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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참여도·평가개선' 고득점 SK이노베이션, 실적이 아쉽다

[총평]①대부분 지표 3~4점대…'경영성과' 최하점

이명관 기자  2024-10-11 10:19:5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에서 에너지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곳이다. 최근 계열 SK E&S와 합병하면서 자산 100조원 규모 아시아 최대 민간 에너지 회사로 거듭날 예정이다. 현재 에너지(석유, LNG 등)와 미래 에너지(재생에너지, 수소, SMR 등)는 물론 배터리, ESS 등 전기화(Electrification) 사업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출범일은 오는 11월 1일이다.

자연스레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덩달아 이사회의 역할 역시 한층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합병 전 SK이노베이션의 이사회를 보면 장단점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SK이노베이션은 평가 기준 시점인 지난해 말 사내이사 사내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6명의 합산 8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참여도, 견제기능, 평가개선프로세스 등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정보접근성, 구성, 경영성과 등 지표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수를 받았다.

◇255점 만점에 170점…'참여도' 최고점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상반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은 255점 만점에 170점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구성' 지표에서 45점 만점에 30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의장과 모든 소위원회 위원장이 사외이사인 점, 이사회 지원조직이 이사회사무국으로 별도로 운영되는 점 등 2개 항목에서 최고 점수(5점)를 받았다.

반면 이사의 다양성 항목에서 2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단일 국적으로만 이사가 구성됐으며 30대와 40대 이사가 부재한 점 등이 반영됐다. 이사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BSM(Board Skills Matrix) 항목에선 3점을 받았다. 개선 필요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SK이노베이션은 BSM을 사업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공개하지 않으며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만 공개하고 있다. 이마저도 이사 합산 통계만 제시할 뿐 이사 개별 평가를 제시하고 있지 않다.

'참여도' 지표에서는 40점 만점에 38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개최 빈도, 감사위원회와 소위원회 개최 빈도, 이사의 이사회 참여도, 이사에 대한 교육과 지원 등 8개 항목 중 6개 항목에서 최고점인 5점을 받았다.

이사회 구성원에 대한 자료제공 항목과 감사위원회를 위한 지원조직과 별도 교육과정이 있는지를 묻는 항목에서 각각 4점으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전반적으로 고르게 고득점을 받으면서 참여도 부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 지표의 경우 35점 만점에 33점을 받으며 고득점에 성공했다. 이사회에 대한 본인평가 결과 공시 여부와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의 고득점 여부 등 1개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6개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반면 개선안 관련 항목의 경우 이사회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고려돼 3점을 받았다.


◇견제기능도 우수…눈에 띄는 '경영성과' 부진

'견제기능' 지표의 경우 45점 만점에 38점을 받으며 준수한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적절하게 마련하고 있는가'를 비롯해 총 5개 항목에서 5점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명문화하는 등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의 경우 이사회를 통해 적절하게 마련하고 있다. 2021년 최고경영자의 후보군 관리 및 평가, 후보 추천 등 승계정책 전반의 사항을 인사평가보상위원회 및 이사회 규정에 명문화했다. 그후 대표이사 승계정책을 인사평가보상위원회 심의와 이사회 보고 및 의결을 거쳐 운영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외 △부적격 임원의 선임방지를 위한 정책이 적절히 마련돼 있는가 △총주주수익률(TRS)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는가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의 보수가 과도하게 책정되지 않았는가 △감사위원회는 3인 이상의 독립적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는가 등 항목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았다.

'정보접근성' 지표에서는 35점 만점에 21점을 받았다. 이사회 활동 내역의 공시 여부, 기업지배구조 공시 여부 등 2개 항목에서만 최고점을 받았다. 이사회 의안에 대한 찬반 사유 공개 여부는 하지 않고 있어 0점을 받았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에 대한 투명한 공개 여부 항목에서도 1점을 받는 데 그쳤다. SK이노베이션으로선 정보공개 투명성 측면에선 다소 미흡하다고 평가받을 수 있는 지점이다.

특히 '경영성과' 지표에서 55점 만점에 10점에 그쳤다. 총 11개 항목 중 1개 항목을 제외하고 모두 1점을 받는데 그쳤다. 나머지 1개 항목에선 '0'점을 받았다. KRX300 비금융기업의 평균치와 비교해 채점이 이뤄졌는데, 최하위 수준의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은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등 대부분 최하 점수를 받았다. 배당수익률 측면에선 점수를 받지 못했다. 석유사업 정제 마진 하락과 배터리 사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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