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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과열된 한화그룹…4년래 순조달 규모 최고

[종합/재무온도계]⑭8개 계열사 CAPEX 1년간 2배…잉여현금 3.7조 적자

고진영 기자  2023-12-22 15:27:57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파이낸셜 인덱스(Financial Index)란?


[종합]

⑭그룹 재무 온도계
개별기업이 아닌 그룹 전체의 재무지표를 총체적으로 살펴본다. 주요 계열사들의 재무 상태표와 손익계산서, 현금 흐름 등을 합산해서 분석하는 방식이다. 한화그룹의 경우 한화(별도),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갤러리아, 한화오션 등 상장사 5개와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에너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비상장사 3개의 지표를 더했다. 이중 한화오션은 인수작업이 완료된 올해부터 합산했으며 금융계열사는 포함하지 않았다.



올해 한화그룹은 활발한 투자활동으로 외형은 확대됐으나 차입 부담이 무거워진 모습을 보였다. 9월 기준 8개 주요 계열사의 통합 자본적지출(CAPEX)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넘게 늘었고 순조달 규모는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설비투자뿐 아니라 한화오션 인수 등에 대규모 자금을 쓰면서 재무건전성이 과열됐다.

THE CFO 집계에 따르면 올 9월 말 한화그룹은 지난해 9월 말과 비교해 자산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66조8821억원에서 9조1984억원으로 37.53%(25조1019억원) 늘었다. 2019년 46조원 정도였는데 배로 성장했다. 한화오션 인수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자기자본보다 총부채가 많이 확대됐다. 자기자본은 4조원가량(16%) 많아졌는데 부채총계는 약 21조원(51%) 늘어 61조7387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이 급증한 것과 달리 매출은 소폭 점프에 머물렀다. 75조원대에서 77조6196억원으로 2.89% 증가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경우 2조9000억원 수준으로 전년과 비슷했으며 영업이익률은 2.05%에서 1.76%로 약 0.28%포인트, 순이익률은 1.37%에서 1.63%로 0.26%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레버리지 지표를 보면 한화그룹 8개 계열사의 합산 부채비율은 294.1%로 작년 9월 말(156.9%) 대비 47.3%포인트 악화했다. 그간 줄곧 100%대를 유지했는데 300%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다. 반대로 차입금의존도는 33%대에서 32%로 소폭 나아졌다. 총부채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는 뜻이다.

다만 부채 증가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총차입금도 규모 자체는 증가했다. 올 9월 말 기준 29조6680억원을 기록하면서 1년 전(22조5527억원)보다 약 7조원(31.6%) 불어났다. 차입으로 돈을 끌어오면서 이 기간 현금성자산도 지난해 9월 말(7조6억원)보다 약 9000억원(13.1%) 많은 7조9177억원 쌓였다.


총차입금 가운데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 비중은 47%대로 사실상 같은 수준을 보였다. 4년 전 40%대 초반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입구조가 더 단기화됐다. EBITDA 대비 순차입금(연환산 기준) 역시 4.1배에서 5.7배로 높아지는 등 차입 부담이 무거워졌다.

차입 확대에 따라 자연히 이자비용은 늘었다. 매출 대비 이자비용 규모를 의미하는 금융비용부담율이 0.54%에서 1.27%로 올랐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서 셈하는 이자보상배율 역시 3.77배에서 1.39배로 악화했다. 2019년부터 근 4년래 가장 나쁜 수치다.


현금흐름의 경우 8개 계열사의 합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7549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작년 9월 말보다 8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여기에 CAPEX까지 1조원대에서 2조9353억원으로 128.6%(1조6514억원) 급증했기 때문에 잉여현금흐름은 더 크게 나빠졌다. 올 9월 말 기준 잉여현금은 3조7634억원이다. 1년 전(-1조7864억원)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1조9770억원 확대됐다.


잉여현금이 빠듯한 만큼 순조달은 증가했다. 순조달은 차입금의 상환과 조달(리스부채 상환 포함), 유상증자를 통한 조달, 신종자본증권의 상환과 발행 등을 가감한 금액이다. 한화그룹은 8개 주요 계열사가 올해 연초부터 9월 말까지 4조8700억원을 순조달했다. 근 4년래 최대 규모이며 이 가운데 약 2조5000억원이 한화솔루션 몫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조달한 금액(3조6416억원)보다 33.7%(1조2284억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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