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파이낸셜 인덱스(Financial Index)란?
[현금흐름]
⑬순조달
순조달은 기업이 사업연도 개시일 이후 증자, 차입 등을 통해 끌어온 자금의 합에서 같은 기간 갚은 돈을 차감한 금액이다.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가운데 △차입금의 상환과 조달(리스부채 상환 포함) △유상증자를 통한 조달 △신종자본증권의 상환과 발행 등을 가감해서 구하며, 그만큼 현금성자산이 증가 또는 감소한다. 9월 말 기준 한화그룹의 순조달 규모를 계열사별로 살펴본다. 올해 한화그룹의 주요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한 곳은 한화솔루션과 한화오션이다. 한화오션의 경우 한화그룹 품에 안기는 과정에서 대규모 증자를 했다. 증자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덩달아 조달 규모가 뛰었다. 반면 한화토탈에너지스(한화토탈)와 한화에너지 등은 빌린 돈보다 갚은 돈이 많았다.
주요 계열사는 금융회사를 제외한 한화그룹의 상장사 6개,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비상장사 3개 등 9개 회사의 주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했다. 다만 사업형 지주사 격인 한화는 별도 재무제표를 봤다.
THE CFO 집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 9월 말 기준 1조4944억원을 순조달했다. 지난해 9월 말 순조달 규모는 496억원에 불과했는데 1조4000원 이상 늘었다. 올해 사채와 리스부채를 포함한 차입금을 1조4256억원 갚았으나 유상증자를 통해 2조원을 수혈받았고 9200억원을 추가로 단기차입했기 때문이다.
대규모 증자가 있었던 한화오션보다 순조달을 많이 한 곳은 한화솔루션이다. 9월 말 기준 2조486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1조9684억원) 대비 26.3%(5184억원) 확대됐다. 올해 4조7000억원가량을 빌리고 2조3000억원가량을 갚았으며 1100억원이 증자로 들어왔다.
한화오션에 1조원을 출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순조달 규모가 급증했다. 지난해 9월 말 1207억원이었는데 올해는 9월 말 기준 7445억원으로 516.6%(6238억원)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9개월간 2조3700억원가량을 빌리고 약 1조6000억원을 상환했다.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은 5300억원, 장기차입금 3400억원, 사채가 2400억원 정도 순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순조달액 가운데 2090억원은 종속회사 한화시스템 몫이다. 지난해 9월 말 47억원을 순조달했는데 규모가 44배가량 뛰었다. 특히 단기차입금이 1800억원 순증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한화오션 증자에 5000억원을 출자한 계열사다.
이 밖에 한화의 순조달 규모가 1년간 소폭(1.5%) 늘었다. 올 9월 말 기준 한화의 순조달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억원 많은 6150억원이다. 2조7000억원을 금융기관 대출 또는 사채를 통해 차입하고 2조원을 상환했다.
조달한 금액보다 갚은 돈이 많았던 계열사로는 한화에너지와 한화토탈,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3곳이 있다. 특히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순조달 규모가 9월 말 기준 6610억원이었으나 올 9월 말엔 마이너스(-) 4099억원을 기록했다. 9개월간 약 1조5000억원을 상환한 반면 차입한 금액은 1조1000억원 수준에 그쳤기 떄문이다.
한화토탈의 경우 차입을 축소하면서 1년 동안 순조달액이 109.5%(5429억원) 줄었다. 9월 말 기준 한화토탈은 차입한 돈보다 갚은 금액이 472억원 많았다. 또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올 3분기 말 순조달액은 -349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2101억원)보단 1753억원 늘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를 보였다.
9개 계열사의 순조달 규모를 모두 합치면 9월 말 기준 4조8700억원이다. 지난해 9월 말(3조6911억원)과 비교해 31.9%(1조1789억원)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