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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솔브레인홀딩스·솔브레인 '지분스왑'

오너일가 개인회사 '머티리얼즈파크'와 주식교환, 굳건한 협력관계 재확인

김경태 기자  2023-11-08 15:39:39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 협력사인 솔브레인의 지분을 늘렸다. 솔브레인 오너일가 개인회사와 주식교환(지분스왑)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솔브레인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솔브레인은 최근 5년간 삼성전자의 핵심 협력사로 부상한 곳이다. 한일 무역분쟁에서 삼성전자의 든든한 우군이 되면서 급격한 성장세를 이뤘다. 최근에도 삼성전자와 연계된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이번 지분스왑을 통해 끈끈한 협력 관계가 재확인됐다.

◇삼성전자, 머티리얼즈파크와 솔브레인홀딩스 '주식교환'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머티리얼즈파크와 주식교환계약을 체결했다. 머티리얼즈파크는 솔브레인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곳이다. 이번 거래 내용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솔브레인홀딩스 주식 전량(46만1741주)를 머티리얼즈파크에 넘기고, 머티리얼즈파크가 가진 솔브레인 주식 6만3971주를 삼성전자가 받는 게 핵심이다. 금액으로는 404억원 수준의 거래다. 주식 교환은 이달 1일 완료됐다.

삼성전자가 솔브레인에 투자한 시점은 2017년이다. 같은 해 11월 556억원을 투자해 지분 4.8%를 확보했다. 이후 솔브레인이 2020년 7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솔브레인홀딩스의 지분도 갖게 됐다.

이번 주식교환으로 삼성전자의 솔브레인 지분율은 5.62%를 기록, 2017년에 지분을 확보한 이후 처음으로 5%를 넘게 됐다. 삼성전자는 솔브레인의 5대주주 지위를 확고히 하게 됐다.

올 상반기말 기준 솔브레인의 최대주주는 솔브레인홀딩스로 지분 31%를 보유하고 있다.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의 지분율은 7.77%다. 피델리티운용(Fidelity Management & Research Company LLC)과 템플턴자산운용(Templeton Asset Management, Ltd.)이 각각 8.15%, 6.81%를 갖고 있다.


◇솔브레인, 한일 무역분쟁 시기 존재감 확대 '삼성전자 신뢰' 재확인

솔브레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용 화학재료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반도체 기판(웨이퍼)을 씻는데 활용되는 불화수소와 식각액(에천트)가 주력 제품인데 특히 반도체업계에서 입지가 강하다.

과거에도 삼성전자와 거래관계가 있기는 했지만 솔브레인이 급격하게 존재감을 확대한 것은 한일 무역분쟁 시기다. 당시 일본은 수출규제를 하면서 반도체용 불화수소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솔브레인은 일본의 수출규제 후 빠른 템포로 국산화에 성공했다. 2020년 충남 공주에 액체 불화수소 공장을 세우고 '12나인(99.9999999999%)'급 초고순도 액체 불화수소 양산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의 미래를 내다본 투자 안목이 입증됐던 순간이다. 솔브레인은 당시를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분야 핵심 협력사로 거듭났고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솔브레인의 2017년 연결 매출은 7756억원이었는데 이듬해 9634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20년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로도 호실적을 이어왔다. 작년 연결 매출은 1조909억원, 영업이익은 2071억원이다.

다만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면서 올 상반기에는 다소 부진했다. 올 상반기 연결 매출은 4617억원, 영업이익은 82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7%, 27.3% 감소했다.

솔브레인 주식은 삼성전자가 별도 기준으로 보유한 '공정가치 금융자산 중 상장주식'에서도 금액 규모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솔브레인 지분 4.8%의 장부가를 937억원으로 잡았다.

삼성중공업, 호텔신라 등 그룹 계열사를 제외하면 동진쎄미켐 지분 4.8% 장부가(1039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솔브레인홀딩스 지분 2.2%의 장부가 129억원을 더하면 1066억원으로 동진쎄미켐 지분 장부가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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