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2024 이사회 평가

'AI 투자회사 변신' SK네트웍스, 힘 보태는 이사회

이사진 참여도·정보접근성·평가개선프로세스 4점대, 견제·경영성과 보완도 예고

최은수 기자  2024-11-08 14:39:4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SK네트웍스는 올해부터 회사의 색채를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형 투자회사'로 바꿨다. 이사회 역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유연함과 역량을 갖추고 투명성을 제고하는데 힘쓰고 있다.

SK네트웍스의 이사회는 견제기능과 경영성과를 제외하면 대체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약점으로 지목받던 경영성과도 올해 들어선 준수한 개선세를 보인다. AI 분야 투자 성과를 기업가치 상승과 주주환원 등에 연결하며 선순환을 노린다.

◇참여도·정보접근성·평가개선프로세스 3개 지표서 4점대 성과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SK네트웍스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했다. 그 결과 255점 만점에 180점으로 산출됐다.


SK네트웍스는 참여도 지표에서 평균 4.4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체 점수로 살펴보면 40점 만점에 35점이었다.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개최횟수나 사외이사후보 풀(Pool)에 대한 관리 활동 등을 포함해 이사진의 회의 참여 등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다.

해당 기간 의무설치 위원회 외의 기타 위원회가 원활하게 개최되지 않은 게 유일한 '옥의 티'였다. SK네트웍스는 의무설치 위원회 가운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기능을 확대해 인사위원회로 재구성했고 감사위원회가 내부통제 및 내부거래와 관련한 제반 업무를 처리하는 구조인 점이 영향을 줬다.

평가개선프로세스에서도 고득점에 성공했다. 총점 35점 만점에 31점으로 평점 4.4점을 기록했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를 수행하지 않은 걸 제외하면 전 항목에서 만점을 받으며 선전했다. SK네트웍스는 이사진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이를 이사 재선임에 반영하고 있다. 다만 사외이사 '개별 평가'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스스로 보수적인 평가를 내놓은 점도 눈길을 끈다.

정보접근성 지표에서도 역시 고득점에 해당하는 4점대를 기록했다. 총점 35점 만점에 28점에 해당한다. 유일하게 낮은 점수를 받은 세부지표로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 후보추천 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던 점이다.

SK네트웍스는 2022년에 주가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한 이후 주주가치 제고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작년부터 시행한 자기주식 소각, 배당성향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처음 중간배당을 단행해 주주환원 정책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다만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향후 전망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은 약간의 감점 요인이 됐다.

구성 지표에선 평점 3.8점을 받으며 선전했다. 총점으로 살펴보면 9개 항목 총 45점 만점에서 34점을 받았다. 총 8명의 이사 가운데 사외이사가 과반인 5명이었으며 이사진 안에 40대 연령과 여성 인사도 포함돼 있었다. 특히 자체 이사역량구성표(Board Skill Matrix)를 꾸려 각 이사별 전문성과 강점을 투명하게 기술하고 공시했다.

◇아쉬웠던 견제기능·경영성과, 대거 개선 예고

SK이사회의 견제기능은 다른 지표 대비 다소 열위했다. 총점 45점 만점에 25점, 평점으로 환산하면 2.8점을 나타냈다. 2023년의 경우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없었고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의 보수가 더 높았던 점이 이사회의 투명성과 견제 역량을 깎는 요인으로 짚인다.

중간배당을 비롯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이사진의 성과를 총주주수익률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와 연동하지 않고 있다. 일부 임직원에게 스톡 그랜트를 지급하기는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2023년 경영성과는 SK네트웍스에 있어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사업형 지주사 전환을 선언하고 틀을 다지는 기간인 탓에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그러나 경영성과 지표에서도 꾸준히 주주환원책을 강화해 왔다. 먼저 주당 100~120원에 머물던 정기배당금을 2023년 결산부터 200원(우선주 225원)으로 상향한 게 시작이다. 이에 따라 2022년 262억원이던 배당총액은 2023년 405억원으로 늘었다. 1년 만에 67%나 증가한 수치다.

배당총액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총주주수익률(TSR)도 상승했다. SK네트웍스가 2023년 기록한 TSR은 55.6%다. KRX 300 상장사 평균치를 20% 이상 상회한다. 주가수익률도 50%를 넘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밸류업을 현실화한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