원에서 심의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임직원 윤리규범 이행실태 역시 분기별로 보고하는 사항이다. 공정거래자율준수 운영실태는 반기별 보고사항이다. 지난 5년간 7번 언급됐다. 그 밖에 ESG 추진계획이 매년 보고되고 있다.

◇주주권익 사외이사, 인베스터 데이 참석

지속경영가능위원회는 내부거래나 기부금 심사 등을 넘어서 ESG는 물론 주주가치와 미래 성장동력까지 관할범위가 넓어졌다. 사내이사 1명을, 그것도 CEO를 합류시킨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속경영가능위원회 안건을 보면 북미 AI 연구소 설립, 인베스터 데이 개최에 심지어 중고차 인증사업 진행현황까지 보고 받는다.

AI 연구소는 2022년 8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등과 함께 총 4억2400만달러(약 5516억원)를 출자한 안건이다. 계열사 간 거래와 비슷하기 때문에 지속경영가능위원회에 보고됐다. 인베스터 데이 같은 IR 행사의 경우 사외이사가 직접 참여하는 터라 지속경영가능위원회 보고사항이 됐다.

엘리엇과의 분쟁 이후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주주추천 사외이사를 1명씩 선임하고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이란 직책을 맡겼다. 현재는 기아에선 신현정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가 이 역할을 맡고 있는데 그는 기업설명회에 참석해 투자자와 소통하는 업무 외에도 소액주주 입장을 수렴, 이사회에 전달하고 반대주주 권리를 보장할 방안을 모색하는 활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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