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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이 몰아쳤던 2020년대 초반을 지나고 국내 배터리 사업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유럽, 미국 등에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이에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수익 전망이 전보다 어두워졌다. 손익의 악화는 부정적이지만 '이보 전진'을 위한 성장통일 수도 있다. THE CFO는 2024년 현재 한국 배터리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의 재무 현주소와 향후 과제를 짚는다.
배터리 사업은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가 들어가지만 반도체나 분리막 사업처럼 대규모 감가상각비가 발생하는 산업은 아니다. 비용 구조를 살펴보면 원재료비 등 변동비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배터리 기업들이 양극재 등 원재료 매입단가에 목숨을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불어 후발 주자로 분류되는 SK온이 배터리 수율에 민감한 것도 모두 이 원가에 연관된다.
SK온의 원가 관련 지표는 2022년 대비 작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생산 기지에서 생산하는 배터리의 양품 비율이 점차 상승했다는 시그널로도 볼 수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온의 연결 실체는 작년 재고자산 변동을 포함한 원재료비와 상품 매입 분으로 10조625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12조8972억원의 82.4%다. 2022년에는 이 수치가 6조3415억원으로 전체 매출 7조6178억원의 83.2%였다. 약 0.8%포인트 차이지만 원가 절감이 이뤄졌다.
이렇게 작년 SK온은 4298억원의 매출총이익을 만들어 냈다. 2022년의 매출총이익은 고작 40억원이었다. 여기에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에 따른 기타영업수익으로 6170억원의 추가 이익이 있었다. 매출 증가에 따라 판매비와관리비도 늘어나면서 결국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2022년 -1조727억원 대비 작년에는 -5818억원으로 그 규모도 좁힐 수 있었다.
다만 좋았던 흐름은 올해 다시 꺾이는 모양새다. 29일 SK이노베이션은 2024년도 1분기 컨퍼런스 콜을 통해 SK온이 1분기 영업손실로 331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손실 감소는 매출 감소 영향이 가장 컸다. 이차전지 시장의 '캐즘(상용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으로 판가 하락과 판매물량 감소가 이어지면서 SK온은 올해 1분기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줄어든 1조6836억원을 기록했다. AMPC 수령액도 385억원으로 작년 4분기(2401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위안거리는 '수율' 이슈가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점이다. 컨퍼런스 콜에서 SK이노베이션은 "1분기에는 전 법인의 수율이 90% 초중반을 기록 중"이라면서 "전 공장은 수율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으며 원가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온의 원가 구조는 재고자산 변동분과 원재료비·상품 매입 분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작년 SK온의 연결 매출원가는 12조4674억원으로 원재료비가 매출원가의 85.2%를 차지했다. 감가상각비와 인건비는 각각 5086억원, 7356억원으로 전체 매출원가의 4.1%, 5.9%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