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을 끝으로 공모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복귀한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CB(전환사채)와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수혈하곤 했다. 이후 2023년 든든한 대주주, 한화그룹을 만나며 전략 선회를 택했다.
한화오션은 최근까지 은행 차입으로 단기차입금을 늘려왔다. 다만 신사업 확대와 영업현금흐름 적자 등으로 차환성 발행의 필요성이 커졌다. 금리 인하 사이클 속 만기 장기화를 꾀할 수 있는 점도 공모채를 다시금 꺼내든 배경으로 분석된다.
한화그룹에 편입되면서 조달 여건이 개선된 것도 사실이다. 편입 직후 'BBB0'급으로 등급이 한 노치 높아진 데 이어, 올 5월 '긍정적' 등급전망을 달기도 했다. 손바뀜 이후 한화오션이 공모채 재데뷔전을 치를 준비를 마쳤다고 본 셈이다.
◇2015년 이후 첫 '공모채'…한화그룹 편입 후 전략 선회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이 오는 11월 공모채 발행을 위해 준비 중이다. 한화오션은 발행 금액과 만기구조(Trache) 등을 주관사단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 이번 공모채 발행의 주관사단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맡는다.
한화오션의 공모채 발행은 2015년 이후 약 9년 만이다. 한화오션은 부채자본시장에서의 조달에 적극적인 이슈어가 아니다.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약 3500억원을 조달한 것을 끝으로 더이상 시장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후 CB와 유상증자로 부채자본시장에서의 조달을 대신하곤 했다.
지난해 한화오션이 한화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조달 전략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12월 한화그룹의 인수 본계약 체결 이후 인허가 절차를 거쳐 지난 2023년 5월 대금 납입까지 마쳤다. 대우조선해양에서 한화오션으로 사명도 바꿔달았다.
한화그룹은 시장성 조달에 적극적인 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에너지, 한화투자증권, 한화호텔앤리조트 등이 올해 회사채 시장을 찾았다. 이에 한화오션 역시 조달 전략 선회를 택하는 게 아니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한화오션이 최근 들어 단기차입금 규모를 늘려왔다. 한국산업은행 등에서 은행 차입을 진행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그 규모가 2조원을 훌쩍 넘겼다. 이에 따라 차환성 발행으로 조달 구조를 선회하는 방향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달 수요는 충분…등급 상향도 조달 청신호
한화오션은 수주잔고 확대, 선박인도 일정, 친환경 추진선 개발, 사업확장 등의 영향으로 향후 자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그룹 차원의 사업구조 재편 역시 조달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4월 한화그룹 내 플랜트, 풍력사업 양수에 나선 바 있다. 양수대상은 ㈜한화가 영위하고 있는 플랜트사업과 풍력사업에 관련된 일체의 자산 및 부채, 계약·인허가 등이며, 양수금액은 4025억원이다. 2024년 4월3일 한화오션과 ㈜한화는 이사회 승인과 함께 사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등급 상향 역시 조달 전략 선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 나온다. 한화오션의 기업신용등급(ICR)은 한화그룹 편입 직후 'BBB-'에서 'BBB0'로 상향 조정된 바 있다. 한화오션이 든든한 대주주를 만나면서 계열 지원 가능성이 커진 영향이다. 한화오션의 최대주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신용등급 'AA-'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 올 5월 등급 전망 역시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꿔 달기도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기업신용등급의 아웃룩을 조정하면서 "양호한 수주여건 하에 수주 잔고가 개선되고 있으며, 저가 물량 축소와 건조량 확대로 수익성이 제고될 전망인 점 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9년여만의 재도전에 나서는 만큼 시장에서의 관심도도 높다. 주관사단과 함께 IR 과정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에 편입된 후 긍정적인 여건이 마련됐다고 여겨진다"며 "9년만의 발행이지만, 한화오션으로서 투자자들 앞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기에 IR 과정과 투자자 모집 과정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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