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음극재 생산 기업인 대주전자재료가 작년 전체 자산 중 유형자산의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작년 음극재 생산 시설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면서다. 2030년까지 음극재 생산 능력을 현재보다 20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대주전자재료에 관건은 시설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이다. 기존 사업이 캐시카우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주전자재료의 작년 말 연결 유·무형자산(CAPEX) 총액은 2952억원으로 자산총계 4134억원의 71.4%를 기록했다. 2021년 말 58.1%, 2022년 말 59.3%를 기록했던 자산 대비 CAPEX 비중은 작년 눈에 띄게 불어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대주전자재료는 음극재 관련 다수의 신규시설 투자를 결정했다. 작년 1월 새만금지구 산업단지 생산 부지 확보(283억원)에 이어 공장동 추가 신축(664억원)을 결정했다. 이외 제조시설 확대에 따른 전력망 확보(231억원)와 시설(131억원), 사무실·복지시설(192억원) 확충 등에 총 1501억원을 쓰기로 했다.
음극재 투자를 위한 재원은 대부분 외부에서 조달했다. 대표적으로 표면이자율 0.0%에 30년 만기인 교환사채(EB) 384억원을 발행한 것이 특이점이다. 대주전자재료는 작년 11월 자사주 45만7487주를 대상으로 사채 8만3153원당 1주로 교환할 수 있는 EB를 발행했다. 작년 말 기준 대주전자재료가 보유한 자사주는 총 72만3989주다. 해당 EB는 성격상 자본으로 분류됐다.
이외 재원은 차입으로 조달했다. 작년 말 대주전자재료의 총차입금은 2297억원으로 2022년 말 1849억원 말 대비 24% 늘었다. 차입처는 산업은행과 국내 시중은행 등이다.
대주전자재료는 음극재 생산 능력으로 올해 약 3000톤을 시작으로 내년 1만톤, 2026년 2만톤에 이어 2030년까지 최소 8만톤을 확보할 계획이다.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향후에도 막대한 금액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집중 시기에 현금창출력 저하는 아쉬운 점이다. 작년 대주전자재료의 연결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2022년 120억원 대비 48% 감소했다.
대주전자재료는 이차전지용 음극재 외 IT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전자부품용 전극재료를 생산하는 '전도성 페이스트'와 태양전지 전·후면에 들어가는 '태양전지 전극재료', 전자부품의 소체를 코팅해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고분자재료', LED용 파우더 등 '형광제재료' 등을 생산한다. 음극재는 작년 기준 전사 매출의 12.7%에 불과하고 주력은 전도성 페이스트(44.6%)다.
비용 구조상 인건비와 상각비 등 고정비용보다 원재료 매입가에 영업이익이 크게 휘둘리는 구조다. 임직원 수가 2022년 말 299명 대비 작년 말 334명으로 약 12% 늘면서 인건비도 일부 증가했지만 여전히 매출원가의 80%를 차지하는 것은 원재료 매입가다.
매출총이익률을 보면 2022년 21%에서 작년 18.4%로 감소했다. 이는 작년 원재료 가격 변동으로 인한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 효과가 있었다는 의미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도성 페이스트 사업 부문의 원재료인 귀금속류의 가격이 2022년 126만4939원에서 작년 87만7509원으로 약 30% 하락했다. 원가 하락이 판가에 반영됨에 따라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지점은 불어난 이자비용이다. 음극재 투자로 인해 총차입금이 불어남과 동시에 금리 상승기를 맞이하며 최근 몇 년간 이자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작년 대주전자재료의 연결 이자비용은 93억원으로 영업이익(62억원)을 상회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으로 하락했다는 의미다. 작년 말 EB 등 이자비용과 부채비율 등에 부담이 없는 신종자본증권 형식의 자본 조달이 이뤄진 배경으로도 분석된다.
한편 대주전자재료의 부채비율은 2022년 말 171.7%에서 작년 말 163.5%로 소폭 하락했다. 다만 순차입금/EBITDA는 2022년 6배에서 작년 11.8배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