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유니콘 이사회 분석

'중고거래' 당근마켓, 이사회 7인 중 과반이 '카카오 인맥'

김용현·김재현 공동창업자, 황도연 대표…'초기투자' 카카오벤처스 장동욱 이사도 등기

박동우 기자  2024-10-28 15:18:03

편집자주

'유니콘(Unicorn)'은 밸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을 의미한다. 유니콘 기업은 설립 이후 투자금을 유치하고 사업을 확장한다. 인수·합병(M&A)이나 증시 상장 준비로 도약 국면을 맞기도 한다. 성장 변곡점마다 달라지는 경영환경에 부응해 이사회 인적구성 역시 변화를 거듭했다. THE CFO는 국내 주요 유니콘 기업의 이사회 변화를 시계열로 조명하면서 중심으로 창업자와 개별 이사의 관계, 경력과 전문성, 선임 배경 등을 살펴본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을 운영하는 당근마켓의 이사회는 점진적으로 확장해 왔다. 창사 초기 3인 체제에서 현재 7인까지 늘었다. 인적 구성을 살펴보면 전체 구성원의 과반이 '카카오' 출신 인맥으로 형성된 특징이 드러난다.

김용현·김재현 공동창업자가 과거 카카오 재직 시절 만나 회사를 설립한 배경과 맞물렸다. 각자대표를 맡고 있는 황도연 사내이사 역시 카카오 커머스 사업부문 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하다가 2022년 영입됐다. 초기 투자를 단행한 카카오벤처스의 임원도 현재 기타비상무이사로 등기돼 있다.

◇회사 설립 당시 '3인' 불과, 점진적 확장일로

당근마켓 이사회에는 현재 7명이 포진해 있다. 사내이사 4인과 기타비상무이사 3인의 구성을 채택했다. 2015년 7월 처음 회사가 설립됐을 당시 이사진은 사내이사 3명에 불과했으나 2018년 말 5명, 2019년 말 6명 등으로 점차 총원을 늘렸다. 지금의 7인 체제를 구축한 시점은 2022년이다.

구성원 면면을 살피면 과반수인 4명의 경력이 '카카오'와 맞닿아 있다. 사내이사로 등기된 김용현·김재현 공동창업자는 카카오에 함께 근무하다가 의기투합해 당근마켓을 창업했다. 1978년생인 김용현 대표는 삼성물산 금융팀과 네이버 서비스전략팀 등을 거쳐 2011년 카카오로 자리를 옮겼던 인물이다. △플러스친구 태스크포스(TF)장 △카카오플러스 TF장 △게임플랫폼팀장 등의 직책을 지냈다.


김재현 공동창업자는 1979년생으로 2012년 카카오에 입사한 이력을 갖췄다. 이전에 소셜커머스 업체 '씽크리얼스'를 창업했는데 카카오가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연을 맺었다. 당근마켓 출범 이래 김 창업자는 줄곧 공동대표로 재임했으나 2022년 11월 각자대표 체제 전환을 계기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내이사 직위를 유지하는 대신 최고전략책임자(CSO)로 부임해 중장기 성장 비전을 수립하는 과업을 수행해 왔다.

2022년 당근마켓 이사진으로 영입된 황도연 각자대표 역시 카카오에 오랫동안 몸담은 인물이다. 황 대표는 컴퓨터공학 전공을 살려 2000년대 미국 정보기술(IT) 컨설팅 회사 액센츄어, 국내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 11번가에서 근무했다. 이후 2011년 카카오로 이직해 2021년까지 커머스 사업부문 총괄 부사장, 블록체인 TF 사업 리드 등을 맡아 활약했다. 현재 황 대표는 국내 사업을 이끌고 김용현 대표가 미주 시장 진출 등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 분담을 설정했다.

재무적 투자자(FI) 가운데 2018년 4월부터 당근마켓 이사회에 참여 중인 장동욱 기타비상무이사는 카카오가 전액 출자한 계열사 카카오벤처스 이사로 재임하고 있다. 장 이사는 하나금융투자에서 인터넷·게임 분야 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2014년 카카오벤처스로 자리를 옮겼다. 비즈니스 애널리스트(BA)를 시작으로 투자팀장, 수석팀장을 거쳐 2021년 지금의 이사직까지 올랐다.


◇투자로 연맺은 'SBVA·알토스' 인사도 참여

카카오벤처스는 2016년 당근마켓의 첫 기관 투자자로 13억원을 집행하며 연을 맺었다. 이후에도 추가 재무 지원을 단행했다. 2018년 57억원 규모의 시리즈B 라운드, 2021년 1789억원을 조달한 시리즈D 클럽딜에 잇달아 참여한 대목이 방증한다. 카카오벤처스는 지난해 당근마켓 지분을 일부 팔아 원금 대비 150배가 넘는 회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당근마켓은 카카오벤처스 외에도 여러 기관의 자금을 확보하며 사세를 키웠다. 창사 이래 누적 2270억원을 조달했다. SBVA(옛 소프트뱅크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등 국내 투자사에 국한하지 않고 △스트롱벤처스 △굿워터캐피탈 △알토스벤처스 △DST글로벌 △레버런트파트너스 △아스펙스매니지먼트 등 해외 벤처캐피탈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투자금도 수혈했다.

자연스레 외부에서 지원한 자금이 사업 수행에 적절하게 투입되는지, 연간 경영 목표를 원활히 이행하는지 등을 상시 점검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당근마켓 이사회에 FI 측 인사들이 진입한 배경이다. 현재 장동욱 이사를 포함해 기타비상무이사 3인이 포진해 있다.


2022년 1월에 부임한 최지현 SBVA 상무는 이은우 전 시니어 파트너(현 SBVA 고문)의 기타비상무이사 직위를 물려받았다. 앞서 이 전 파트너는 2018년 4월 당근마켓 이사회에 처음 참여한 이래 3년여 동안 등기임원으로 지냈다. SBVA 역시 2018년 45억원을 집행하면서 당근마켓과 접점을 형성했다. 당시 투자 건을 검토한 심사역이 최 상무다.

오문석 알토스벤처스 파트너도 2019년 8월 이래 현재까지 5년 넘게 기타비상무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오 이사는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자기자본투자부문(PIA)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 출신 인사로 2016년 지금의 알토스벤처스 파트너로 이직했다. 알토스벤처스 역시 2019년 시리즈C, 2021년 시리즈D 라운드에 연속 참여해 당근마켓 주주로 자리매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