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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현대차그룹, 주요 파트너 '삼성증권' 추가했다

작년 인수순위 '톱5' 첫 진입…KB증권, 3년 연속 1위 '수성'

이정완 기자  2024-02-19 15:32:33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은 재계의 영원한 라이벌이다. 이 탓에 현대차그룹은 자본시장에서도 그간 삼성증권을 중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됐다. 삼성증권이 현대차그룹이 발행한 일반 회사채(SB)를 1000억원 넘게 인수하면서 그룹 계열사인 현대차증권과 동일한 물량을 책임졌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삼성증권을 다수의 발행에 참여시키며 지난해와 같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증권, '계열사' 현대차증권과 동일 물량 '책임'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조3500억원의 일반 회사채를 발행해 전년 1조450억원에 비해 30% 가까이 조달 규모를 늘렸다. 작년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인해 채권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자본시장을 적극 활용했다. 1월 현대제철의 35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시작으로 현대건설, 현대차증권, 현대트랜시스, 현대케피코, 현대로템 등이 나란히 시장을 찾았다.


증권사별 인수 실적 중 눈길을 끄는 건 삼성증권의 약진이다. 지난해 전체 발행 물량의 10%에 육박하는 1240억원의 공모채를 인수해 톱(Top)5에 진입했다. 2022년에는 현대차그룹이 발행한 회사채 중 150억원을 인수하는데 그쳤는데 지난해 인수 물량이 8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재계 서열 3위인 현대차그룹은 삼성그룹과 전통의 라이벌 관계를 의식한 탓에 삼성그룹 계열사와 협업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둘 사이에 협력이 활발해지면서 증권업계로도 소통 기조가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부터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거래를 늘리고 있다.

현대차그룹 회사채 발행에서 삼성증권이 점한 입지는 그룹 내 증권사인 현대차증권 수준으로 올라왔다. 현대차증권은 현대차가 지분 25.43%를 들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기아까지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율은 45.68%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3년 동안 계열 물량을 바탕으로 줄곧 인수 실적 톱5에 자리했다. 작년에도 1240억원을 인수해 삼성증권과 공동 5위에 올랐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두 차례 공모채 시장을 찾은 현대트랜시스를 집중 공략했다. 3월 회사채 발행 때 400억원, 9월 발행 때 450억원을 인수했다. 현대트랜시스로만 총 850억원의 인수 실적을 쌓았다. 작년 현대차그룹 공모채 발행 때 대표 주관을 맡은 것도 현대트랜시스의 두 차례 발행뿐이었다.

삼성증권은 올해도 현대차그룹 커버리지 강화에 한창이다. 지난달 현대트랜시스의 3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 때 대표 주관사로 재차 참여했다. 삼성증권은 이상현 기업금융1본부장(상무)을 필두로 김성민 코퍼레이트 파이낸스(Cororate Finance)2팀장(이사)이 접점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2월 현재까지 현대차그룹이 발행한 공모채 중 900억원을 인수해 7위에 올랐다.

IB업계 관계자는 "재계 서열은 물론 과거에는 삼성그룹이 자동차 사업까지 했던 만큼 정서적으로 협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으나 이제는 비즈니스적으로 겹치는 것이 없다"며 "삼성증권에서도 인수단 포함을 시작으로 대표 주관 실적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NH증권, KB증권 턱밑 추격

지난해 공모채 시장에서 현대차그룹 최고 파트너 지위는 KB증권이 차지했다. 전체 발행 물량의 18%인 2400억원을 인수했다. KB증권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일반 회사채 발행에서 현대로템 한 건을 제외하곤 모두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2021년 인수 실적 1위에 오른 뒤 3년 연속 선두를 수성했다.

하지만 2022년보다 지난해 순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2022년에는 KB증권이 전체 발행액의 26%인 2750억원을 인수했고 2위인 한국투자증권은 20%인 2100억원을 책임져 650억원의 격차가 있었다.

반면 작년 2위인 NH투자증권은 2280억원을 인수해 전채 발행 물량의 17%를 차지했다. 1위 KB증권과 인수액 차는 120억원에 그쳤다. 딜 하나로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 NH투자증권은 작년 DCM(부채자본시장)에서 영향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영업을 펼쳤다. 이 같은 움직임이 현대차그룹 인수 경쟁에서도 드러난 셈이다.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신세계그룹, HD현대그룹, GS그룹, 현대자동차그룹, CJ그룹, 미래에셋그룹, 발전 공기업, 4대 금융지주사 등 회사채 발행 상위 13개 집단입니다. 해당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2023년 1월부터 2023년 12월 말까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는 유통구조가 상이해 IB 업무를 트레이딩 부서에서 전담하는 경우도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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