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98위 정도에 위치한 삼화콘덴서는 우수한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수년째 적자 없이 사업을 영위한 우량업체다. 시설투자도 영업현금흐름 내에 집행하면서 보유현금이 차입금보다 많은 순현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을 제외하고는 잉여현금흐름이 순유출(-)로 돌아선 적도 없다. 차입금과 이자부담은 곳간에 쌓인 현금성자산 규모에 비하면 소액에 그쳤다. 오히려 여윳돈으로 단기금융상품을 굴리며 이자수익을 확대했다.
◇3년간 설비투자로 생산능력 39% 증량 삼화콘덴서는 2014년 이후로 한 번도 영업적자를 낸 적이 없는 우량업체다. 2020년 들어 연결기준으로 연간 200억~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달성하며 내실을 다졌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본업에서 창출된 영업현금흐름도 매년 300억~400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설비투자 등 자본적지출(CAPEX)은 영업현금흐름 내에서 집행했다. 2020년 69억원이던 CAPEX는 2021년 202억원으로 늘더니 2022년 242억원, 지난해 254억원으로 연간 200억원대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영업현금흐름은 355억원, 485억원, 343억원으로 CAPEX를 웃돌고 있다.
꾸준한 CAPEX로 생산능력(Capa, 캐파)은 계속 증대했다. 삼화콘덴서는 현재 국내 용인공장과 해외에 인도네시아, 태국, 폴란드에 공장을 두고 있다. 용인공장의 캐파는 2021년 1744억원에서 2023년 2495억원으로, 해외공장은 284억원에서 326억원으로 확대됐다. 전체 캐파는 2028억원에서 2821억원으로 39% 증량됐다.
올해는 시설 등에 들이는 총 투자액이 60억원 정도로 계획돼 있다. 지난 3년(2021~2023년)간 매해 200억원 이상의 지출을 유발하던 설비투자는 일단락된 셈이다.
영업현금흐름이 충분히 CAPEX를 감내하기 때문에 차입금을 끌어올 이유도 적다. 2020년 179억원이던 총차입금은 2021년 163억원, 2022년 111억원으로 줄더니 작년에는 88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는 41억원으로 더 줄었다.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성차입금은 6억7400만원, 1년 이상의 장기차입금 34억원에 불과하다.
◇곳간에 쌓이는 현금, 매년 줄어든 차입금 덕분에 잉여현금흐름도 순유입 추세가 지속됐다. 본업을 통해 창출된 현금흐름에서 CAPEX와 배당 등으로 나가고 남은 현금흐름을 뜻하는데 2020년 224억원, 2021년 120억원, 2022년 19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37억원으로 줄었으나 올 3월 말에는 73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2019년 이후로는 잉여현금흐름이 순유출로 돌아선 적이 없다.
잉여현금흐름이 몇 년째 순유입이란 것은 곳간에 돈이 쌓인다는 의미다. 삼화콘덴서의 단기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2020년 416억원, 2021년 530억원, 2022년 695억원, 2023년 707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1분기에는 695억원으로 조금 줄었다.
탄탄한 곳간을 보유한 만큼 현금자산이 빚보다 많은 순현금 상태를 수년째 유지하고 있다. 당연히 레버리지 지표도 모두 우수한 수준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부채비율(총부채/총자본)은 28.8%, 차입금의존도(차입금/총자산)는 1.3% 수준이다. 통상 부채비율은 200% 미만, 차입금의존도는 30% 미만일 경우 재무상태가 건전한 기업으로 본다. 이 기준에 맞춰보면 삼화콘덴서는 상당히 우수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삼화콘덴서 측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유동자산은 전년대비 9.1% 증가한 1770억원"이라며 "이는 금리인상에 따른 수익 증대를 위해 단기금융상품을 218억원 늘린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단기금융자산은 지난해 말 339억원에서 올 3월 말 388억원으로 늘었다.
여윳돈을 금융상품으로 굴리면서 이자수익을 얻었다. 특히 최근 2년간의 금리인상 효과 덕에 이자수익도 크게 늘었다. 2021년만 해도 6160만원이었던 이자손익(이자수익-이자비용)은 2022년 11억원, 작년에는 17억원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