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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소버린 경영권 분쟁

이민호 기자  2024-08-06 08:32:40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THECFO가 제공하는 ‘아카이브(Archive)’는 시장에서 벌어진 이슈의 발단과 결말을 기록한다. 기업의 현재를 만든 이정표적 사건은 왜 일어났으며 어떻게 전개됐을까. 사건의 방향성을 흔들어 놓은 주요 이벤트는 뭘까. 기사 한 건이 하나의 조각이라면 아카이브는 조각이 맞춰진 퍼즐이다. 거대 사건을 구성하는 수많은 사실관계를 아카이브가 담았다.

목차

1. 개요

2. SK㈜-소버린 경영권 분쟁 일지

3. 소버린의 SK㈜ 지분 매입

3.1.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

3.2. 소버린, SK㈜ 최대주주 등극

3.3. 소버린과 SK㈜의 입장 발표

3.4. 소버린의 2차, 3차 입장 발표

4. SK㈜의 구조조정본부 해체와 SK네트웍스 출자전환

4.1. SK㈜의 SK글로벌 출자전환 승인과 소버린의 지도부 교체 요구

4.2. SK㈜, 구조조정본부 해체 및 기업구조개혁방안 발표

4.3. 소버린 투자자문사 라자드아시아 기자회견

4.4. SK㈜ 이사회 개최, SK네트웍스 출자전환 최종승인

4.5. SK㈜의 자사주 매각 결정과 소버린의 의결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

5. SK㈜의 경영권 방어 성공

5.1. SK㈜와 소버린의 이사후보 추천과 SK㈜의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5.2. SK㈜ 정기주총 개최와 표대결 승리

6. 소버린의 재공세와 지분 매각

6.1. 소버린, SK㈜ 임시주총 소집 요구

6.2. SK㈜ 이사회, 임시주총 요구안 부결

6.3. 소버린의 임시주총 소집 노력

6.4. SK㈜ 경영권 방어 성공

6.5. 최태원 회장의 감형과 소버린의 지분 매각

7. SK-소버린 경영권 분쟁에 대한 평가

최초 문서 작성일 : 2024년 8월 5일

1. 개요접기



2003년 4월부터 2005년 7월까지 2년 4개월간 이어진 영국 소버린자산운용(Sovereign Asset Management)과의 경영권 분쟁은 SK㈜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불과 며칠 만에 지분을 15% 가까이 사들여 SK㈜ 최대주주에 오른 소버린자산운용은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에 대한 지원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하며 SK㈜를 압박했다.

결과적으로 SK㈜SK글로벌에 대한 지원과 최태원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성공시켰지만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에 큰 변화를 겪었다. 구조조정본부를 해체했으며 사외이사 비율 확대, 이사회에서의 이사회 의장 선임, 사외이사로만 감사위원회 구성 등을 약속해야 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2년 4개월간의 경영권 분쟁 끝에 SK㈜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주식 매매차익으로만 8000억원 안팎의 거액을 벌어들였다.

해당 콘텐트는 소버린자산운용이 SK㈜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부터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까지 SK㈜와의 경영권 분쟁 경과를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2. SK㈜-소버린 경영권 분쟁 일지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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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버린의 SK㈜ 지분 매입접기



3.1.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접기



소버린자산운용이 SK㈜ 지분 매입의 명분을 만들어준 핵심 사건은 SK글로벌의 분식회계다. 서울지검 형사9부는 2003년 2월 22일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과 김창근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수감했다.

서울지법은 "범죄사실이 충분히 소명돼 높은 형량의 처벌이 예상되고 도주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최태원 회장은 2002년 3월 그룹 지배권 확보를 위해 자신이 보유중인 워커힐호텔 주식과 SK㈜ 주식을 맞교환토록 하고 SK글로벌로 하여금 워커힐 주식을 인수하도록 해 모두 959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았다.

최태원 회장은 또 1999년 SK그룹과 JP모건간 SK증권 주식 이면계약 과정에 개입, 1078억원의 옵션이행금을 SK글로벌 해외현지법인들이 부담토록 해 SK글로벌 등에 1112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도 받았다.

이어 서울지검 형사9부는 2월 27일 SK글로벌이 수천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한 혐의를 포착, 집중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SK글로벌이 2001 회계연도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서도 매출채권 과다계상, 해외 출자회사의 지분법 평가손실 제외 등의 방법으로 손실을 줄여 결산서에는 1310억원의 적자로 기재한 것으로 파악했다.

SK글로벌은 3월 31일 분식회계 및 대손처리 규정 등을 회계감사에 반영한 결과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128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SK글로벌은 그동안 세무상 대손여건의 불비 등으로 손실처리를 미뤄왔던 미회수 채권 4700여억원을 당기손실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900억원 가량으로 예상했던 당기순이익은 2967억원 적자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당시 SK글로벌은 "1970년~1980년대 경공업 제품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지급보증 형태로 다른 기업의 경영에 참여했었으나 경공업 분야가 사양화되면서 채권회수가 힘들어졌다"며 "이에 따라 미수채권 부분을 부실채권으로 보고 손실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3.2. 소버린, SK㈜ 최대주주 등극접기



소버린자산운용이 크레스트증권(Crest Securities)을 통해 SK㈜ 지분을 처음 사들인 것은 3월 26일이다. 단기간에 지분을 대량으로 매입하면서 4월 2일 SK㈜ 지분 8.4%(1096만8730주·보통주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주식 보유목적으로는 '수익창출'이 제시됐다.

크레스트증권은 4월 9일까지 SK㈜ 지분을 12.39%(1572만5890주)늘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주식 보유목적으로 '수익창출'이 유지됐다. 크레스트증권은 4월 15일까지 SK㈜ 지분을 14.99%(1902만8000주·우선주 합산시 14.76%)늘렸다.

