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휠 생산업체 '핸즈코퍼레이션'이 지배구조 현황 발표 첫해 미진한 성적을 거뒀다. 금융 당국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대상으로 의무 공시토록 하는 거버넌스 보고서와 관련 최하점을 기록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배구조에 대한 객관적 평가 지표 중 하나로 일반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과도 높은 상관 관계를 가진다.
덩달아 핸즈코퍼레이션은 투자자들의 신뢰마저 잃은 모습이다. 각종 투자 지표들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자본총액의 6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수치만 놓고 봤을 때 절대적으로 저평가되는 상황이다. 이에 기투자자 측에서 대규모 자금 상환을 요구하는 등 재무제표 상의 부담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핸즈코퍼레이션은 올해 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기업 중 최하위 점수를 기록했다.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등 거버넌스 체제에 대한 평가 지표 가운데 충족 항목이 전무했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상장사 ESG 평가를 위한 비재무 정보 수요 증가 및 책임 투자 규모 확대 등에 대비해 2019년부터 공시를 의무화한 건이다. 핸즈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말 연결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기준에 부합하며 올해 처음으로 보고서를 발간했다.
핸즈코퍼레이션은 당해 동 보고서 발간 기업 중 유일하게 핵심 지표 준수율이 0%로 나타났다. 지배구조 핵심 지표가 선진화된 지배 체계에 부합한다고 평가되는 만큼 핸즈코퍼레이션은 이와 반대인 낙후된 거버넌스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중심으로 지배구조의 질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흐름과 상반된다. 지배구조가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이러한 거버넌스 개선 움직임은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핸즈코퍼레이션 내부적으로도 일부 노력은 감지된다. 사전에 ESG 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 개정 작업을 마쳤다. 이에 따라 이른 시일 내 동 위원회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감사위원회도 선제적으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다만 현재 기타비상무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측 인원이 사외이사 대비 2배 수준으로 경영 무게중심은 다소 치우친 상황이다.
핸즈코퍼레이션은 경영진과 지배 주주로부터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이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 등은 제시하지 않았다. 현재 지배 주주인 승현창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이를 보완키 위한 선임 사외이사 제도 시행 등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장기간 힘쓰지 못하는 밸류가 이같은 부진한 거버넌스 체계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이 자체 ESG 보고서를 통해 분석한 지배구조 보고서 핵심지표 준수율 상·하위 기업 주가 추이를 보면 각각의 흐름은 상반되게 나타난다.
일례로 '포스코홀딩스', '한국가스공사' 등 지배구조 보고서 핵심지표 준수율 상위 기업은 지난해 초부터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거나 낙폭을 방어한데 반해 하위 기업 밸류는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NH투자증권은 동 보고서를 통해 "ESG투자는 장기 수익성을 제고하고 위험을 낮추는 투자"라며 "이에 기초한 책임투자 성과 차별화도 향후 가속화될 전망"이라 짚었다.
핸즈코퍼레이션의 부진한 밸류는 기투자금 상환 이슈로도 이어졌다. 밸류가 반등하지 못하면서 기관투자자 측에서 투자금 조기 상환을 요구한 탓이다. 이는 핸즈코퍼레이션이 지난 2020년 9월 시드그린 사모투자합자회사를 대상으로 발행한 12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분이다.
당초 RCPS 발행가액(전환가액)은 8140원으로 책정된 반면 근래 주가는 2000원대에 머무르면서 기관 입장에서 주식 전환에 따른 차액 회수가 어려워졌다. 결국 핸즈코퍼레이션은 배당 가능 이익의 약 73%를 투입, 기투자자로부터 자사주를 매입해 이를 해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