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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캡 리포트

'이사회 준수율 0%' 명신산업, 지배 체계는 낙제점

③지배구조 등급 2년째 '최하'…이사회 내부통제 장치 미비

김소라 기자  2024-07-26 16:02:45

편집자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선 상위 100개 기업이 시가총액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반대로 나머지 700여개 상장사의 비중은 10%대에 그친다. 코스피 내에서도 자본의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더벨은 이같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미드캡 기업을 파악하고 그간 시장의 관심에서 한 발짝 비껴나 있던 중형 상장사의 가려진 재무 체력과 경영 역량을 들여다본다.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 부품 공급사 '명신산업'의 지배 체제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평가를 받는다. 2020년 말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 진행된 두 차례 지배구조 평가에서 모두 최하위 등급을 부여받았다. 기업공개(IPO) 후 단기간 덩치는 빠르게 키웠으나 내부 통제 등 지배 시스템은 손보지 못한 모습이다.

명신산업은 현재 특수관계자와 거래가 상당액 발생하고 있다. 원재료 매입, 제품 매출 등 영업 활동 과정에서의 거래가 대표적이다. 이와 관계 없는 일반 자금 거래도 일부 감지된다. 이처럼 평소 그룹 내부 거래가 다수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를 위한 장치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명신산업은 지배구조 체계가 계속해서 하위 등급에 머물러 있다. 최근 2년간 한국ESG기준원이 실시한 지배구조 평가에서 연이어 D 등급을 부여받았다. 이는 총 7개 세부 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재 지배구조가 매우 취약하며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상당한 체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100% 출석 안한 이사회 의장, 자체 내부통제 정책은 부재

당해 공개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서도 이같은 내용이 드러난다. 명신산업은 연결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상장사 지배구조 보고서 의무 공시에 따라 올해 처음 동 보고서를 발간했다. 명신산업은 금융 당국에서 권고하는 지배구조 모범 규준 중 일부만 준수하는 상황이다. 특히 모범 규준 구성 항목(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중 이사회 준수 항목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이사회 운영과 관련한 항목이다. 명신산업은 최우철 대표를 이사회 의장으로 두고 경영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지배구조 모범 규준에선 사내이사 견제 등 사외이사 역할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를 의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선임 사외이사를 두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명신산업 사외이사는 1명으로 선임 사외이사는 별도 존재하지 않는다. 최우철 대표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음에도 지난해 출석률이 100%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난다.

내부 거래 감독을 위한 이사회 단의 견제 장치도 부재했다. 이사회가 기업 전체 리스크 관리 책임을 지는 만큼 지배구조 모범 규준 평가 항목엔 이사회의 내부 통제 정책 마련 여부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명신산업은 이사회 내 전사 위험 관리를 위한 내부 통제 및 리스크 관리 규정을 따로 마련하지 않고 있다.

평소 계열사 간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는 명신산업의 경우 그렇지 않은 타 법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대주주와 일반 주주 간 이해 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사회 자체적으로 내부 거래를 감시·감독할 장치 마련 필요성이 더 높지만 관련한 정책은 부재한 상황이다. 그간 내부 거래는 단순히 이사회에 관련 내용을 안건으로 부의하고 승인하는 형태로 이뤄져 왔다.

◇계열사 대규모 자금 지원…밸류는 하락세 지속


일례로 명신산업은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형제사에게 자금적 지원을 제공했다. 마찬가지로 차량 부품 사업을 하는 특수관계사 '명신'의 생산 설비를 매입하고 대가로 220억원을 지급했다. 해당 법인은 지난해 기준 총 530억원대의 순손실을 인식하는 등 근래 영업이 녹록지 않은 상태다.

명신산업은 당해 모회사인 '엠에스오토텍'에 180억원을 대여해 주기도 했다. 해당 거래는 지난 몇 년간 비슷한 규모로 계속해서 이뤄져 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엠에스오토텍으로부터 대여금 회수 명목으로 인식한 금액은 10억원에 그친다. 명신산업 일반 주주 입장에서 보면 회사 자금이 장기적으로 신규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 것이 아니고 원활한 회수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명신산업 관계자는 "세부 개선 계획을 밝히긴 어렵지만 미진한 부분에 대해선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보완 방향들을 대략적으로 기재해 뒀다"며 "거버넌스와 관련한 내부 논의 방향은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기업가치는 지난 몇 년간 계속 하락세다. 명신산업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6.5배로 상장 이듬해인 2021년(34.8배) 대비 1/5 수준으로 하락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현재 1.2배에 머물러 있다. 올해 배당을 처음 실시하며 주주 환원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영업 성과 대비 배당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금년 배당 성향은 3.4%로 나타났다. 배당 수익률은 0.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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