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민간기업이 집행한 자원 개발 투자 중 회수 실적을 올린 건 대부분 해외 가스전 투자다. 미얀마 가스전 운영권을 보유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단일 프로젝트 기준으로 이익 규모가 가장 컸다. 유전 투자에서는 GS에너지가 두각을 나타냈다.
생산 단계에서 예상했던 수익을 내지 못한 사업도 있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코퍼레이션이 투자한 예멘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은 9년째 생산중단 상태다. SK이노베이션과 GS그룹은 3년 전 미국 원유·가스 광구를 처분해 손실을 봤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SK E&S는 가스전 투자로 이익을 내는 대표적인 민간기업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에너지 사업 부문에서 △가스전을 탐사하고 개발하는 E&P 사업 △가스를 저장 운송하는 LNG 사업 △LNG를 원료로 활용하는 발전 사업 등을 운영한다.
발전 사업을 영위하는 SK그룹 중간 지주사인 SK E&S는 LNG 사업 부문에서 가스전 투자를 전개한다. LNG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사업 영역을 구축했다. 천연가스 개발과 운송, 최종 소비 단계까지 공급하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사업 영역에 속한다.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연결 기준 에너지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6594억원이다. 이 중 E&P 사업에 속한 미얀마 가스전(지분 51%, 운영권 보유)과 종속기업 세넥스 에너지(Senex Energy, 호주 육상 가스전 생산·개발)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각각 3449억원, 396억원이다.
SK E&S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LNG 사업 부문에서 올린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이익은 8044억원이다. 천연가스 생산, LNG 도입 등을 포함한 실적이다. 그 해 생산 단계인 북미 셰일가스전 지분(49.9%)을 보유한 증손회사 듀블레인 에너지(DewBlaine Energy)가 거둔 순이익은 491억원이다.
롯데케미칼은 2016년부터 가스전 개발과 가스 화학 플랜트 건설·운영 등을 포함한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사업에서 이익을 거뒀다. 저가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컨소시엄(Kor-Uz Gas Chemical Investment)에 3800억원(지분 49% 취득원가)을 투자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수르길 사업에 투자한 컨소시엄에서 인식한 지분법 이익은 520억원이다. 롯데케미칼이 컨소시엄에서 배당금을 수령한 건 2017년(307억원) 뿐이다.
수익을 내는 가스전 투자만 있는 건 아니다. '예멘 YLNG 프로젝트'는 자원 개발 사업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내재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SK이노베이션(YLNG 지분 6.9% 보유)과 현대코퍼레이션(YLNG 지분 5.9% 보유한 HYLNG 지분 51% 보유)이 투자한 예멘 LNG 사업은 2015년부터 내전으로 생산을 멈췄다. 2009년 상업 생산에 들어가 2014년부터 배당금 수령하다 2016년부터 투자금 회수 흐름이 끊겼다.
GS에너지는 원유 광구 지분을 취득한 투자 건이 모두 생산 단계다. 지원 개발 사업 부문에서 아랍에미리트(UAE) 광권을 두 차례 확보했다. 지난해 GS에너지 연결 기준 자원 개발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1조7355억원, 법인세 비용(1조5504억원)까지 제한 순이익은 1725억원이다. 지난해 GS에너지가 아부다비 광권 지분 3%를 보유한 자회사(Korea GS E&P)에서 수령한 배당금은 770억원이다. 그 해 알다프라 광구 개발 사업에 참여한 관계기업(KADOC)에서 올린 배당금 수익은 329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 개발 사업 부문에서 원유·천연가스 개발·생산 사업을 전개한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으로 10개 광구, 4개 LNG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해 연결 기준으로 석유 개발 사업 부문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3683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셰일가스·오일 개발 사업에 참여해 생산 광구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북미 석유 개발(E&P) 사업 수익성이 악화하자 2021년 관련 자산을 모두 정리했다. 운영권을 쥔 미국 셰일오일 광구(네마하) 지분 등을 포함한 제반 설비를 처분했다. 북미 지역 광구 사업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 SK E&P America(2020년 말 취득원가 9644억원)도 청산했다. 그해 SK E&P America에서 수령한 배당금은 14억원이다.
GS그룹도 같은 해 네마하 광구 지분을 매각하면서 손실을 확정했다. GS글로벌은 광구 지분(20%)을 보유한 자회사(GS GLOBAL(NEMAHA))에 집행한 장기대여금 687억원을 제각했다. GS에너지도 광구 지분(10%)을 보유한 자회사(GS Energy Americas)로 집행한 대여금 잔액 310억원 중 95억원만 회수하고 청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