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기업공개(IPO) 재도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증권사 실무진도 주관사 교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접촉 중이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다. 줄곧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회사 측은 여전히 IPO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관사 교체 가능성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실적 오아시스, 주관사 교체 가능성은 오아시는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4754억원, 영업이익 133억원을 거뒀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1%, 178% 증가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8억원에서 138억원으로 1632% 늘었다. 세 지표 모두 회사 설립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사이 충성 고객이 증가한 것이 주된 동력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기준 회원수는 170만명을 돌파했다. 월 6회 이상 제품을 주문하는 고객 역시 2022년 대비 4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모회사 지어소프트와 함께 개발한 솔루션 오아시스루트(OASiS ROUTE) 역시 실적 확대에 기여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올해 상장 재도전 여부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말 SSG닷컴이 IPO 작업 재개를 선언했다. 지난해 상장 문턱에서 도전을 철회했던 컬리 역시 최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월간 흑자를 3개월 연속 달성했다. IPO 추진을 공언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상장 주관사단과 교감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찌감치 흑자전환에 성공한 오아시스 역시 지속적으로 IPO 가능성이 거론되는 곳이다. 실제 지난해에는 스팩(SPAC)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을 검토한 바 있다. 논의 끝에 스팩 합병은 추진하지 않았으나 여전히 IPO 선택지는 열어둔 상태다.
최근에는 주관사가 아닌 다른 증권사와 IPO 관련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에서 거론하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여전히 상장 움직임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영업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먼저 미팅을 요청해 회사 측과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경쟁 강도 거세진 식품 이커머스…“내실 다지기 우선” 현재 국내 주요 IPO 하우스들은 모두 예비 딜 리스트에 식품 이커머스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쿠팡의 나스닥 상장 전후로 이커머스 플랫폼 ‘열풍’이 분 덕에 일찌감치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컬리·오아시스를, 미래에셋증권은 SSG닷컴 주관사를 맡고 있다.
단 SSG닷컴의 경우 실제 IPO 작업은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예비심사 청구에 나선다는 계획을 천명한 것과 달리 실제론 전체 주관사단 미팅을 한차례 진행한 이후 추가 논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욕을 보였던 주관사들 역시 올해 등판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해 1조6784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전년 대비 3.8% 감소한 수준이다. 연간 거래액(GMV)은 8% 가량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익성을 따지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되돌릴 정도는 아니다. 당장 IPO 추진보다는 플랫폼 고도화를 우선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 역시 이런 상황을 고려해 ‘추가 영업’에 나섰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SSG닷컴의 IPO 작업 진척이 더뎌지자 상장 계획이 있는 다른 후보군을 찾았다는 해석이다. 만약 SSG닷컴의 IPO가 임박한 상황에서 오아시스를 만났다면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다만 오아시스 측에서는 증권사와의 미팅에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고 있다. 식품 이커머스 분야의 경쟁 강도는 올해 들어 더욱 거세진 상황이다. 특히 쿠팡의 경우 막강한 플랫폼 경쟁력으로 신선식품(로켓프레시)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2023년 쿠팡 로켓프레시의 매출액은 약 5조320억원으로, 12.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상장을 노리던 경쟁자들도 현재는 다시 시장 경쟁력을 입증해야 할 시점이다. 회사 관계자 역시 “당장 IPO를 추진하기보다 내실을 먼저 다진다는 것이 변함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