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는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승부수를 띄워 사세를 키웠다. 국내외 투자사들에게서 자금을 유치하면서 1조원 넘는 밸류(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유통업계의 대표적 유니콘 기업 중 한 곳으로 도약했다.
이사회 역시 외형을 키워 10인 체제로 자리매김했다. 이사진의 커리어를 관통하는 핵심보직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안준형 대표, 이윤주 기타비상무이사, 신병호 사외이사가 재무총괄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장기 투자 유치 등 조달 전략을 설계하고 수익성에 내실을 기하는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과 맞닿아 있다.
◇10인 체제, 창업 원년멤버 '김영준·최우식' 오아시스의 이사회 총원은 현재 '10인'이다. △사내이사 4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으로 배치해 상장사에 준하는 라인업을 형성했다. 출범 원년인 2011년 당시만 하더라도 이사진은 사내이사 3인에 그쳤으나 투자금을 유치하며 구성원이 점차 늘었다. 2020년 말 5명, 2021년 말 6명, 2022년 말 9명으로 매년 확대를 거듭한 대목이 방증한다.
사내이사 4인방 가운데 김영준 경영전략총괄 이사는 오아시스 창업주다. 1969년생인 김 이사는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에 몸담고 있던 동료들과 합심해 2011년 회사 전신 우리네트웍스를 설립했다. 당시 생협 산하 30여개 위탁판매점에 유기농 식품을 공급하면서 사업기반을 다졌다. 이후 2017년 회사명을 지금의 오아시스로 바꾸고 새벽배송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온라인몰 '오아시스마켓'을 론칭했다.
김 창업자는 한때 오아시스 이사회에서 이탈한 적도 있다. 증시 입성 과제가 부상하면서 등기임원 겸직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김 창업자는 코스닥 기업 지어소프트 대표와 사내이사 직위를 2011년 이래 유지해 왔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회사의 신청인 임원이 관계사 임원 겸임을 제한하는 한국거래소 지침에 위배되는 만큼 오아시스 사내이사직을 2022년 1월 사임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물러난 김 창업자는 올 3월 주주총회를 계기로 오아시스 이사진에 복귀했다. 지난해 2월에 오아시스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부진을 겪고 코스닥 상장을 철회한 이후 등기임원 겸직을 제약하는 요인이 사라진 대목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기업들의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진출로 대응 방안 수립이 긴요해지면서 창업자 역할론이 커진 점도 한몫 했다.
김 창업자와 설립 원년부터 함께한 인물이 상품기획부문을 총괄하는 최우식 사내이사다. 최 이사는 오아시스 이사회에 가장 오랫동안 재임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편의점 납품업체를 거쳐 우리생협 상품기획팀장으로 근무하면서 김 창업자와 친분을 형성했다. 2017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 3년여 동안 대표이사를 맡아 오아시스마켓 플랫폼을 시장에 안착시키는 성과를 구현했다.
◇'상근감사→감사위' 개편, 내부통제 향상 취지 오아시스는 지금의 이사회 진용을 구축하면서 재무 전문성이 탁월한 인물을 영입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2021년 750억원, 2022년 100억원을 확보한 이래 에퀴티(자본) 확충이 중요한 조달 수단으로 부상한 만큼 투자 전략을 정교하게 다지는 취지가 반영됐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유니슨캐피탈 등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모니터링에 부응해 수익성 제어와 회계 관리에 내실을 기하는 목적도 내재됐다.
자연스레 등기임원 적격자를 물색하는데 재무총괄 이력이 중요하게 떠올랐다. 대표적인 사례가 안준형 대표 겸 이사회 의장이다. 안 대표는 한영회계법인 회계사를 거쳐 스타트업 파이텍, 싱가포르 엔지니어링 서비스 업체 지이테크(GETECH) 한국사업 등의 재무를 총괄했다. 2018년 김 창업자의 제안을 계기로 CFO로 합류하며 오아시스와 연을 맺었다.
이윤주 기타비상무이사의 커리어를 관통하는 키워드 역시 '재무'다. 이 이사는 이랜드리테일의 330억원 투자를 계기로 2022년 11월 이사회에 진입했다. 1989년 입사 이래 35년 넘게 이랜드그룹에 몸담은 인물로 △2006년 이랜드그룹 재무본부장 △2009년 이랜드 중국법인 CFO △2016년 이랜드리테일 CFO를 역임한 이력을 갖췄다. 2017년부터 이랜드그룹 재무를 총괄하는 직책을 수행해 왔으나 올 7월 휴직에 들어갔다.
신병호 사외이사 역시 다른 기업에서 CFO 역할을 수행 중이다. 신 이사는 한영회계법인에서 15년 동안 회계사로 재직하고 2017년 소룩스 관리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소룩스는 발광다이오드(LED)등, 형광등을 비롯한 조명기구 제조에 주력하는 업체로 2020년 11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신 사외이사가 오아시스로 합류한 2022년 3월 이사회는 기존 상근감사를 감사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별도기준 총자산이 2조원 미만이라 감사위 설치 의무를 적용받지 않음에도 내부통제 수준을 향상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단행한 조치였다. 신 사외이사를 비롯해 심준용 법률사무소 케이앤코 대표변호사, 김학민 법무법인 필로스 대표변호사가 감사위원을 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