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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파이낸셜 인덱스(Financial Index)란? [현금흐름] ⑩현금 및 현금성자산 기업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영업활동과 투자활동, 재무활동의 결과물로 유동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은행에서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요구불예금(보통예금이나 당좌예금)뿐 아니라 회계상 큰 거래비용 없이 현금 전환이 쉽고, 가치변동의 위험이 크지 않은 금융상품을 포함한다. 초단기 수익증권인 MMF, 취득당시 상환일까지의 기간이 3개월 이내인 상환 우선주, 취득당시 3개월 이내의 환매조건인 환매채 등이다. 한화그룹의 현금성자산 증감 추이를 계열사별로 살펴본다. 올해 한화그룹의 주요계열사들은 9월 말 기준 합산 현금성자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계열사별로 보면 한화솔루션은 현금이 급증, 한화에너지와 한화시스템은 급감하면서 대조를 이뤘다. 특히 한화에너지, 한화시스템은 최근 몇 년간 보유현금이 눈에 띄는 증감을 반복했다.
주요계열사의 경우 금융회사를 제외한 한화그룹의 상장사 6개,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비상장사 3개 등 9개 회사의 주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했다. 다만 사업형 지주사격 회사인 한화는 별도 재무제표를 봤다.
THE CFO 집계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한화그룹 9개 주요계열사의 현금성자산은 총 7조9177억원으로 나타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 자회사 한화시스템은 제외한 금액이다. 지난해 9월 말(8조1512억원)과 비교하면 약 2.9%(3399억원)이 감소하면서 사실상 큰 변화가 없었다.
올해 독립한 한화갤러리아를 제외하면 이 기간 8개 계열사 가운데 6개 계열사의 현금이 줄었지만 가장 규모가 큰 한화솔루션의 현금이 6000억원 이상 늘어난 덕분에 합산 규모는 대동소이했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현금성자산이 2조4157억원이었는데 올 9월 말엔 3조283억원으로 25.4%(6126억원) 늘었다. 9개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이다. 현금창출력은 약화했지만 차입금을 대거 끌어오면서 현금이 많아졌다. 같은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금성자산도 2조908억원으로 9.3%(1786억원) 증가했다.
반면 한화토탈에너지스(한화토탈)와 한화에너지, 한화시스템은 보유현금이 각각 40% 이상 축소됐다. 한화토탈은 6250억원에서 3271억원으로 47.7%(2979억원), 한화시스템은 1조313억원에서 5719억원으로 44.5%(4594억원), 한화에너지는 1조6300억원에서 8774억원으로 46.2%(7526억원)가 각각 줄었다.
이중에서도 한화시스템과 한화에너지는 그간 보유현금 규모가 유독 크게 변화했다. 한화시스템은 현금성자산이 5501억원에서 이듬해 1조6615억원으로 3배 이상 뛰었던 곳이다. 이후 한화오션 인수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면서 올해 다시 5000억원대로 돌아왔다.
김동관 부회장 등 오너 3세 3형제가 지분 100%를 소유한 한화에너지 역시 2019년 2400억원에 불과하던 현금이 2021년 1조3585억원, 작년 1조7668억원으로 급격히 불었다. 하지만 올 9월 말엔 다시 그 절반 수준이 됐다.
이밖에 한화, 한화오션, 한화호텔앤리조트의 올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년 전보다 각각 5.8%, 5.1%, 3.9%씩 소폭 줄었다. 이 3개 회사의 현금성자산은 각각 2499억원, 1조914억원, 1465억원이다. 9월 말 기준 보유현금이 가장 많은 계열사는 한화솔루션, 가장 적은 계열사는 한화갤러리아(1064억원)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