크레스트증권은 지분 매입을 통해 SK㈜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당시 SK㈜ 주요 주주구성을 보면 SK C&C가 지분율 8.63%(1095만4127주)로 기존 최대주주였으며 SK㈜가 자사주로 10.41%(1320만8860주)를, 최태원 회장이 0.11%(13만9064주)를 각각 보유했다.

3.3. 소버린과 SK㈜의 입장 발표접기



소버린자산운용은 4월 14일 'SK㈜ 투자에 대한 소버린의 입장'을 발표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SK㈜의 훌륭한 자산 기반으로부터 보다 높은 수익창출을 가능케 할 사업계획 재조정과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기업지배구조 개혁계획을 위해 경영진과 건설적으로 작업할 것을 희망한다"고 밝혀 SK㈜ 경영권 참여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어 "소버린은 기존주주 및 경영진과 관계없는 장기투자자"라며 "현재 SK㈜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채권자, 종업원, 규제당국뿐 아니라 모든 주주의 신뢰와 지원을 확보할 수 있는 과감한 개혁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SK㈜는 최근 SK글로벌 사태와 과거의 수익성 없는 방만한 투자로 인해 할인된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는 저평가된 기업"이라며 "소버린자산운용은 SK㈜를 한국 기업지배구조의 모델기업으로 변모시킬 수 있도록 경영진과 건설적으로 작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SK㈜가 성공적으로 개혁되면 국제 및 국내경제계에 한국이 일류 경제국가로의 노정에 접어들었다는 확실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SK 서린빌딩 전경

소버린자산운용의 입장 발표에 이어 SK㈜가 다음날인 4월 15일 'SK㈜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 강화로 장기적 기업가치 극대화 추구' 관련 입장을 공시를 통해 표명했다.

SK㈜는 "향후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하여 다양한 방안을 검토 하고 있다"며 "이사회를 회사 운영에 있어 실질적인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운영할 계획이며 사외이사의 역할 비중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요 경영정보의 적시 공개, 감사위원회 활동 강화 등을 통해 투명경영을 실현하겠다"며 "아울러 윤리경영과 공정거래를 준수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SK㈜는 "소버린자산운용이 언급한 개혁 청사진과 관련해 SK㈜는 이미 수년 전에 다이내믹(Dynamic)한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코퍼레이트 시스템(Corporate System)을 강화하기 위해 '수펙스2000(SUPEX2000)'이라는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도입해 수행 중이고 향후에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여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핵심평가지표(KPI) 도입으로 성과 측정을 제고하고 인풋(Input) 대비 아웃풋(Output) 효율성을 강화하며 매니지먼트 인프라(Management Infra) 개선 노력 등이 진행되고 있다"며 "기업가치극대화를 중시, 경제적 부가가치(EVA)를 기본지표로 활용하고 있고 2005년까지 'EVA>0'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수익·무수익 자산 처분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존 사업의 비용절감과 수익개선 등을 통해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3.4. 소버린의 2차, 3차 입장 발표접기



소버린자산운용은 4월 28일 'SK㈜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소버린의 입장'을 발표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SK㈜는 SK그룹 계열사들과 거리를 두고 독자적인 길을 걸어야 할 때가 됐다"며 "SK글로벌에서 문제들이 계속되고 SK해운의 분식회계가 새로 밝혀지는 상황에서 SK㈜ 주주들은 더 이상 SK그룹의 스캔들로 고통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회사와의 거래에 관한 원칙 △기업윤리 헌장 △이사회의 구성 및 독립적인 사외이사들의 역할 △감사위원회 구성과 감시 역할 등을 요구해 조만간 사외이사 및 감사 파견을 통해 경영을 감시할 방침인 점을 구체화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SK㈜의 개혁은 한국에 대한 투자등급 평가에서 '재벌할인'을 없애는 첫 발걸음"이라고 주장해 사실상 SK그룹 해체와 SK㈜의 독자경영을 주장하고 나섰다.

SK㈜는 소버린자산운용의 요구에 대해 "소버린의 목적은 SK㈜의 기업가치를 높여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SK㈜의 에너지판매 마케팅조직 역할을 하는 SK글로벌을 정상화시켜 SK㈜SK글로벌간 윈-윈을 추구하겠다는 SK그룹 입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SK글로벌 지원 반대에 대해서는 "SK글로벌의 정상화가 SK㈜와 주주의이익에도 합치된다"며 수용 불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5월 12일 SK글로벌 지원에 대한 SK㈜의 명확한 입장표명을 다시 요구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SK㈜SK글로벌 지원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아 SK㈜의 재무상황을 필요 이상으로 악화시키고 있다"며 "SK글로벌에 대한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 SK텔레콤처럼 SK㈜의 경영진과 이사회도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일 SK㈜가 과거와의 고리를 끊고 투명경영을 펼칠 것이라는 이전의 약속과 달리 과거의 경영 관행을 계속한다면 크레스트증권은 지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처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 SK㈜의 구조조정본부 해체와 SK네트웍스 출자전환접기



4.1. SK㈜의 SK글로벌 출자전환 승인과 소버린의 지도부 교체 요구접기



SK㈜는 6월 15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SK글로벌에 대한 매출채권 8500억원의 출자전환과 SK글로벌과의 거래관계 유지, 지난 3월 SK글로벌로부터 매입한 주유소 및 충전소 지분 원상복귀 등을 통한 SK글로벌 지원안을 조건부로 가결했다.

