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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

SK E&S 합병 참여한 마지막 CFO, 서건기 부사장

사내이사 진입 3주 만에 합병 결의…2021년까지 5년간 CFO 역임

김동현 기자  2024-07-18 13:29:10
올 상반기 SK그룹은 수시인사로 경영진의 빈번한 자리 이동이 일어났다. SK E&S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던 김형근 사장의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이동이 그 사례 중 하나다. 김 사장은 지난해 1월 SK E&S CFO에 앉은 지 약 1년6개월 만에 소속을 옮겼다.

신임 CFO로 김 사장의 뒤를 이은 인물은 서건기 부사장이다. 서 부사장은 과거에도 SK E&S 재무본부장으로 CFO 역할을 수행한 경험이 있으며 이후에는 패스키(미국 자회사) 매니지먼트 서포트장, 리뉴어블부문장 등을 맡아 SK E&S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담당했다. SK E&S CFO직을 다시 수행하기 시작한 기간은 한달여밖에 되지 않지만 그는 벌써 SK이노베이션과의 합병 계약 체결과 같은 굵직한 안건에 참여했다.

서 부사장이 SK E&S 이사회 합류는 지난달 24일 결정됐다. 6월1일자로 전임 CFO인 김형근 사장의 사임으로 SK E&S를 떠나면서 CFO 몫의 사내이사 자리가 공석이 됐다. SK E&S는 서 부사장을 신임 CFO로 내정하고 같은달 2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각각 이사회를 열어 양사 합병을 결정한 시점이 이달 17일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서 부사장이 이사회에 진입해 의결에 참여하기까지 불과 3주밖에 걸리지 않았던 셈이다.

SK E&S 이사회에 CFO가 활동하기 시작한 시점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사내이사 4인·기타비상무이사 1인 체제로 이사회가 운영되던 2010년대(2014~2020년)까지만 해도 대표이사 1인과 전력·LNG 담당 임원 각 1인, 경영지원부문장 1인 등 총 4명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처음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모회사 SK㈜ 몫의 기타비상무이사를 2명으로 늘리는 등 이사회 구성에 다양성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SK E&S 사내이사는 2명으로 줄었다. 유정준 부회장·추형욱 사장 2인 공동대표 시절인 2022년에는 이들 두사람이 사내이사로 활동했고, 그해 말 유 부회장이 대표직을 내려놓으며 이듬해 김형근 CFO가 사내이사로 진입했다.

CFO가 공식적으로 SK E&S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첫 사례다. 올해 김 사장의 SK에코플랜트 이동 후속인사로 SK E&S 재생에너지사업부문장을 맡던 서 부사장이 재무부문장 및 사내이사 자리를 이어받았다.

서 부사장은 약 8년의 SK E&S 임원 재직 기간 중 절반이 넘는 5년 동안 재무본부장을 역임했다. 2017년 임원을 달면서 재무본부장 직무대행에서 직무대행을 떼고 2021년까지 재무임원으로 CFO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패스키 매니지먼트 서포트장, 재생에너지사업부문장 등을 맡았다. 김 사장의 후임자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재무 전문가를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법인 출범 전까지 서 부사장의 과제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처분 방향성을 도출하는 것이다. SK E&S는 2021년과 2023년, 두차례에 걸쳐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3조원 규모의 RCPS를 발행했다. 발행 후 5년~5년6개월 이내에 상환이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우선 합병 선행조건에 합병기일(11월1일) 전까지 해당 RCPS를 전부 상환·감자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현물상환(SK E&S 도시가스 자회사)이나 현금상환 등의 방식을 고려할 수 있으나 일단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RCPS를 일단 유지하는 쪽으로 KKR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회사 방침에 따라 서 부사장은 양사 합병 전까지 RCPS를 놓고 KKR과 협의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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