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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대원강업, 선진화 가속화… CEO 사추위 참여 '옥에 티'

총 255점 만점에 161점 고득점, 적은 이사회 개최수는 '개선과제'

손현지 기자  2024-12-03 15:56:3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대원강업은 올들어 이사회 선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공을 들인 기업이다. 기존에 없던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 5개를 신설했으며 모든 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사외이사로 선임해 견제기능을 강화했다. 또 자체적인 이사회 평가를 통해 운영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다. 박민희 대표이사(CEO)가 이사회 의장에 더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이다. 사실상 경영진을 견제하는 주체인 사외이사를 추천하는데 CEO가 관여한다는 점에서 이사회의 독립성이 상당히 약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모범적 이사회로의 성장, 평가프로세스·정보접근성 등 다방면 우수

THE CFO는 자체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 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참고했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대한제강은 255점 만점에 161점을 획득했다.


가장 좋은 평점을 받은 지표는 '평가개선 프로세스' 지표다. 평점 5점 만점에 3.9점을 받았다. 이사회 내부적으로 자체 평가를 진행한다는 점에선 일부 점수를 획득했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를 수행한다는 점과 이사회 구성원 중 아직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 없다는 점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정보접근성'에서도 고득점을 받았다. 총점은 35점 만점에 26점, 평점은 평균 5점 만점에 3.7점을 받았다. 이사회 활동 내역과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의 상세 내역을 홈페이지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도 60~80% 범위 내로 절반을 넘게 충족했다.

'견제기능' 평가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을 기술한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했다는 점도 점수를 추가한 대목이다. 또 올해 신설한 감사위원회를 3인 이상의 독립적 사외이사로 구성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던 요인으로 꼽힌다.

'경영성과'에서도 평균 3점대의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총점 55점 만점에 35점을 획득했다. 부채비율을 낮게 유지해 재무건전성을 높인 덕분이다. KRX300 구성 기업 중 비금융사 277곳 평균치를 웃돌았다.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에서도 최고점을 받았으며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 등 투자지표에서도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

◇아쉬운 참여도·구성 지표, 2점대 그쳐

대원강업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의 큰 변혁을 꾀했다. 이사회 내부에 5개의 소위원회로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한 것이다. 법령상 의무설치 사항은 아니지만 이사회 구성을 선진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덕분에 ‘구성’ 지표에서는 2.9점을 받았다. 이사회 내에 5개의 소위원회를 설치했다는 점, 소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사외이사로 선임했다는 점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박민희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점에선 감점을 받았다.

특히 감사위원회를 모범 기준에 맞춰 구축한 점이 눈에 띈다. 기존에는 상근감사 1인이 감사업무를 수행토록 했지만,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김동수, 이혁, 김윤성 등 3인을 선임했다. 이 중 김동수·김윤성 위원은 회계사로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인물이었다.

괄목할 만한 이사회 선진화에도 아직 개선점은 남아있다. 우선 감사위원회 회의가 아직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 연간 이사회 개최수도 6회 미만이라 실질적으로 이사회 기능이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남는다.

이러한 부분은 참여도 점수에 반영됐다. 총 35점 만점에 17점, 평점 5점 만점에 2.1점을 받았다. 다만 이사회 구성원들의 회의 참석률이 100%를 기록한다는 점, 이사회 안건과 관련해 이사회 개최 8일 전에 구성원들에게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 등에선 긍정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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