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자산운용의 투자자문사인 라자드아시아의 오호근 회장은 6월 25일 "
SK㈜는
SK글로벌에 대한 지원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라자드아시아는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 루비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
SK㈜ 측이 제시한
SK글로벌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목표는 현실성이 없다"며 "
SK㈜는
SK글로벌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고
SK글로벌 청산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자드아시아는 "
SK글로벌의 불법유용된 6조원의 자금의 행방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회사의 재무상태가 확인되고 개선되기 전에는 신규자금 지원이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SK㈜가 뒤늦게 주주들을 위해
SK글로벌 지원의 배경에 대해 설명회를 가졌으나 그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으며 제공된 자료는 매우 불충분했다고 지적했다.
또
SK글로벌의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안간의 비교분석에 오류가 있으며
SK㈜는
SK글로벌과의 거래관계 유지에 대한 타당성을 제시하지 못한 채 과거 관계에 대한 설명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SK㈜ 이사회가 지난 15일 결의내용에 포함시킨 전제조건 중 충족된 조건은 아직 없다면서 이사회가 어떠한 경우에도 전제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은 지원 계획에 대해서는 반대할 것을 촉구했다.
라자드아시아는 "우리는
SK㈜ 이사회가 채권단과
SK텔레콤의 반대에 부딪혀 이사회가 직접 제시한 조건들을 철회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
SK㈜는 반드시 지원계획안을 철회하고
SK글로벌 청산의 고통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오호근 회장은 소버린자산운용이 퇴진을 요구한 최태원·손길승·김창근 이사가 퇴진하지 않을 경우 어떤 대응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상법에 따라 때가 되면 독립적 이사 선임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임시주총에서의 특별결의를 통한 이사진 교체도 검토는 하고 있으나 통상적인 검토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SK㈜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유정준(
사진) 전무는 7월 4일 모나코에서 소버린자산운용의 소유주인
리처드 챈들러와 크리스토퍼 챈들러 형제를 만났다. 유 전무는 이 자리에서
SK글로벌을 정상화시키는게
SK㈜의 주주이익에도 부합된다며 매출채권 8500억원 출자전환과 영업상의 지원 등을 결정한
이사회 의결사항에 대해 이해를 구했다.
하지만 챈들러 형제는
SK글로벌 워크아웃 참여방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고수하면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챈들러 형제는 "
SK㈜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정유공장을 갖고 있으며 기업지배구조와 투명성을 높이면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투자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SK㈜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촉구, 최태원 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교체 의사를 나타냈다.
라자드아시아는 8월 11일 서울 조선호텔 2층 라일락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태원·손길승·김창근 등 유죄판결을 받은
SK㈜ 이사 3명이 즉각 사임하고 좋은 기업 지배구조의 원칙에 해박한 새로운 사외이사들이 보강돼야 한다"고 밝혔다.
라자드아시아는 "상법상 소버린이 임시주총을 소집할 수 있는 시점은 9월말"이라며 "주총이 열릴 경우 소버린이 독립적이고 합리적인 이사를 추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
SK㈜가 저평가되고 있는 원인은 잘못된 기업지배 구조 때문"이라며 "
SK㈜는
SK글로벌 지원을 중단해야 하며 특히 수익이 나지 않는 자회사 지분을 모두 처분해 차입금 감축에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자드아시아는 이날 △이사회 의장의 대표이사 겸임 금지 △매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재선임 △경영진의 실적 평가 및 감독 등을 골자로 한
SK㈜의 기업지배구조 개선방향도 제시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9월 22일 수감생활 7개월 만에 법원의 보석결정으로 풀려났다. 소버린자산운용은 9월 24일 라자드아시아를 통해 최태원 회장의 경영복귀 반대의사를 밝혔다. 소버린자산운용은 "최 회장의 경영복귀는
SK㈜의 지배구조 개선을 원하는 주주와 투자자들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며 "그의 경영복귀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버린자산운용은 "이미 최 회장 등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3명의
SK㈜ 이사는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경영권 행사가 제한돼 있다고 본다"면서 "지금으로선 어떤 추가조치를 고려하고 있진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