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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파이낸셜 인덱스(Financial Index)란? [레버리지·커버리지] ⑥차입금 지표
총차입금은 총부채 가운데 이자발생부채(interest bearing debt)를 말한다. 주로 △단기차입금 △장기차입금 △유동성장기부채(기타유동성장기부채 차감) △단기사채 △장기사채로 이뤄지며, 영업활동 관련 매입채무나 퇴직급여충당부채 등은 제외한 개념이다. 한화그룹의 차입 규모 변화를 총차입금, 그리고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차감한 순차입금의 증감 추이를 통해 살펴본다. 한화그룹은 올해 간판 계열사들의 차입규모가 대체적으로 증가 양상을 보였다. 한화(별도)와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합산 차입금이 5조원 가까이 뛰었다. 일련의 합병작업, 활발한 투자활동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화시스템의 경우 주요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상태를 기록했으며 차입규모가 가장 큰 계열사는 한화솔루션으로 나타났다.
주요 계열사의 경우 금융회사를 제외한 한화그룹의 상장사 6개, 사업보고서 제출의무가 있는 비상장사 3개 등 9개 회사의 주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했다. 다만 사업형 지주사격 회사인 한화는 별도 재무제표를 봤다.
THE CFO 집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한화그룹의 주요계열사 가운데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차입규모 증가폭이 가장 컸던 곳은 한화시스템이다. 리스부채를 포함한 총차입금이 1765억원에서 153.8%(2715억원) 늘면서 4479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3100억원가량은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성차입금이다.
한화시스템의 차입금이 갑자기 불어난 이유는 투자확대로 잉여현금흐름이 빠듯한 상황인 데다 한화오션 인수합병에 수천억원을 썼기 때문이다. 한화오션 인수를 위해 그룹 5개사가 총 2조원을 투입했으며 이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그 종속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이 각각 1조원, 5000억원을 부담했다.
다만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말 1조원이 넘는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규모 지출에도 불구 보유현금이 차입금을 상회하면서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를 보였다. 올 9월 말 기준 한화시스템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보다 7309억원 증가한 -1239억원이다.
한화시스템 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 한화솔루션의 총차입금이 전년 9월보다 늘어났다. 3개 회사의 증가분을 합치면 4조9898억원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차입금 규모가 처음으로 4조원을 넘겼다. 9월 말 기준 4조4918억원을 기록해 1년 전(2조8435억원)보다 58%(1조6438억원) 확대됐다.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의 차입금이 포함된 금액이며 역시 한화오션 인수의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한화는 총차입금이 3조1890억원에서 4조7250억원으로 48.2%(1조5359억원) 증가했고, 한화솔루션은 8조1809억원에서 9조9866억원으로 22.1%(1조8056억원) 늘면서 10조원에 육박했다. 한화그룹에서 최대 규모 계열사가 한화솔루션인 만큼 차입금 역시 가장 많았다.
반면 한화오션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에너지 등은 지난해 9월 말 대비 올해 총차입 규모가 축소됐다. 특히 한화그룹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2조원을 수혈한 한화오션의 총차입금이 가장 크게 줄었다. 올 9월 말 총차입금은 1년 전보다 22.9%(7121억원) 감소한 2조3970억원이다. 순차입금 역시 1조3056억원으로 33.3%(6529억원) 줄었다.
이밖에 한화토탈에너지스는 9월 말 기준 총차입금이 작년 동기보다 11.9% 감소한 2조6046억원, 순차입금은 2.4% 감소한 2조2775억원을 기록했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총차입금 3398억원(13.7% 감소), 순차입금 1933억원(19.9% 감소)을 나타냈다.
한화에너지의 경우 이 기간 총차입금은 4조7184억원으로 5.4%(2693억원) 축소됐지만 순차입금은 오히려 확대됐다. 올 9월 말 순차입금은 1년 전 (3조3577억원)보다 14.4%(4833억원) 많은 3조8411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