SK㈜는 "참석 이사들이 현금흐름과 유동성, 손익의 측면에서는 물론 석유사업 영업망 확보와 유지 등 간접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출자전환 등을 통해 워크아웃에 참가함으로써 SK글로벌을 회생시키는 것이 청산시키는 것보다 SK㈜의 이익에 더 부합하다는 데 이해를 같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버린 등 여러 주요 이해관계자에 대해서는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예정"이라며 "SK글로벌 청산시의 유무형의 손실을 고려할 때 이들도 이사회 결정에 대해 수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SK㈜ 이사회는 출자전환을 의결하면서 △SK글로벌의 상장유지조건 충족 및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적정한 채무재조정 △SK글로벌 경영정상화 계획과 관련한 SK텔레콤 이사회의 승인과 대표이사의 서명이 완료된 확약서 △신규채권에 대한 SK글로벌의 담보제공 등 6개항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해 소버린자산운용은 6월 17일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대변해 상업적·도덕적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손길승, 최태원, 김창근(사진) 이사가 SK㈜ 이사회에서 자진사퇴하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소버린자산운용은 "SK㈜ 이사회는 SK그룹의 해체를 인정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에 비춰볼 때 SK㈜는 주주와 종업원 및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이사회가 필요하다는 것이 자명해졌다"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이어 "이 3명의 이사들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한 회사의 신뢰도는 손상될 것이며 회사가 정상적으로 영업을 수행하고 금융 지원을 받는 데에도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SK글로벌과 이해 상충이 없는 2명의 사내이사만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사회에서 5명의 사외이사가 단 하루만에 SK글로벌 지원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한 후 그것이 상업적으로 회사에게 이득이 된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며 "이같은 중대사안이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결정된 사실 자체도 SK㈜의 이사회 구성에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4.2. SK㈜, 구조조정본부 해체 및 기업구조개혁방안 발표접기



한편 SK㈜는 6월 18일 그룹체제 유지의 핵심조직인 구조조정본부를 해체하고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체제 정착을 가속화하는 '기업구조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SK㈜는 구조본을 해체하는 대신 구조본이 수행하던 계열사간 조정업무는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 양대 주력사업에서 사실상의 사업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해온 SK㈜SK텔레콤이 분담해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각 계열사간 관계는 'SK 브랜드와 기업문화를 공유하는 독립기업의 느슨한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개념의 기업결합 모델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전체를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 중심의 업종 전문화된 사업구조로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SK㈜는 이같은 저수익사업 정리를 비롯한 사업구조조정과 자산매각을 통해 2조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한편 현재 207%인 부채비율을 오는 2007년까지 120%로 낮추는 획기적인 재무구조개선 계획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같은 구조조정계획으로 그동안 활발하게 투자해오던 벤처사업을 상당부분 축소하게 되며 공기업 민영화 참여 등 확장지향적인 투자지출도 축소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밖에 회계정보의 투명성 및 내부감사 기능 강화와 사외이사의 내부거래 감시제도 등을 통해 투명경영체제를 제도적으로 정착시켜 나가는 한편 이사회내 윤리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윤리경영의 기준을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높일 방침을 언급했다. 한편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SK글로벌 정상화추진본부는 SK글로벌 문제에 대한 그룹차원의 활동이 마무리되는 대로 해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3. 소버린 투자자문사 라자드아시아 기자회견접기



소버린자산운용의 투자자문사인 라자드아시아의 오호근 회장은 6월 25일 "SK㈜SK글로벌에 대한 지원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라자드아시아는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 루비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SK㈜ 측이 제시한 SK글로벌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목표는 현실성이 없다"며 "SK㈜SK글로벌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고 SK글로벌 청산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자드아시아는 "SK글로벌의 불법유용된 6조원의 자금의 행방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회사의 재무상태가 확인되고 개선되기 전에는 신규자금 지원이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SK㈜가 뒤늦게 주주들을 위해 SK글로벌 지원의 배경에 대해 설명회를 가졌으나 그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으며 제공된 자료는 매우 불충분했다고 지적했다.

SK글로벌의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안간의 비교분석에 오류가 있으며 SK㈜SK글로벌과의 거래관계 유지에 대한 타당성을 제시하지 못한 채 과거 관계에 대한 설명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SK㈜ 이사회가 지난 15일 결의내용에 포함시킨 전제조건 중 충족된 조건은 아직 없다면서 이사회가 어떠한 경우에도 전제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은 지원 계획에 대해서는 반대할 것을 촉구했다.

라자드아시아는 "우리는 SK㈜ 이사회가 채권단과 SK텔레콤의 반대에 부딪혀 이사회가 직접 제시한 조건들을 철회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SK㈜는 반드시 지원계획안을 철회하고 SK글로벌 청산의 고통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오호근 회장은 소버린자산운용이 퇴진을 요구한 최태원·손길승·김창근 이사가 퇴진하지 않을 경우 어떤 대응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상법에 따라 때가 되면 독립적 이사 선임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임시주총에서의 특별결의를 통한 이사진 교체도 검토는 하고 있으나 통상적인 검토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SK㈜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유정준(사진) 전무는 7월 4일 모나코에서 소버린자산운용의 소유주인 리처드 챈들러와 크리스토퍼 챈들러 형제를 만났다. 유 전무는 이 자리에서 SK글로벌을 정상화시키는게 SK㈜의 주주이익에도 부합된다며 매출채권 8500억원 출자전환과 영업상의 지원 등을 결정한 이사회 의결사항에 대해 이해를 구했다.

하지만 챈들러 형제는 SK글로벌 워크아웃 참여방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고수하면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챈들러 형제는 "SK㈜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정유공장을 갖고 있으며 기업지배구조와 투명성을 높이면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투자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SK㈜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촉구, 최태원 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교체 의사를 나타냈다.

라자드아시아는 8월 11일 서울 조선호텔 2층 라일락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태원·손길승·김창근 등 유죄판결을 받은 SK㈜ 이사 3명이 즉각 사임하고 좋은 기업 지배구조의 원칙에 해박한 새로운 사외이사들이 보강돼야 한다"고 밝혔다.

