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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롯데칠성음료는 이사진이 연간 이사회 활동을 평가한 결과를 수치화해 투자자에게 공개한다. 이사회 운영 효과와 업무 성과를 검증하고, 책임 의식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2년 전보다 자체 평가 점수는 올랐지만 구체적인 개선 사항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THE CFO가 진행한 이사회 평가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총 255점 중 171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 이사회를 △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 성과 등 6가지 공통 지표(각 5점 만점)로 평가한 결과다. 지난 5월 발표한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롯데칠성음료는 평가 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서 가장 높은 평점인 4.3점을 받았다. 7가지 세부 평가 항목 중 △이사회 평가 결과 공개 여부 △사외이사 개별 평가 수행 여부 △사외이사 평가 결과 재선임 반영 여부 △이사회 구성원 적격성 등에서 최고점(5점)을 얻었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 지표 내 나머지 3가지 세부 평가 항목은 3점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ESG기준원이 부여한 ESG 등급 중 지배구조 등급이 B+라 해당 세부 평가 항목은 4점을 받았다. 이사회 평가 수행 여부와 평가 결과에 기반한 개선안 마련 여부를 채점하는 세부 항목은 각각 3점을 받았다. 롯데칠성음료가 이사회 활동을 평가할 때 외부 평가를 받지 않고, 개선안을 공개하지 않아 일부 점수가 깎였다.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부터 매년 한 차례 이사회 활동 평가를 진행했다. 이사회 역할과 책임, 구성, 운영, 이사회 내 위원회 항목으로 구성된 설문을 이사회 구성원이 자체적으로 평가한 뒤 그 결과를 이사회에서 논의했다. 이사회 평가 결과는 이사회 참석률, 안건 논의에 대한 적극성, 전문적 자문 제공 여부와 함께 사외이사 재선임 검토에도 활용한다.
지난해 이사회 활동 평가 점수는 2021년보다 상승했다. 2021년 4.8점이었던 △이사회 구성 △이사회 운영 △이사회 내 위원회 항목이 지난해 모두 4.9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이사회 역할과 책임은 4.9점을 유지했다. 점수가 오른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롯데칠성음료는 6가지 공통 지표 중 △구성(3.9점) △참여도(3.5점) △정보 접근성(3.5점) △견제 기능(3.4점) 평점은 3점대를 기록했다. 이사회 활동 성적표인 '경영 성과' 지표 평점은 2.4점이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지만, 이사회는 사외이사 중심으로 구성했다. 지난 3월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선임사외이사도 뽑았다. 경영위원회를 제외한 5개 위원회(내부거래감시·보수·ESG·사외이사후보추천·감사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꾸렸다. 올해 그룹 행보에 발맞춰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도 공개했다.
참여도 지표에서는 연간 이사회 개최 횟수가 6회 이하라 해당 세부 평가 항목에서 2점을 받았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감사위원회 개최 횟수도 최고점 기준에 미달해 3점을 받았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교육 횟수도 마찬가지로 각각 3점이다.
정보 접근성 지표 중에서는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 최초 제안자를 파악하기 어려워 해당 세부 평가 항목이 최하점(1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평균 연 1회 활동하며 주주총회 전에 후보자를 추천한다.
견제 기능 지표에서는 지난해 사외이사만으로 이루어진 회의가 없고, 총주주수익률(TSR)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 지급하지 않아 해당 세부 지표 평가에서 1점을 받았다.
지난해 주가가 하락해 경영 성과 지표에서 고득점하기 어려웠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말 주가가 연초보다 14% 떨어졌다. 같은 기간 KRX 300 지수에 속한 기업(금융업 제외) 평균 주가 수익률은 26%였다. 롯데칠성음료는 그해 주가 수익률 외에도 △주가순자산비율(PBR) △TSR이 평균치 밑돌아 해당 세부 평가 항목에서 1점을 받았다. 이밖에 △영업이익성장률 △이자보상배율도 평균치보다 낮고, △부채비율과 △순차입금/EBITDA는 평균치보다 높아 각 세부 평가 항목이 1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