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사 '서연이화'가 현금 유동성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신규 생산 라인 확보 및 지분투자(M&A) 등 공격적인 외연 확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유동 현금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대내외적 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영업에서의 현금이 원활히 순환될 수 있게 근래 운전자본 최적화 작업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어느 정도 재무 여력을 확충한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부터 순자산을 꾸준히 늘리며 차입 확대에 따른 부담을 경감시키고 있다. 투자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며 소요 자금도 증가하는 추세지만 재무 건전성은 외려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내년까지 우선 자본적지출(CAPEX) 확대 기조는 유지하는 만큼 현금 흐름 관리 이슈는 더욱 주요히 다뤄질 전망이다.
서연이화 관계자는 9일 "고환율,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자금 조달 환경이 상대적으로 우호적이지 않았고 주 영업처인 미국 현지 인건비 등 손익 측면의 부담도 따랐던 탓에 경영 상 현금 유동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며 "전체적으로 봤을 때 드라마틱한 변화를 내기 보단 매 분기 등 단기 유동성 확충 및 개선 작업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채권 회전율 개선 성과…재고자산 누적 따른 순유출은 지속 운전자본 효율화 작업이 대표적이다. 채권 등이 누적되지 않도록 자금 회수 주기를 단축하며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서연이화 매출채권 회전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연결 매출채권 회전율은 8.3회를 기록,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3회 가량 더 올랐다. 동일한 기간 매출액 대비 누적 매출채권이 감소했다는 뜻으로 그만큼 현금 회수가 더 원활히 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채권 회수 기간이 더 짧아진 점도 이를 반증한다. 서연이화는 현재 평균 한 달 반 간격으로 매출채권을 현금화하고 있다. 2014년 '서연'으로부터 인적분할되며 설립된 초창기 2달 이상씩 소요되던 채권 회수 기간을 눈에 띄게 단축했다. 최근 1년간 평균 채권 회수 기간은 47일로 집계된다. 현금흐름표 상에서도 지난해 총 160억원 규모의 매출채권을 털어내며 현금 유입을 개선했다.
이와 비교해 재고자산 관리는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외려 초창기보다 매출로 연결되는 기간이 늘었다. 올 2분기 서연이화 연결 재고자산 회전율은 17회로 20회 이상을 기록했던 초기 수치와 비교하면 하락했다. 근래 재고자산 누적에 따른 현금 유출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누적 재고분에서 총 200억원 가량의 현금이 빠졌다. 올 상반기에도 해소하지 못한 재고자산 영향으로 순유출 기조는 이어졌다.
서연이화 관계자는 "운전자본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고자산을 최적 상태로 유지하고 채권·채무를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식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 고객사 매출 증가에 따라 함께 수혜를 받는 상황이지만 현지 인건비나 운반비 등 영업 비용 이슈가 있다 보니 실적 및 현금 확보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물 위주 차입, 자본 확충으로 빚 부담은 낮춰 동시에 차입 규모는 계속해서 늘리고 있다. 주로 금융기관 대출을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서연이화 총 금융부채는 6500억원대로 집계됐다. 대부분 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장단기 차입분이다.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저렴한 단기 차입금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다만 만기가 1년 이내로 짧다 보니 차환 전략 수립 등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현재 해외 사업장을 다수 거느리고 있어 외화대출도 상당액 포함됐다.
서연이화 측은 "평소 비교적 금리가 저렴한 대출 상품으로 대환하거나 국책 대출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채무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 체력은 뒷받침되고 있다. 금융부채가 늘어나는 반면 차입비율은 하락하는 모양새다. 이는 순자산이 증가한 덕이다. 영업익 확보에 따른 이익잉여금 증가 및 금융상품 가치 상승에 따른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증가 영향으로 서연이화 연결 자본총액은 확대됐다. 올 상반기 말 연결 차입금비율은 62%로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같은 기간 금융부채는 1700억원 가량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