라자드아시아는 "상법상 소버린이 임시주총을 소집할 수 있는 시점은 9월말"이라며 "주총이 열릴 경우 소버린이 독립적이고 합리적인 이사를 추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K㈜가 저평가되고 있는 원인은 잘못된 기업지배 구조 때문"이라며 "SK㈜SK글로벌 지원을 중단해야 하며 특히 수익이 나지 않는 자회사 지분을 모두 처분해 차입금 감축에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자드아시아는 이날 △이사회 의장의 대표이사 겸임 금지 △매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재선임 △경영진의 실적 평가 및 감독 등을 골자로 한 SK㈜의 기업지배구조 개선방향도 제시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9월 22일 수감생활 7개월 만에 법원의 보석결정으로 풀려났다. 소버린자산운용은 9월 24일 라자드아시아를 통해 최태원 회장의 경영복귀 반대의사를 밝혔다. 소버린자산운용은 "최 회장의 경영복귀는 SK㈜의 지배구조 개선을 원하는 주주와 투자자들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며 "그의 경영복귀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버린자산운용은 "이미 최 회장 등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3명의 SK㈜ 이사는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경영권 행사가 제한돼 있다고 본다"면서 "지금으로선 어떤 추가조치를 고려하고 있진 않다"고 덧붙였다.

4.4. SK㈜ 이사회 개최, SK네트웍스 출자전환 최종승인접기



SK㈜는 10월 26일 서울 서린동 SK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지난 6월 15일 조건부로 의결했던 SK네트웍스에 대한 8500억원 매출채권의 출자전환안을 최종 확정, 의결했다. 이에 따라 한때 청산위기까지 몰렸던 SK네트웍스는 채권단 출자전환분을 포함한 총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주금납입이 가능해져 본격적인 경영정상화 작업이 가능하게 됐다.

SK㈜는 이날 이사회에서 8500억원 출자전환을 포함, 주유소와 충전소 공유지분 원상회복, 경영정상화 협조를 위한 확약서 승인의 건 등 3가지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SK㈜는 "참석 이사들이 지난 6월 이사회 때 출자전환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6개항의 전제조건이 모두 충족된 것으로 판단해 출자전환을 최종 승인했다"고 말했다. 또 "이사들이 이사회 중심의 경영, SK㈜ 투자회사에 대한 철저한 관리 등을 통해 이같은 사태의 재발을 원천적으로 방지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소버린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 제임스 피터는 11월 20일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2004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태원 회장과 표 대결을 하겠다"며 "최태원 회장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하며 SK㈜는 현 경영진으로 인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K네트웍스는 원인을 알 수 없는 4조4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분식회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 이사진 3명이 왜 사임하지 않는지 알 수 없다"며 "내년 3월 정기주총이 변화를 결정할 시기이며 한국의 소액주주들을 설득, 표 대결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SK 오너일가가 주장하는 경영권의 법적인 기반은 무엇이냐"고 반문한 뒤 "최태원 회장 등 SK 오너일가와 이사진 등 진정한 SK 내부자가 보유한 지분은 6.05%에 불과하며 계열사를 포함시켰을 때 15.93%이 돼 법적 근거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소버린자산운용은 "우리는 장기 투자펀드로 한번 투자하면 최소한 4~5년은 주식을 보유한다"며 "내년 정기 주총때 이사진 교체에 실패하더라도 지분을 매각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또 "주주권리를 확립하기 전에 SK㈜ 외 다른 한국 기업에 투자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4.5. SK㈜의 자사주 매각 결정과 소버린의 의결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접기



SK㈜는 12월 18일 서울 서린동 SK본사에서 가진 이사회를 통해 자사주 1320만8860주(10.41%) 가운데 직접 보유분 583만주(4.59%)를 매각키로 결의했다. 자사주 펀드 보유분 737만여주(5.82%)는 펀드운용기관인 은행과 SK㈜가 협의, 순차적으로 매각할 예정을 밝혔다. 자사주 매각을 완료해 SK㈜는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 지분 15.93%에 자사주를 매입한 우호세력지분 10.41% 등 총 26.34%를 확보, 일방적 열세에서 벗어난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소버린자산운용은 12월 22일 SK㈜가 보유중인 자사주(10.41%)를 매각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의결권 침해 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서울지법 민사부는 12월 23일 소버린자산운용이 SK㈜와 최태원·손길승 회장 등 SK그룹 경영진 5명을 상대로 낸 의결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서울지법은 결정문에서 "추가적인 주장·소명이 없는 이상 이사회 결의는 피신청인 회사 이사들이 신청인의 기업매수에 직면해 이를 방어하기 위한 경영판단에 의한 것으로 적법하다고 본다"며 "신청은 피보전권리에 관한 소명이 부족해 이유없으므로 기각한다"고 말했다. 또 "피신청인 회사가 자기주식을 처분함으로 인해 피신청인 회사에 대한 신청인의 주식보유비율이 변경되고 지분율이 희석화된다 하더라도 다른 사정에 대한 소명도 없이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 이사회 결의를 무효로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소버린자산운용은 12월 24일 "크레스트증권이 보유 중인 SK㈜ 주식의 일부를 증권거래소를 통한 블록거래를 통해 크레스트증권의 100% 자회사들로 이전했다"고 밝혔다. 소버린 측은 이번 주식이동은 내부적 위험관리(Risk Management)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SK㈜에 대한 크레스트증권의 전체 지분을 감소시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SK㈜에 대한 지분 14.99%를 온전히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SK㈜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5. SK㈜의 경영권 방어 성공접기



5.1. SK㈜와 소버린의 이사후보 추천과 SK㈜의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접기



소버린자산운용은 2004년 1월 29일 SK㈜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통해 투명경영을 이끌 비상근 독립 이사 후보로 한승수 전 UN총회 의장을 포함한 5인을 추천했다. 추천된 이사후보는 대통령 비서실장, 경제부총리, 외교통상부 장관 등을 역임한 한승수 전 UN총회 의장을 비롯해 김진만 한빛은행 초대 은행장, 조동성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남대우 전 한국가스공사 사외이사, 김준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겸 힐스 기업지배구조 연구센터소장이다. 이 가운데 남대우 후보와 김준기 후보는 감사위원으로 추천됐다.

