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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에쓰오일, 국제유가 하락에 '경영성과' 발목

[Weakness]③평점 2.1점 기록…실적·주가 부진 여파

김지원 기자  2024-11-20 17:27:14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에쓰오일(S-Oil)은 '경영성과' 지표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제 유가 하락으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으며 매출성장률, 영업이익률, 주가수익률 등 대부분의 지표가 악화됐다.

'견제기능' 지표에서도 다소 미흡한 면모를 보였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지 않고 이사회 안에 내부거래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 낮은 평가를 받았다. 주주가치 제고 성과를 고려해 이사의 보수를 책정하고 있지 않은 점도 개선 사항으로 꼽혔다.

◇매출·영업이익 성장률, 평균치 하회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상반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에쓰오일은 255점 만점에 160점을 받았다.

6개 지표 가운데 에쓰오일이 최하점을 기록한 지표는 '경영성과'다. 해당 지표는 크게 투자, 경영성과, 재무건전성 등 3개 카테고리로 나뉘어 11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에쓰오일은 투자 카테고리의 배당수익률, 경영성과 카테고리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문항을 제외한 문항에서 최하점인 1점을 기록했다. 평점은 2.1점이다.

KRX300 소속 비금융사(277개) 중 지표값 상·하위 10% 기업 데이터를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치를 평가기준으로 삼았다. 지난해 에쓰오일의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은 각각 -15.8%, -60.2%로 평균치(4.7%, -2.42%)를 크게 하회했다.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은 각각 138.7%, 1.9배, 5.7배를 기록하며 1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이 경영성과 지표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건 지난해 실적 부진 영향이 컸다. 지난해 연결 기준 에쓰오일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5조7267억원, 1조354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8%, 60.2% 감소했다. 연평균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제품가격이 하락한 점이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OPEC 산유국의 지속적인 감산, 지정학적 리스크가 혼재되며 두바이유 기준 유가가 연초 배럴당 80달러 수준에서 70달러 후반으로 떨어졌고 이는 에쓰오일의 재고관련 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주가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초 7만원대 후반에서 8만원대 초반을 오가던 주가는 지난해 말 6만원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정제마진 조정으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와 전년 대비 저조한 실적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부재, 내부거래위원회 부재 '아쉬움'

에쓰오일은 '경영성과' 외에도 '견제기능' 지표에서 2.7점의 평점을 받으며 타 지표 대비 개선과제를 많이 남겼다.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감사위원회를 3인 이상의 독립적 사외이사로 구성해 관련 문항에서는 최고점인 5점을 기록했으나 9개 문항 중 절반을 넘는 5개 문항에서 2점 이하의 점수를 받으며 평점이 낮아졌다.

에쓰오일은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아 해당 문항에서 1점을 기록했다. 명문화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은 가지고 있지 않으나 최고경영자 승계를 위한 내부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인 오너기업이 갖고 있는 최고경영자 승계 리스크가 없어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수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내부거래 통제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쓰오일은 이사회 내 내부거래위원회를 따로 설치하고 있지 않다. 이사와 회사 간의 거래, 공정거래법상 계열사와의 거래 등 대규모 내부거래 승인에 관한 사항은 이사회의 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총주주수익률(TSR)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책정하는지 여부를 묻는 문항에서도 1점을 받았다. 에쓰오일은 사외이사 보수 책정 시 업무수행의 책임과 위험성을 고려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정책을 문서화하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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