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사업'에서 배당금을 거둔 건 한 차례뿐이다.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국내 컨소시엄(Kor-Uz Gas Chemical Investment) 지분만큼 지분법 투자 손익을 인식하고 있다. 현지 합작 투자 회사(Uz-Kor Gas Chemical)는 지난해부터 10억달러(약 1조3830억원) 규모로 늘어난 미수금을 줄여 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컨소시엄에 투자해 수르길 사업 지분 24.5%를 확보했다. 컨소시엄 주주는 롯데케미칼(지분 49%), 한국가스공사(45%), GS E&R(6%)이다. 컨소시엄은 우즈베키스탄 국영 석유가스공사(Uzbekneftegaz, UNG)와 50 대 50 지분으로 우즈베키스탄에 합작 투자 회사를 세웠다.
수르길 사업은 '패키지형 자원 개발 사업'이다. 각각 △수르길 가스전 개발 △가스 판매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폴리프로필렌(PP) 생산을 위한 가스 화학 단지 건설·운영까지 포함한 프로젝트다. 가스전에서 생산한 가스는 110km 떨어진 우스튜르트(Ustyurt) 가스 화학 플랜트로 송출해 폴리머(Polymer)로 변환해 판매한다.
사업 기간은 2008년부터 2041년까지다. 총투자비는 약 38억9000만달러(약 4조3000억원)다. 롯데케미칼 2013년까지 3억3800만달러(약 3381억원)를 분담했다. 롯데케미칼은 수르길 사업 투자금을 타인자본 65%, 자기자본 35%로 나눠 조성했다.
롯데케미칼은 저가로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수르길 사업에 참여했다. 수르길 사업에 투자해 △천연가스 채굴부터 △기액 분리와 수송 △가스 분리 △에탄 크래킹 △PE·PP 석유 화학 제품 생산에 이르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수르길 사업은 투자비 증액 없이 2015년 9월 생산 시설을 준공했다. 2016년 1월부터 상업 생산에 들어가 연간 40만톤 규모 에탄크래커를 비롯해 천연가스와 40만톤 규모 HDPE, 8만톤 규모 PP 등을 생산한다. 연간 260만톤 규모 메탄은 우즈베키스탄 정부에 판매한다.
롯데케미칼은 컨소시엄을 공동기업으로 분류했다. 컨소시엄은 수르길 사업이 생산 단계에 들어간 해부터 순이익을 창출했다. 지난해 컨소시엄이 거둔 순이익은 1044억원이다. 2015년 말 7562억원이었던 컨소시엄 순자산은 지난 1분기 말 2조80억원으로 늘었다.
합작 투자 회사 수익성이 컨소시엄 실적 기반이다. 합작 투자 회사는 지난해 매출 6조2490억UZS(약 6826억원), 순이익 1조200억UZS(약 11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합작 투자 회사 자산총계는 47조2720억UZS(약 5조1637억원), 부채비율은 97% 수준이다.
수르길 사업에서 발생한 미수금은 지난해 양국 부총리가 만나 해결 물꼬를 텄다. 합작 투자 회사는 2017년부터 10억달러 규모 가스 판매 대금 미납분을 미수금으로 잡아두고 있었다. UNG 자회사(Uztransgaz, UTG)에서 못 받은 가스 대금이다.
UTG는 대규모 적자를 피하기 위해 가스 대금 납입을 미뤘다. UTG는 미국 달러 고정가에 합작 투자 회사와 가스 구매 약정을 맺었지만, 우즈베키스탄 내수 시장에는 자국 화폐(Uzbek soums) 단위로 판매했다. 우즈베키스탄 통화 가치가 하락해 UTG가 달러 고정가로 가스 대금을 납입하면 대규모 적자가 나는 상황이었다.
가스 판매 부채 상환 계획에 따라 미수금은 UTG(2억6250만달러)와 UNG(8억1230억달러)로 분배했다. UNG는 미수금 일부를 합작 투자 회사 대출 미상환 원리금, 향후 수령할 배당금과 상계 처리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2017년 컨소시엄에서 배당을 받아 수르길 사업 투자금을 일부 회수했다. 그해 컨소시엄에서 수령한 배당금은 307억원이다. 이후 들어온 배당금은 없다. 롯데케미칼이 보고한 컨소시엄 지분 장부금액은 2016년부터 취득원가보다 높다. 지난해 말 장부금액은 취득원가(3800억원)보다 142% 증가한 9213억원이다. 지분법 이익이 쌓여 장부금액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