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재무건전성에 타격을 받은 이랜드파크에 대한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의 전방위 지원이 지속됐다. 하지만 유상증자 자금 투입에도 투자지분 가치는 손상처리되고 있는 상태다. 자금지원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자체 현금창출력 회복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타격에 재무구조 악화…이랜드월드 전방위 지원이랜드파크는 이랜드그룹 미래부문의 호텔·리조트 담당 계열사다. 2006년 9월 하일라콘도를 운영하다 회사정리절차에 진입한 삼립개발을 이랜드그룹이 인수한 것이 그 시작이다. 한국콘도 콘도미니엄 운영권, 이랜드월드 여행사업부·외식사업부문, ㈜건영 콘도사업부문 등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말 기준 국내 켄싱턴 호텔·리조트 직영체인 14개 지점과 위탁운영 1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파크는 최근 수년간 과중한 부채로 어려움을 겪었다. 애초 부채비율이 200% 이상으로 높은 편이었다.특히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당기순손실 1521억원, 2021년 737억원을 기록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했다. 당기순손실 누적으로 자본이 감소한 반면 차입 조달로 부채가 늘면서 2021년말 부채비율이 1191.7%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랜드파크의 힘은 부동산에서 나온다. 지난해말 자산총계 7943억원 중 유형자산이 4305억원으로 이중 리조트영업용토지(2191억원·장부금액 기준), 토지(843억원), 건물(638억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랜드파크는 부동산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코로나19 상황을 돌파할 차입을 일으켜왔다. 지난해말 총차입금은 3056억원(리스부채 포함)으로 이중 2337억원에 대해 2619억원 규모 토지 등 유형자산이 담보로 제공됐다.
이랜드월드는 이랜드파크에 대한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이랜드월드가 자금보충확약을 체결하고 있는 이랜드파크 차입금 미상환잔액은 1695억원이다. 240억원에 대해서는 지급보증(채무보증)도 제공하고 있다. 대여금도 739억원에 이른다.
특히 당기순손실 누적으로 자본이 감소하자 이랜드월드는 이랜드파크에 대해 막대한 유상증자 자금을 투입했다. 이는 이랜드월드가 이랜드파크에 채무상환이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에 필요한 재무적 지원 약정(Support letter)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랜드월드는 2019년 10월 6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306억원을, 2020년 8월 44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서 225억원을 각각 책임졌다.
지난해 5월 19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서는 이랜드파크에 대한 대여금 중 일부인 969억원을 출자전환했다. 이는 2021년말 2220억원에 이르렀던 이랜드파크에 대한 대여금이 지난해말 739억원으로 감소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랜드파크는 잇따른 자본확충으로 2021년말 614억원까지 줄었던 자본총계를 지난해말 2343억원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차입금 일부도 상환하면서 부채비율을 239.0%로 다시 낮췄다.
◇현금흐름 회복 '아직'…투자지분 가치 손상처리하지만 이랜드파크는 지난해에도 1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폭이 줄었지만 결국 턴어라운드 여부를 좌우할 현금창출력 회복이 가시화된 단계는 아니다. 이 때문에 이랜드월드가 이랜드파크에 자본을 투입하더라도 투자지분 가치(장부금액 기준)를 지속적으로 상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랜드월드는 2020년 이랜드파크 투자지분 가치에서 702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2021년에는 215억원을, 지난해에는 325억원을 각각 손상처리했다. 지난해말 이랜드파크 투자지분 가치는 2417억원이다. 이랜드월드 전체 국내외 종속·관계기업 투자지분 가치(1조5081억원)의 16.0%에 해당한다.
이랜드월드의 자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여력을 보여주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난해말 96.3%에 불과하다. 자회사 유상증자에 따른 자금지원에도 이중레버리지비율이 100% 아래로 통제되고 있는 데는 투자지분 가치를 상각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랜드리테일도 자금지원 동원…유상증자 자금 투입이랜드그룹은 이랜드월드 완전자회사이자 유통부문 계열사 이랜드리테일에도 이랜드파크에 대한 자금지원을 분담시키고 있다. 이랜드파크 지분을 이랜드월드 51%, 이랜드리테일 49%로 양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삼립개발 인수주체로 나섰던 뉴코아가 이랜드리테일로 합병됐지만 이후 이랜드월드로부터 여행사업부와 외식사업부문를 인수하고 유상증자 자금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현재의 지분구조가 정착됐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월드와 달리 지난해말 기준 이랜드파크 차입금에 자금보충확약을 체결하거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지는 않다. 대여금의 경우 2021년말까지만 해도 300억원을 제공했지만 지난해말에는 이마저도 없었다.
다만 유상증자에는 자금을 투입했다. 2019년 10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294억원을, 2020년 8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서 216억원을 각각 책임졌다. 지난해 5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서는 대여금 출자전환분 300억원을 포함해 931억원을 책임졌다.
하지만 이랜드리테일도 이랜드파크 투자지분 가치를 상각하고 있다. 손상차손 인식액은 2020년에는 없었지만 2021년 163억원, 지난해 312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