또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 1000분의 5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에게 보장된 주주제안권을 활용해 집중투표제 도입, 서면 및 전자투표제 도입, 내부거래위원회 신설 등 소액주주 권리강화를 위한 SK㈜ 정관개정안도 제안했다.

SK㈜는 2월 13일 이승윤 전 부총리 등 5인으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 자문단이 전체회의를 열고 일반주주 등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를 대상으로 최종 12명의 후보를 선정,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상정했다. 12명의 사외이사 후보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12명의 후보를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각각 절반으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검증작업을 거친 뒤 22일 최종 후보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K㈜는 2월 22일 서울 서린동 SK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2024년 임기가 만료되는 손길승·김창근·황두열 이사를 재선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SK㈜가 추천한 이사후보는 사내이사로는 신헌철 SK가스 대표이사, 사외이사로는 조순 전 부총리,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이었던 오세종 전 장기신용은행장, 한국회계학회 부회장으로서 회계전문가인 서윤석 이대 경영대학장, 자원경제학회 회장인 김태유 전 대통령 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사외이사 경험이 풍부한 남대우 전 가스공사 사외이사가 추천됐다.

또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비율을 기존 5 대 5에서 3 대 7로 바꾸고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정관변경안을 의결했다. SK㈜는 2024년은 사외이사 비율을 과반수로, 2006년부터는 7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었으나 오너인 최 회장이 "더 이상 미룰 필요가 없다"고 제안, 다른 이사들이 이에 적극 찬성함에 따라 계획을 앞당겨 실행하게 됐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는 대표이사가 겸임하도록 한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임토록 하고 3인의 사외이사로만 감사위원회를 구성토록 하는 정관개정안을 의결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2월 24일 SK㈜ 지배구조개선안 발표와 관련해 "SK㈜에 대한 최태원 회장의 지속적인 관여 자체가 GE에 필적할 만한 기업지배구조를 만들겠다는 그 자신의 언명과 배치되는 것"이라며 최태원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SK㈜ 이사회가 유죄판결을 받은 인물은 이사회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주들의 요구를 일부나마 수용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그러나 배임과 분식회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인물이 여전히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할 것이라는 점은 SK㈜의 평판과 신인도를 의심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GE의 이사회 구성원의 어느 누구도 유죄판결을 받은 임원은 없다"면서 "반면 최 회장은 SK네트웍스의 4조4000억원 분식회계 혐의와 워커힐호텔 주식의 부당한 교환을 통해 SK㈜ 주주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로 3년의 형을 선고받고 단지 7개월만을 복역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5.2. SK㈜ 정기주총 개최와 표대결 승리접기



SK㈜는 3월 12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소버린자산운용을 물리치고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의결권 있는 주주의 87.62%(총 1억1042주)가 참석한 가운데 신임 사외이사로 회사측이 추천한 조순 전 부총리와 오세종 전 장기신용은행장,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학장(감사위원 겸임), 김태유 전 대통령 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 등을 선임했다.

특히 주총에서는 예상을 깨고 외국인투자가와 소액주주의 상당수가 SK㈜ 측 사외이사를 지지, 양측의 표 차이는 거의 20%포인트(60 대 40 가량)에 육박했다. 또 신임 사내이사로는 SK㈜가 단독 추천한 신헌철 SK가스 대표이사 부사장이 선임됐다.

소버린자산운용이 추천한 사외 이사의 경우 SK㈜도 중복 추천한 남대우 전 가스공사 사외이사(감사위원 겸임)를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은 전원 탈락했다. 또 다른 현안인 집중투표제 배제조항 삭제 건이나 투명경영위원회 신설 등 SK㈜와 소버린자산운용이 제안한 정관개정안은 모두 의결권 정족수인 3분의 2에 미달, 양측의 지배구조 개선안은 모두 무산됐다.

SK㈜는 "사외이사 비율을 70%까지 확대하고 손길승·김창근 이사가 퇴진하는 등 획기적 지배구조개선안이 시장에서 높게 평가된 결과"라며 "그동안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의결권 확보 활동을 벌인 것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오늘의 결과와 전혀 상관없이 주주에게 보장된 권리를 활용해 주주와 한국경제를 위해 SK㈜의 개혁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버린자산운용은 3월 15일 "주주총회에서의 일부 이사회 구성원 교체에도 불구하고 SK㈜의 경영권 남용과 관련된 문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며 최태원 회장의 사임을 거듭 요구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SK㈜에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문제의 핵심은 법원에서의 유죄판결 이후 정당한 리더십 발휘가 불가능한 최 회장이 여전히 예전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 구성된 SK㈜ 이사회는 적절한 기업지배구조 도입에 대한 회사 측의 오랜 약속을 즉각 실행에 옮길 것을 요청한다"며 "SK㈜가 이러한 과거의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부정하거나 무시하려 한다면 지난해에 발생했던 문제가 또다시 재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6. 소버린의 재공세와 지분 매각접기



