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최상위 지배기업인 광윤사의 대주주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대표이사지만 그룹의 총수는 명실상부 신동빈 회장이다. 신 회장이 한국과 일본에 걸쳐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국내 4곳, 일본 15곳으로 합치면 총 19개사의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연봉킹 반열에 자주 오르는 것도 등재된 여러 회사에서 보수를 받기 때문이다. 특히 신 회장은 등기이사에 등재된 회사의 변동이 잦다. 경영권 분쟁 여파로 한때 국내에서만 12군데의 등기이사를 겸했던 그는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등기직을 내려놨지만 이후 순차적으로 국내·외 주요 계열사 이사회에 입성했다.
◇신 회장, 한·일 계열사 19군데 등재…국내 미등기 임원도 3곳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는 97개 계열사 가운데 총수(신동빈 회장)가 등기이사로 등재된 곳은 4곳이다. 그룹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와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케미칼이다. 신 회장은 3개 계열사에 미등기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롯데물산과 롯데쇼핑, 호텔롯데이다.
그가 매년 재벌가 연봉킹 후보에 오르는 이유도 국내에서 1인 7역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상반기 신 회장의 보수를 보면 롯데지주 45억3300만원, 롯데쇼핑 11억500만원, 롯데케미칼 19억1500만원, 호텔롯데에서 10억6100만원, 롯데웰푸드 10억2500만원, 롯데칠성음료 10억7000만원, 롯데물산 5억4500만원으로 총 112억5400만원에 이른다.
롯데그룹은 국내 대규모 기업집단 가운데 일본 롯데홀딩스·광윤사 등 21개 국외 계열사가 부산롯데호텔, 호텔롯데 등 13개 국내 계열사에 직·간접적으로 출자한 구조다. 롯데호텔, 호텔롯데, 롯데물산 등 국내 5개 계열사는 국외 계열사 지분의 합이 절반 이상이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국내 계열사뿐만 아니라 국외 계열사에도 등기임원직을 갖고 있다. 공정위는 2021년 기준부터 총수의 국외 계열사 직함도 공개하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와 L1~12투자회사,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등 일본에서 15개 등기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국내 계열사 등기직까지 합치면 총 19개에 이른다.
◇한일 관계 악화로 유니클로 사임, 대신 롯데칠성음료 입성 신 회장이 L투자회사 12개 전체의 대표이사가 된 시점은 2015년 6월부터다. L투자회사 12개 가운데 11개는 롯데지주와 함께 그룹 소유구조 핵심인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나눠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지분 19.1%)지만 이들 L투자회사의 지분을 합치면 전체의 3분의 2가 넘는다. L투자회사 장악이 곧 한국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쥐는 구조다.
신 회장은 2018년만 해도 국내 12개 계열사의 등기직을 갖고 있었다. 국내 대기업집단 회장 중 단연 압도적인 숫자다.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력 계열사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던 중 사법리스크에 휘말렸던 2019~2020년에는 등기이사직을 대거 내려놓으면서 줄었다.
롯데제과 등기는 롯데푸드와의 합병으로 롯데웰푸드 등기이사로 변경됐고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유니클로 운영사인 FRL코리아 등기에도 빠졌다. 이때 캐논코리아 등기직도 내놓았다. 대신 2022년부터 롯데칠성음료 이사회에 들어갔다. 신 회장의 잦은 등기이사직 변동은 경영권 분쟁, 사법리스크, 시대적 상황과 그룹의 주력 계열사 변화 등의 영향이 컸다.
롯데그룹 총수일가 구성원이 등기이사로 등재된 곳은 5개사다. 이 가운데 4개사는 신 회장이고 나머지 한 곳은 신동주 대표가 세운 SDJ코퍼레이션이다. 신 대표에 이어 그의 아내 조은주 씨가 2017년부터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돼 있다.
이곳은 신 대표가 지분 100%를 전액 출자한 회사로 롯데그룹과의 지분관계는 없으나 신동주 대표와 신동빈 회장과의 혈연관계(혈족 2촌) 탓에 계열로 분류됐다. 사업적 연관성은커녕 적대관계지만 공정거래법상 같은 계열로 묶어놓을 친족범위 기준에 포함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