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도 SK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리밸런싱 작업에 한창이다. 미래 전략과 맞지 않는 사업들을 정리하고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1조2199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낸 '캐시카우' 자회사인 SK렌터카까지 매각했을 정도로 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SK그룹은 리밸런싱을 통해 효율적인 사업구조를 구축, 미래 성장동력에 자원을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각 계열사들의 재무구조 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다. 그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던차입금을 축소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리밸런싱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SK네트웍스의 재무지표 개선을 위한 노력에 대한 성과는 일부 나타나고 있다. 특히 SK렌터카 매각을 완료한 올 3분기 분기보고서에서는 더 개선된 성적표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차입금의존도 56.7→28.5% 절반 '뚝' 올 상반기 기준 SK네트웍스의 총차입금은 2조680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SK네트웍스의 총차입금은 5조1626억원에 달했다. 단 6개월 만에 차입금의 52%인 2조4825억원이 사라졌다. SK네트웍스가 2조4825억원의 차입금을 전량 상환한 것은 아니다. 올 상반기 동안 SK네트웍스가 빌리고 갚은 차입금을 더하면 마이너스(-) 5850억원여가 나온다. 줄어든 차입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금액이다.
차입금 규모를 감축할 수 있었던 것은 SK네트웍스가 렌터카 사업을 포함한 일부 사업부문을 매각하기로 결정한데 있다. 지난해까지는 △중국 사업부문 △자원 사업부문 △가전 사업부문만 매각예정비유동자산 목록에 있었는데, 올 상반기 말에는 △카타니 사업부문 △렌터카 사업부문이 추가됐다. 매각예정비유동자산으로 분류될 경우 전체 자산 및 부채는 연결 재무제표에는 매각예정비유동자산(유동자산) 및 매각예정부채(유동부채)로 반영된다.
올 상반기 말 SK네트웍스의 재무제표에서 매각예정부채로 계상된 금액은 3조142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까지는 298억원이었는데, 덩치가 큰 계열사인 SK렌터카 등이 추가되며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그간 SK네트웍스의 차입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온 계열사는 SK렌터카다. SK렌터카의 차입금을 포함한 채무가 매각예정부채로 분류되며 SK네트웍스의 차입금 계정에서는 빠지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SK네트웍스의 차입금이 줄어들며 차입금의존도 또한 56.7%에서 28.5%로 하락했다.
SK네트웍스의 차입금을 포함한 부채는 여전히 SK네트웍스의 유동부채로 잡혔다. 지난해 말 322.6%였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말 336.8%로 오히려 상승했다.
◇부채비율 300% 밑으로 떨어질듯 SK렌터카에 대한 매각 작업은 지난 8월 완료됐다. 이에 따라 올 3분기에는 SK네트웍스의 부채 중 매각예정부채 항목에서 SK렌터카의 몫이 아예 빠지게 된다. 올 상반기 기준 3조1420억원이었던 매각예정부채 중 대부분인 3조1172억원이 SK렌터카의 몫이다. 올 상반기 부채총계인 7조2414억원 중 43%가 SK렌터카의 부채였다.
이에 따라 오는 3분기에는 부채비율 감축 효과도 나타나게 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 재무제표에서 매각예정부채 중 SK렌터카의 몫을 빼면 SK네트웍스의 전체 자산은 약 5조5000억원, 부채는 4조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336.8%에 달하는 SK네트웍스의 부채비율은 300% 미만으로 떨어지게 된다. 자산 역시 감소하는 만큼 올 상반기 30% 미만으로 개선된 차입금의존도는 다시 40~50% 수준으로 오르게 된다.
단 SK렌터카 매각대금으로 SK네트웍스는 82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를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안정화에 활용한다면 재무지표가 추가로 개선될 여지가 크다.
SK렌터카 매각으로 차입부담을 일부 해소되기는 하겠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캐시카우 계열사 매각으로 인한 현금창출력 저하 역시 피할 수 없다. SK네트웍스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통해 추가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부채 감소로 이자비용 절감이 일어나 추가적인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순이익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출시할 SK매직의 AI 디바이스 등 신제품의 성공 여부와 신사업 방향성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