6.1. 소버린, SK㈜ 임시주총 소집 요구접기



3월 12일 정기주총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소버린자산운용은 10월 25일 자회사인 크레스트증권을 통해 SK㈜임시주주총회 소집을 공식요청하며 최태원 회장의 이사자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소버린자산운용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더욱 강화된 기업지배구조 기준을 SK㈜의 정관에 반영하겠다고 밝혀 내년 3월로 예정된 SK㈜의 주총을 앞두고 또 한 차례 경영권 쟁탈전을 예고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이번 임시주총의 목적을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수 있는 형사범죄 혐의로 기소된 이사의 경우 형의 선고가 확정될 때까지 이사로서의 직무수행을 정지하고 금고 이상의 선고가 확정된 이사의 경우 그 직을 상실케 해 주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소버린자산운용의 제임스 피터(사진) 대표는 "3월 정기주총 이후 지난 7개월 동안 소버린은 SK㈜의 이사회에 우리가 제기한 이러한 문제들을 다룰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SK㈜ 이사회가 기업의 건강한 기능을 저해하는 이러한 핵심적 문제들을 다룰 능력과 진정한 의지가 없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SK㈜의 기업지배구조 변화는 순전히 일반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한 외양 만의 변화일 뿐"이라며 "SK㈜는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자본배분을 최적화시키는 등의 핵심 이슈에 집중하기 보다는 경영진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홍보활동에만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SK㈜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로 판단하고 있는 경영진의 윤리성과 능력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자 한다"며 "중대한 범죄행위로 유죄를 선고받은 인물로 하여금 상장기업을 경영하고 공공의 자금을 관리토록 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 지에 대해 주주들은 곰곰이 자문해 보아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K㈜는 10월 28일 중국 베이징 하얏트호텔에서 10명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이사회를 갖고 정관 변경을 위한 소버린자산운용의 임시주총 요구건에 대해 11월 5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수용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6.2. SK㈜ 이사회, 임시주총 요구안 부결접기



SK㈜ 사외이사 7명 전원은 11월 2일 소버린자산운용의 자회사이자 지난 10월 25일 SK㈜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한 크레스트증권에 질의서를 발송했다. SK㈜ 사외이사들은 질의서에서 "주주가 요청한 임시주총 소집 청구 건에 대해 이사회의 70%를 차지하는 사외이사 7인은 결정을 내리기 전 심도있는 논의를 하고자 몇 가지 사항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게 됐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답변해줄 것"을 요청했다.

사외이사들은 "주주가 요청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실질적으로 올 3월 정기주총에 상정돼 부결됐던 '정관변경개정안건'과 내용상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지적한 뒤 "내년 3월 정기주총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 앞서 반드시 임시주총을 개최해야 한다고 급박하게 요청한 이유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소버린자산운용은 11월 4일 SK㈜ 사외이사들의 공개질의서에 대해 임시주총 소집의 필요성 등을 담은 공식 답변을 보냈다. 소버린자산운용의 제임스 피터 대표는 "소버린이 제기한 문제는 단지 건전한 기업지배구조를 위한 기본적인 원칙들을 수용할 것을 선언한 기업이 어떻게 유죄판결을 받은 인사에게 주주의 투자금과 권익에 대한 관리를 맡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임시주총이 중대한 형사범죄 혐의로 기소된 인사의 이사직무 수행 중단 및 형이 확정된 인사의 이사직무 수행금지와 같은 원칙들을 기업정관에 반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주들에게 제공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시주총 소집 요구를 지지함으로써 사외이사들은 독립성을 천명하고 관리자로서의 책임감을 증명하며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소버린이 요구한 정관개정안은 혁명적인 내용이 아니며 국제적 기준에 부합되는 상식적인 내용으로 이미 국내법규를 통해 사외이사에 적용되고 있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SK㈜ 이사회는 11월 5일 서울 종로 SK본사의 이사회 회의실에서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소버린자산운용의 임시주총 개최 요구안을 참석이사 8명 전원의 반대로 부결했다. 최태원 회장과 유정준 전무 등 사내이사 2명은 불참했다.

이사회 사무국장인 황규호 SK㈜ CR전략실장은 이사회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주요 주주의 법적 권한을 존중해 심도 깊게 논의했지만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부결된 안건과 본질적으로 동일해 `3년동안 동일제안 반복금지'라는 증권거래법의 취지에 반한다"고 결정배경을 밝혔다.

그는 또 "기소후 직무정지를 규정하는 안건은 내년 정기주총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임시주총을 소집, 논의할 시급한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아 회사와 주주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초래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여러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고 법적인 이슈가 있는 만큼 대형 법률법인 3곳의 자문을 통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소버린자산운용의 제임스 피터 대표는 "이사회가 독립성을 천명하고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는 것을 실제로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그러나 이사회가 임시주총 소집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향후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6.3. 소버린의 임시주총 소집 노력접기



소버린자산운용은 11월 9일 크레스트증권이 임시주총 소집 요청을 거부한 SK㈜ 이사회의 결정에 맞서 SK㈜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의 제임스 피터 대표는 "SK㈜ 주주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확실히 전하기 위해 법적대응이 불가피했다"며 "중요한 사안에 대해 투표할 기회를 가지길 원한다는 의사를 이미 표명했던 많은 소액주주들도 소버린의 이런 결정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는 12월 15일 소버린자산운용이 제출한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을 기각하면서 "임시 주총에서 정관 변경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소버린의 권리 남용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주총을 소집할 정도의 긴급한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 등 경영진의 부실경영 책임 문제는 올초 정기 총회에서 어느 정도 공론화됐고 정기주총 이후 뚜렷한 지분변동도 확인되지 않고 있는 데다 SK㈜에 우호적인 외국인 투자자도 상당수 있는 점 등을 볼 때 정관 변경이 임시 주총을 요구할 정도의 긴급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영진 퇴임이 소버린의 목표라면 임시주총이 아니라 경영진에 대한 해임청구소송 또는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SK㈜는 12월 17일 SK건설SK㈜ 주식 430만5000주(3.38%)를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매각, 의결권을 되살린 데 이어 SK케미칼SK㈜ 지분 110만주(0.85%)를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인 SK C&C에 매각, SK C&C의 지분을 8.63%에서 9.48%로 늘리는 등 정기주총에서 소버린자산운용과의 표대결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소버린자산운용은 12월 22일 서울지방법원의 'SK㈜ 임시주총 소집 허가신청' 기각 결정에 대해 항고키로 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법원은 전례없이 임시주총 소집 시기 등을 문제삼아 소버린의 신청을 기각했으며 나아가 '법인주주의 경우 개인주주와 달리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보다 엄격한 심사가 가능하다'는 식으로 언급하는 등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논리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6.4. SK㈜ 경영권 방어 성공접기



