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설립된 강관 전문기업 '동양철관'의 손실폭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보유한 금융부채에서 발생한 손실이 당해 대거 인식된 탓이다. 해당 손실분은 가외비용으로 처리되며 순익을 크게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차츰 회복세를 보이던 영업성과가 무색해진 모습이다.
이 같은 손실분은 대부분 채무증권에서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동양철관이 발행한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다. CB 발행 당시 조건으로 부여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과 전환권 등이 당기손익 인식 금융부채로 잡히며 영업외비용을 키웠다.
이로 인해 당기순손실이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연결 순손실은 전년 대비 7배 가량 악화된 209억원을 기록했다. 당해 가외비용이 늘어난 탓에 당기순익이 위축됐다.
손실을 키운 것은 기존에 보유한 47회차 CB다. 지난해 3월 신사업인 대형 각관 부문 추진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했다. 이 사채에서 발생한 손실이 금융비용으로 반영되며 전체 영업이익을 갉아먹었다. 올 상반기 동양철관 연결 금융비용은 전년 대비 230% 이상 증가한 207억원으로 나타났다.
CB 전환권 등이 당기손익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 전환권과 풋옵션이 당기손익 공정가치 측정 금융부채로 간주돼 관련 손실이 손익계산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조건행사 권리가 사채권자에게 있어 해당분 만큼이 현재 동양철관 재무제표에 금융부채로 인식돼 있다. 올 상반기 말 CB 전환권 및 풋옵션에 따른 당기손익 인식 금융부채는 총 111억원이다.
근래 CB가 주식으로 활발히 전환되며 금융손실도 함께 늘었다. 상반기에만 총 180억원이 잡혔다. 이는 사채권자의 CB 전환에 따라 동양철관 손익계산서상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당기손익 공정가치 측정 금융상품 거래손실분이다. 총 120억원이 금융비용으로 빠졌다. 이 밖에 단순 평가손실도 60억원 가량 제했다.
이는 채권자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 투자차익을 회수한 덕이다. 지난 3월 CB 전환 청구 기일이 도래한 후 현재까지 총 CB 발행 물량의 절반 이상이 주식으로 전환됐다. 올해만 6차례 전환권이 행사됐다. CB 주당 전환가액은 731원으로 올 상반기 동양철관 최고가(1678원) 대비 2배 이상 낮다. 사채권자 입장에서 투자차액을 넉넉히 회수할 수 있었던 조건이다.
다만 금융부채를 대거 털어낸 덕에 재무안정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거뒀다. 동양철관은 올 반기 말 연결 부채비율을 100% 초반 수준까지 낮췄다. CB 전환으로 재무제표상 부채총액이 감소했고 반면 자본총액은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발행 주식수가 늘어나면서 자본금 및 자본잉여금이 각각 증가했다. 사채 전환이 당장 손익 측면에선 불리하게 작용했지만 재무구조 개선엔 효과를 본 셈이다.
동양철관은 올해 강관 판매분을 늘리며 영업성과 확보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HSG성동조선'으로부터 수주 받은 1300억원 규모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용 강관 공급 등이 반영된 영향이다. 매출이 증가하며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수익성 악화로 영업손실이 발생했던 것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변화다. 당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순유입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