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2021년 석유 개발(E&P) 사업을 SK어스온으로 물적분할할 때 일부 자산을 남겨두고 사업 부문을 이전했다. 당시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던 페루 광구 지분은 아직도 SK이노베이션이 들고 있다. 페루 정부가 매각 거래를 승인하지 않아 E&P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1분기 말 별도 기준으로 보유한 무형자산(5910억원)은 대부분 석유 자원 개발 관련 장부금액이다. 무형자산 중 96%(5646억원)가 석유 자원 개발(생산) 장부금액이다. 석유 개발 사업을 담당하는 100% 자회사 SK어스온과 별개로 보유 중인 광구 지분이다.
SK이노베이션이 별도 기준으로 보유한 석유 자원 개발(생산) 무형자산은 페루 가스전 광구 지분에 해당하는 자산이다. 생산 광구 구입 가격·건설 원가·기타 생산을 개시하기 위해 소요된 지출·복구 충당부채 추정가액에서 상각·손상차손 누계액을 차감한 금액이다. 지난해 말 각각 페루 88 광구(지분 17.6%) 무형자산 장부금액은 4095억원, 페루 56 광구(지분 17.6%) 무형자산 장부금액은 1566억원이다.
페루 광구는 SK이노베이션 별도 기준 매출에서도 한 축을 담당한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 별도 기준 매출은 2조4984억원이다. 이 중 47%(1조1702억원)는 배당금 수익, 38%(9523억원)는 자원 개발 수익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E&P 사업을 SK어스온으로 물적분할했다. 당시 페루 광구와 관계기업 Yemen LNG 지분(6.9%)은 SK어스온으로 넘기지 않았다. 페루 광구는 매각 절차를 밟고 있었고, Yemen LNG 지분은 장부금액이 0원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9월 페루 88, 56 광구 매각을 결정했다. E&P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사업 모델을 전환하기 위해서다. 당시 매각금액은 10억5200만달러(약 1조2500억원)였다. 2020년부터 3년간 제품 시황에 따라 조건부로 추가금을 받는 조건도 있었다. 거래 상대는 페루 석유 개발 기업 플러스페트롤(Pluspetrol)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각각 2000년 페루 88 광구, 2004년 페루 56광구 광권 계약을 체결했다. 페루 88 광구는 2004년부터, 페루 56 광구는 2008년부터 천연가스·석유 제품을 생산했다.
페루 광구 매각 계약은 2021년 12월 철회했다. 2022년 1월에는 매각 계약도 해제했다. 페루 정부가 매각 승인 불가 입장 입장을 고수해 매각 절차를 완료하지 못했다.
페루 광구 매각 계약 당시 줄었던 SK이노베이션 별도 기준 무형자산은 다시 증가했다. 2019년 초 7585억원이었던 별도 기준 석유 자원 개발(생산) 무형자산 장부금액은 그해 연말 2458억원으로 감소했다. 페루 광구 무형자산(6006억원)을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한 탓이다.
2021년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했던 페루 광구 무형자산(손상차손 인식 후 5281억원)은 다시 본 계정으로 대체했다. 그해 초 2151억원이었던 별도 기준 석유 자원 개발(생산) 무형자산 장부금액은 연말 5281억원으로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이 페루 광구를 보유해 SK어스온을 물적분할한 뒤에도 별도 기준 자원 개발 수익이 줄지 않았다. 2020년 4444억원이었던 별도 기준 자원 개발 수익은 △2021년 8494억원 △2022년 1조3564억원△ 지난해 95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별도 기준 자원 개발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2082억원이다.
페루 광구 수익성은 SK이노베이션 연결 기준 석유 개발 부문 실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 연결 기준 석유 개발 부문 매출은 1조1261억원, 영업이익은 3683억원이다. 같은 기간 SK어스온 매출은 1757억원, 영업이익은 824억원이다. SK어스온 실적을 제외한 연결 기준 석유 개발 부문 실적은 별도 기준 자원 개발 수익에서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