2005년 1월 27일 소버린자산운용은 3월 예정된 SK㈜ 정기주총과 관련, 주주제안을 하지 않는 대신 지난해(2004년) 주총때 제안한 정관개정안을 회사 측 제안으로 상정해 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 소버린이 지난해 3월 정기주총때 제안한 안건은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공고를 2주간 전에서 3주간 전으로 변경 △전자투표제도의 도입 △2명 이상의 이사 동시 선임 때 집중투표제 도입 △이사 임기 현행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이사 보수 심의를 위한 이사보수위원회 설립 △내부거래 감독을 위한 내부거래위원회 설립 등이다.

소버린자산운용은 "현재 증권거래법은 주주총회에서 부결된 내용과 동일한 의안을 부결된 날로부터 3년간 주주제안을 통해 다시 제안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지만 이사회가 자발적으로 상정하는 것은 제한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의 제임스 피터 대표는 "지난 정기주총 당시 소버린이 제안한 정관개정 내용은 어느 때보다 지금이 더욱 필요한 시기"라며 "법적 제한으로 주주가 제안하지 못하는 이러한 내용을 이사회가 제안한다면 기업지배구조 확립에 대한 진정한 의지를 내외에 천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외 투자가들은 이사회가 가장 능력있고 윤리적인 이사를 추천할 것인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사회가 분식회계 혐의로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최태원 회장을 다시 추천한다면 이는 SK㈜의 국제적 기업지배구조 구축 노력에 대한 엄청난 후퇴로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2월 18일 SK㈜는 "이사 간담회를 통해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때 부결됐던 정관개정안을 회사 측 제안으로 올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해 달라'는 소버린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서한을 소버린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SK㈜ 이사들은 "주주 의견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소버린의 요청사항에 대해 협의했다"며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부결됐던 안건을 증권거래법의 입법취지에 반하면서까지 재심의해야 할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이번 정기주총 안건으로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사외이사 70%의 이사회 구성 등 가장 선진적인 투명경영과 이사회 중심 경영을 실현해 나가고 있는 데 대해 커다란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외부 평가기관들도 우호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회사를 투명성과 효율성을 겸비한 한국 최고의 기업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으로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SK㈜는 3월 11일 주총에서 최태원 회장의 이사 재선임안 등 핵심 쟁점들을 놓고 소버린측과의 표대결에서 20%포인트 이상 앞서는 압승을 거뒀다. SK㈜는 전체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1억2717만주 가운데 92.1%인 1억1717만주(주주 5885명)가 참석한 표대결에서 최 회장의 이사 선임안에 대해 투표 주식수 1억1597만주 가운데 60.63%(7031만8000주)의 찬성을 얻어 소버린 지분 14.96%를 비롯한 반대표 38.17%보다 22.5%포인트 가량 많은 지지를 얻었다.

또 김준호 윤리경영실장 부사장의 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는 68.66%가 찬성함으로써 반대 29.85%보다 40%포인트 가까이 많은 표차로 승리했다. SK㈜는 이밖에 SK㈜의 재무제표 승인안과 이사 보수한도(70억원) 승인안에 대해서도 일부 주주들의 반대 입장에도 불구, 의안들을 무투표로 통과시켰다.

소버린자산운용은 주총 직후 "향후 3년간의 임기가 보장되는 최태원 회장의 재선임으로 인해 전략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의 하나인 SK㈜의 가치는 엄청나게 저평가되고, 불신임을 받는 지도력 아래 기업이 고사돼가는 결과를 초래하는 한편 SK㈜는 투자자들의 불신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의 임시주총 소집청구 항고는 5월 13일 서울고등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소버린자산운용은 "윤리적이고 능력 있는 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노력을 특정인을 축출하려는 시도로 폄하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6.5. 최태원 회장의 감형과 소버린의 지분 매각접기



서울고법 형사6부는 6월 10일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최태원 회장에 대해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에 대해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400억원 선고 유예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기업의 지배주주와 경영자의 전횡에 경종을 울려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요구와 두 피고인이 기업 경영과 국가 경제에 이바지해온 점을 들어 관용을 베풀 필요가 있다는 점 사이에 고민이 있었다"며 "그렇지만 과거의 잘못보다는 장래 두 피고인들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이같이 선고한다"고 밝혔다.

소버린자산운용은 6월 20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주식대량보유보고서에서 SK㈜ 지분투자 목적을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앞서 4월 5%룰 시행과 함께 SK㈜ 지분투자 목적을 '경영참여'로 제시한 바 있다. 아울러 "주식보유 기간중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출처: SK㈜ 주요주주 변경(2005.07.21)

