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임팩트는 석유화학사 한화토탈에너지스(한화토탈)를 자회사로 둔 사업형 지주회사다. 에너지 전환·라이프 사이언스·디지털/데이터테크 분야에 대한 임팩트 투자부터 그룹의 굵직한 투자에 참여하는 역할을 하는 계열사이기도 하다.
한화임팩트 자체가 삼성그룹에서 석유화학 부문 지주사를 맡았던 삼성종합화학을 전신으로 하고 있다. 2021년 한화종합화학에서 한화임팩트로 사명을 바꾼 뒤 석유화학 사업과 선을 긋는 모습이다. 적극적인 투자활동으로 석유화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나서는 모습이다.
◇한화토탈 실적악화 상쇄한 파생상품 거래 한화임팩트의 사업영역은 석유화학부문과 투자부문으로 나뉜다. 이중 석유화학 사업은 한화임팩트 자체적으로 진행 중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사업과 기초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한화토탈의 석유화학사업이 있다. 한화임팩트에 따르면 연결 기준 회사의 자산 중 45%가 PTA 사업과 한화토탈의 몫이다.
수소·태양광을 포함한 신사업, 투자부문의 자산이 55%로 절반을 넘어섰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단 한화임팩트의 현금창출은 아직 석유화학 사업, 특히 한화토탈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측면이 크다. 캐시카우인 석유화학 사업에서 현금을 창출, 신사업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는 흐름이었다.
2022년 이후 이어진 석유화학 사업의 침체가 한화토탈의 현금창출력에 악영향을 미친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한화임팩트의 연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시장상황에 따라 EBITDA가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지난해 EBITDA는 태양광 사업을 떼어낸 2018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지난해 한화임팩트의 연결 순이익은 2378억원으로 나타났다. 11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오히려 금액이 늘어났다. 4487억원에 달하는 금융수익을 낸 덕분이다. 직전해인 2022년 금융수익(2257억원)보다 98%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특히 파생상품거래이익이 2129억원 발생하며 금융수익을 늘리는 데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굵직한 투자활동, 순차입 전환 '트리거' 하지만 이같은 한화임팩트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년 만에 처음으로 순차입금 상태로 전환됐다. 2017년 이후로 한화임팩트는 줄곧 순현금 상태를 유지해왔는데, 6년만에 현금성자산이 총차입금보다 적은 상태가 됐다.
총차입금 규모가 전년 대비 1200억원가량 늘어나기는 했으나 이보다는 현금성자산의 빠른 소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늘 7000억~8000억원선을 유지해오던 한화임팩트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180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별도법인 기준으로 살펴보면 한화임팩트의 현금성자산은 500억원 수준이 된다. 2022년 현금성자산 4040억원에 비해 급격하게 줄어든 금액이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및 한화엔진(옛 HSD엔진) 인수에 참여한 영향이다. 한화오션 인수 및 유상증자에는 자회사 한화임팩트파트너스를 통해 총 5500억원여를 투입했다. 또 지난해 말 기준 한화임팩트가 HSD엔진 인수를 위해 납입한 금액은 1374억원이다. 올들어 89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는 했지만 이는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반영되지 않았다.이같은 굵직한 투자활동이 연이어 이어지다보니 현금소요가 컸다.
한화임팩트가 이전부터 탄탄한 재무구조를 구축해놓은 만큼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임팩트의 부채비율은 25.2%, 차입금의존도는 11.5%로 나타났다.
앞으로 석유화학 사업이 이전과 같은 현금창출력을 보여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화임팩트가 기대할 곳은 태양광, 수소 등 신사업과 지난해 투자에 참여한 한화오션 및 한화엔진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지분투자 부담 등으로 차입금 규모가 확대된 상황이지만 여전히 재무안정성이 우수한 편"이라며 "석유화학 사업의 경우 반등 가능성이 제한적이지만 활발한 투자활동으로 배당받을 여지를 키워두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