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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긍정적'과 SK E&S '부정적' 합쳐지면

SK이노, BBB급 회사와 합쳐 '긍정적 관찰대상'…결국 관건은 '배터리' 실적

이정완 기자  2024-07-26 07:35:28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 합병 발표 후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로부터 '긍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S&P로부터 투기등급을 받은 뒤 다시 투자적격 등급으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긍정적 관찰대상 지정은 SK E&S와 등급 격차를 고려한 기계적 조정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SK E&S는 S&P로부터 BBB급 신용평가를 받고 있다. BB급 회사에 BBB급 회사를 합치는 셈이니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당연히 긍정적이다. 반대로 SK E&S는 '부정적 관찰대상'이 됐다.

◇합병 후 '투자적격' 등급 회복 사활

최근 S&P는 SK이노베이션과 SK지오센트릭의 등급전망을 기존 'BB+, 안정적'서 ‘BB+, 긍정적 관찰대상(CreditWatch Positive)’으로 변경했다. SK이노베이션에 SK E&S가 더해지면 현금흐름 변동성을 줄일 수 있고 더불어 SK이노베이션의 투자 수요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신용도 개선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 신용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SK이노베이션에 합쳐지는 SK E&S는 ‘BBB-, 부정적 관찰대상(CreditWatch Negative)’에 올랐기 때문이다. S&P는 올해 3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한 노치(Notch) 낮췄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감소와 설비 투자 부담이 주된 원인이었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BB급은 투기등급으로 평가받는다. 이전까지는 투자적격 등급이었으나 단숨에 하이일드 등급으로 지위가 하락했다. BBB급 평가를 받고 있는 SK E&S 입장에선 ‘BB+’ 등급의 SK이노베이션과 합쳐지는 게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간 신용등급 자체가 다르다 보니 발생한 일"이라며 "향후 합병이 완료된 뒤 BB급과 BBB급 중 하나로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온, 배터리 사업 적자 폭 줄여야

물론 양사 간 합병이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SK E&S를 흡수 합병시킨 자체가 SK그룹의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지원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이다. 절차가 완료되면 SK㈜의 SK이노베이션 지분율도 36.2%에서 55.9%로 상승한다. 배터리 사업 살리기를 위한 그룹 차원 결단인 만큼 앞으로 잠재적인 지원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는 평이다.

그럼에도 투자적격 등급 회복을 위해선 배터리 실적 회복이 최우선이다. 지난해 6000억원 가까운 영업적자를 기록한 배터리 사업은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수요 감소와 고객사 재고 조정 등으로 인해 3315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S&P와 비슷한 시기 합병 관련 의견을 낸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 또한 유사한 시각이다. 무디스는 이번 합병이 신용도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으나 SK이노베이션 등급전망에 변화를 주진 않았다. 무디스는 지난달 중순 SK이노베이션의 등급 전망을 'Baa3,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합병의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지속적인 수익성 부진 및 빠른 설비확장에 관련된 램프업 리스크 등 비우호적 영업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상황이 부정적 전망이 부여된 주요 근거"라고 밝혔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결국 2분기 배터리 실적이 발표된 후 이를 바탕으로 평가를 할 예정"이라며 "적자 폭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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