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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이 몰아쳤던 2020년대 초반을 지나고 국내 배터리 사업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유럽, 미국 등에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이에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수익 전망이 전보다 어두워졌다. 손익의 악화는 부정적이지만 '이보 전진'을 위한 성장통일 수도 있다. THE CFO는 2024년 현재 한국 배터리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의 재무 현주소와 향후 과제를 짚는다.
솔브레인홀딩스가 작년 미국 전해액 자회사인 솔브레인MI(Soulbrain MI)에 전폭적인 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를 위해 솔브레인홀딩스는 자회사 배당과 더불어 자체 차입에 자산 매각까지 전방위적인 조달 활동에 나섰다.
◇작년 투자현금흐름 94%가 미국 전해액 법인 투자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솔브레인홀딩스는 솔브레인MI에 357억원의 현금출자와 더불어 387억원을 대여해줬다. 두 금액을 합한 744억원은 작년 솔브레인홀딩스의 투자활동현금흐름 795억원의 약 94%에 해당한다.
솔브레인그룹은 솔브레인홀딩스와 솔브레인에서 전해액 사업을 영위한다. 홀딩스는 미국과 말레이시아(Soulbrain E&I Malaysia SDN BHD), 유럽(헝가리, Soulbrain HU Kft.) 등 해외에서만 전해액 사업을 한다. 각 회사는 솔브레인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솔브레인네트워크'가 지배한다. '솔브레인홀딩스→솔브레인네트워크→해외 자회사들'의 지배구조가 갖춰진 셈이다.
솔브레인홀딩스 전해액 사업의 주요 고객사는 삼성SDI다. 작년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와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현지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합작을 결정하면서 솔브레인홀딩스도 미국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작년 3월 솔브레인MI는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전해액 생산 기지를 착공했다. 미시간주 노스빌에도 생산 기지가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제품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 이차전지 셀 업체에 공급된다.
솔브레인MI 법인은 재무적으로 자생력이 부족한 곳이었다. 2022년 말 기준 솔브레인MI의 자기자본은 -259억원이었다. 생산설비 확보를 위해 작년 모회사인 솔브레인홀딩스가 나설 수밖에 없던 배경이다.
◇배당·차입 '쌍끌이', 솔브레인에 부동산 매각하기도 솔브레인홀딩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자회사로부터의 배당수익이 주요 현금흐름의 원천이다. 작년 솔브레인홀딩스는 자회사들로부터 249억원의 배당금을 수취했다. 2022년 184억원 대비 35% 늘어난 수치다. 북미지역 체외진단시약(IVD Reagent) 전문기업이자 솔브레인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ARK Diagnostics로부터 배당이 크게 늘었다. 2022년 43억원에서 작년 126억원으로 약 3배가량 늘었다.
이외 자회사 솔브레인에 부동산 매각을 통해 338억원을 챙기며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홀딩스는 솔브레인의 지분율 31.1%를 보유해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이외 작년 약 795억원의 순차입을 일으키기도 했다. 5억원 상환은 리스부채라 운영자금을 위한 금융권 차입은 사실상 800억원이다. 2022년 차입과 상환이 모두 50억원으로 순차입 '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작년은 확실한 차입의 시기였다.
솔브레인홀딩스는 솔브레인MI로 유출된 현금이 많았지만 활발한 조달 활동을 통해 현금성자산은 오히려 늘어났다. 작년 말 현금성 자산은 647억원으로 2022년 말 360억원 대비 약 80% 늘어났다. 솔브레인홀딩스의 작년 말 별도 부채비율은 14.9%다.
연결 기준 솔브레인홀딩스는 작년 유형자산 등 CAPEX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전해액과 더불어 디스플레이·바이오헬스케어 사업 확장이 활발했던 시기라고 해석할 수 있다. 작년 솔브레인홀딩스의 유형자산 취득액은 1316억원으로 2022년 436억원의 약 3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