소버린자산운용은 7월 16일 SK㈜ 주식 1902만8000주(14.82%) 전량에 대해 국내외 기관들을 중심으로 매수대상자를 확정했다. 이어 소버린자산운용은 7월 18일 SK㈜ 지분 매각을 공식 발표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의 마크 스톨슨 그룹투자 담당 대표는 "한국법상 현재 주주의 자격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권리들이 소진, 남아있는 유일한 주주 권리보호수단은 투자를 철수하는 것뿐"이라고 매각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이번 매각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단일정유시설을 보유한 SK㈜ 이사회가 주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경영진과 취약한 기업지배구조 관행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버린자산운용은 "소버린은 SK㈜에 윤리적인 리더십을 확립할 목적으로 몇 가지 간단한 원칙을 회사가 채택하도록 하기 위해 지난 2년간 노력해왔지만 이런 노력은 강력한 저항에 부딪쳤다"며 "책임경영 실현을 위한 주주들의 요구에 경영진은 경영권(Management Right)을 주장하며 맞섰고, 결국 유죄판결을 받은 최태원 회장의 SK그룹 총수로서의 경영복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상황은 막대한 규모의 분식회계로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로 최근 서울고등법원에서 유죄판결이 다시 한번 확인됐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수조원의 분식회계 파문이 발생한 이후 3년째가 되는 지금까지 SK㈜ 이사회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업지배구조를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탓에 "소버린은 SK㈜에서 과거와 유사한 방식의 문제들이 또다시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데 대한 어떠한 확신도 가질 수 없는 상태가 됐다"며 지분 매각이 SK㈜ 경영진의 실망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7월 18일 개장 전 시간외거래를 통해 SK㈜ 주식 1902만8000주(14.8%)를 전량 매각했다. 매각가격은 지난주 말 종가에서 7% 할인된 4만9000원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소버린은 2년여 만에 7500억~8000억원의 차익을 거뒀으며 여기에 배당금과 환차익을 포함하면 총 차익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7. SK-소버린 경영권 분쟁에 대한 평가접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소버린자산운용의 SK㈜ 지분 전량 매각 직후인 7월 19일 '재벌에 대한 도전이 남긴 교훈'이라는 제목의 렉스 칼럼(Lex Column)을 통해 "소버린의 지분 매각으로 SK㈜가 경영권 개혁의 기회를 잃었다"고 논평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한국 전체이며 이번 사례로 한국의 경영권 리스크는 더욱 높아졌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외국인투자자들이 소버린자산운용의 사례를 통해 재벌과의 분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소버린자산운용은 SK㈜에 대한 도전을 통해 누구도 감히 실행하지 못했던 재벌 개혁을 추진했다"며 "결국 2년만에 포기했지만 유가가 오름세를 보인 영향으로 큰 차익을 남겼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비즈니스하기에 어려운 곳이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교훈을 남겼다"며 "또한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한국적인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외국계 투자자에 크게 휘둘릴 수 밖에 없는 근본적 원인이 취약한 지배구조에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배당 등을 통해 주주 중시 정책을 강화함으로써 국제 자본시장에서 우호 세력을 되도록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한국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아직 요원하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소버린자산운용이 나름대로 기업 지배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으나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결국 대주주의 편을 들면서 아무런 변화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국에서는 선진국에서 일반적인 적대적 M&A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다시 확인됐다는 의견이 나왔다.
  • [1] SK글로벌은 2003년 9월 9일 SK네트웍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 [2] 크레스트증권은 소버린자산운용의 100% 자회사다.
  • [3] 크레스트증권이 SK㈜ 지분 8.4%를 취득하는 데 투입한 금액은 937억원이었다.
  • [4] 크레스트증권이 SK㈜ 지분 3.75%를 추가로 취득하는 데 투입한 금액은 442억원이었다.
  • [5] 크레스트증권이 SK㈜ 지분 2.60%를 추가 취득하는 데 투입한 금액은 389억원이었다.
  • [6] 당시 SK㈜는 SK그룹 지주사였지만 SK C&C가 SK㈜의 최대주주인 지배구조를 취하고 있었다. SK C&C는 2015년 8월 3일 SK㈜를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SK㈜로 바꾸면서 지주사로 탈바꿈했다.
  • [7] SK㈜ 자회사였던 SK해운은 2018년 12월 28일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한앤코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한앤코탱커홀딩스유한회사)이 SK해운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보통주와 전환주를 합산 1조원에, 전환사채(CB)를 5000억원에 사들이는 거래였다. 이에 따라 SK해운에 대한 한앤코 지분율은 71.43%(전환주 포함)로 늘어난 반면 SK㈜ 지분율은 16.35%로 줄었다.
  • [8] 재벌체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데 따른 신용등급 감점요인을 의미한다.
  • [9] 김창근 전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은 SK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1974년 선경인더스트리에 입사해 1997년 외환위기 시절 구조조정추진본부 재무팀장을 맡았다. 최태원 회장을 밀착 보좌하며 SK 재무지원부문 부사장, 구조조정추진본부 본부장을 거쳐 2004년 SK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2년 SK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초대 의장을 맡았다. 최태원 회장의 검찰 수사와 수감 등 경영공백 시기에 그룹을 이끌었던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6년말 정기인사에서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에서 물러났고 SK이노베이션에서 이사회 의장직만 수행했다. 2019년 3월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오며 은퇴했다.
  • [10] 소버린자산운용은 앞서 5월 22일 "SK㈜에 세계 수준의 선진실무관행을 도입하기 위해 세계적 명성을 가진 국제투자은행인 라자드를 투자자문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소버린자산운용과 라자드아시아의 자문계약은 1년이었기 때문에 이듬해인 2004년 5월 종료됐다. 소버린자산운용의 국내 법률자문은 법무법인 명인이 맡았다.
  • [11] 유정준 SK온 부회장은 SK㈜ 경영지원부문장(CFO), SK에너지 R&M CIC 사장, SK㈜ G&G추진단 사장, SK E&S 대표이사 사장, SK E&S 대표이사 부회장, SK㈜ 미주대외협력총괄 부회장을 거쳐 2024년 6월 SK온 부회장에 올랐다.
  • [12] 최태원 회장은 △1조5000억원 규모 SK글로벌 분식회계 및 사문서 위조 △워커힐호텔 주식과 SK㈜ 주식 맞교환에 따른 부당이득 취득 △SK그룹과 JP모건간 이면 계약 등의 혐의로 2003년 3월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 [13] SK(주)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소버린자산운용 측 핵심 인물이었던 제임스 피터 대표는 2005년 8월 1일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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