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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파이낸셜 인덱스(Financial Index)란? [현금흐름] ⑪운전자본 부담
순운전자본은 1년간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소요되는 자본이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매출채권, 재고자산, 선급금 등)에서 영업활동로 인한 부채(매입채무, 미지급비용 등)를 차감해 셈한다. 이 값이 클수록 기업의 상시적 활동에 자금이 많이 묶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순운전자본에서 자산의 증가는 현금의 감소를, 부채의 증가는 현금의 증가를 뜻하며 따라서 현금흐름상 순운전자본의 변동, 즉 순운전자본투자액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한화그룹의 운전자본 부담을 계열사별 순운전자본투자액의 증감 추이를 통해 살펴본다. 올해 한화그룹은 간판계열사인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운전자본 감소세를 보였다. 한화토탈에너지스(한화토탈) 역시 순운전자본투자액이 지난해부터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한화시스템은 순운전자본투자액이 3배 이상 뛰면서 주요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요계열사의 경우 금융회사를 제외한 한화그룹의 상장사 6개,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비상장사 3개 등 9개 회사의 주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했다. 다만 사업형 지주사격 회사인 한화는 별도 재무제표를 봤다.
THE CFO 집계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으로 한화그룹 9개 주요계열사의 순운전자본투자액(순운전자본의 변동)은 합산해서 2조1115억원으로 나타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종속회사 한화시스템은 제외한 금액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194억원)과 비교해 약 30.1%(9079억원) 줄었다.
9개 회사 가운데 절반 이상의 순운전자본투자액이 늘었는데도 합산 규모가 감소한 이유는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의 올 9월 말 기준 순운전자본투자액은 5967억원을 기록, 지난해 9월 말(1조5255억원)보다 60.9%(9288억원) 줄었다. 재고자산 증가폭이 1조원 수준에서 1700억원대로 축소된 영향이 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같은 기간 순운전자본투자액이 6000억원에서 약 104.3%(6255억원) 줄었다. 올 9월 말 기준 순운전자본투자액은 마이너스(-)255억원이다. 2021년부터 순운전자본투자액이 음수를 유지하고 있다. 기타유동부채의 증가 덕분이다.
한화토탈도 지난해부터 순운전자본투자액이 마이너스 기조를 보이고 있으며 올 9월 말 기준으로 -24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말(1834억원)보다 574억원 적었다. 작년엔 그 해 연초 대비 매입채무가 늘었고 올해는 재고자산이 감소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줄었다.
작년 9월 말 대비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토탈에너지스의 1년간 순운전자본투자액 감소분만 합쳐도 1조 6117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의 경우 이 기간 순운전자본투자액이 1124억원에서 3597억원으로 219.9%(2472억원) 급증했다. 주요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이다. 연초보다 재고자산이 약 1160억원, 기타유동자산이 약 2300억원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밖에도 한화와 한화오션, 한화에너지의 올 9월 말 기준 순운전자본투자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7.7%(2196억원), 72.6%(3054억원), 96.2%(2128억원) 증가했다.
또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21년과 지난해 순운전자본투자액이 음수를 나타냈지만 올해의 경우 9월 말 기준으로 15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말과 비교해 407억원 늘었다. 올해 한화솔루션에서 분할해 나온 한화갤러리아의 올 9월 말 기준 순운전자본투자액은 -747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