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브레인그룹은 삼성전자와 주식교환(지분스왑)을 통해 최대 거래처의 굳건한 신뢰를 재확인했다는 점 외에 또 다른 효과도 누렸다. 삼성전자에 솔브레인홀딩스 주식을 넘겨받은 머티리얼즈파크는 오너 2~3세가 지분을 보유한 곳이기 때문이다. 솔브레인그룹으로서는 지주사 지배력을 보충하는 한편 향후 승계에 관한 준비도 하는 일석이조 이상의 거래를 한 셈이다.
◇삼성전자 거래 상대방 머티리얼즈파크, 솔브레인그룹 오너 2~3세 지배 법인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머티리얼즈파크와 솔브레인·솔브레인홀딩스 주식교환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솔브레인홀딩스 주식 전량(46만1741주)를 머티리얼즈파크에 넘기고, 머티리얼즈파크가 가진 솔브레인 주식 6만3971주를 삼성전자가 넘겨받았다. 거래는 이달 1일 완료됐다.
이번 거래는 솔브레인그룹이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신뢰를 재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가 지주사 지분을 넘기는 대신 사업회사인 솔브레인의 지분율을 더 높이며 앞으로도 협력 관계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솔브레인그룹 입장에서는 다른 차원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 거래다. 삼성전자와 주식교환 거래를 한 상대방이 머티리얼즈파크이기 때문이다. 머티리얼즈파크는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의 자제와 손주가 지분을 보유해 지배구조와 후계 승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머티리얼즈파크의 최대주주는 지분 40.61%를 보유한 정호경 솔브레인홀딩스 전략기획부실장(전무)이다. 이 외에 지분은 애초 정 회장의 자녀인 고 정석호 이사가 갖고 있었다. 그가 고인이 된 후 여식인 정호경 씨가 물려받았고 지분율은 20.17%다. 나머지는 자사주 39.2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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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신뢰 덕 후계 승계 준비 탄력받나 솔브레인그룹은 2020년 7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현재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솔브레인홀딩스가 있고 휘하에 솔브레인을 거느리고 있다.
현재 솔브레인그룹 오너일가의 지배력은 확고하다. 오너일가의 솔브레인홀딩스 지분율은 75.64%에 달한다. 정 회장이 지분 55.89%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정 회장의 부인인 임혜옥 솔브레인나눔재단 이사장의 지분율은 14.61%로 2대주주다.
향후 안정적인 후계 승계를 위해서는 상속이 이뤄지기 전에 오너 2~3세들의 점진적인 지분율 확대가 필요하다. 정 전무와 정호경씨는 솔브레인홀딩스 지분을 각각 2.38%, 1.93% 들고 있기는 하다. 다만 자체적인 자금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자녀들이 지배하는 법인이 지주사의 지분을 매입한다면 후계 승계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정 전무와 정호경씨가 지분을 보유한 머티리얼즈파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머티리얼즈파크는 이번 삼성전자와의 주식교환 거래를 통해 존재 이유를 입증한 셈이 됐다.
최근 머티리얼즈파크가 계열사의 도움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지속하고 있어 지주사 지분을 매입할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머티리얼즈파크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808억원, 영업이익은 121억원이다. 작년 매출 중 솔브레인을 통해 발생한 금액은 187억원이다.
정 회장이 머티리얼즈파크를 적극 돕는다는 점도 있다. 정 회장은 지분 100%를 보유한 '씨제이더블유글로벌'이라는 개인회사를 갖고 있다. 이 법인을 통해 2018년 머티리얼즈파크가 갖고 있던 골프클럽 '킹스데일'을 매입했다. 킹스데일 지분 51.11%를 396억원에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