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내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가 있다. 바로 LG CNS 기업공개(IPO)다. 2020년 ㈜LG가 맥쿼리자산운용 PE본부(맥쿼리PE)에 LG CNS의 지분을 매각했고 맥쿼리PE의 회수 시한이 다가오는만큼 IPO도 가시화되어야 한다.
현재 LG CNS의 이사회 구성을 보아도 아직 IPO에 대한 낌새가 보이지는 않고 있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IPO를 진두지휘해야 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만 교체했다. 과거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했던 사례와 비교하면 한국거래소 예비심사기업 심사 청구 전후로 이사회 구성이 대대적으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 'LG전자' 출신 이현규 CFO, LG CNS 이사회 편입
현재 LG CNS의 이사회는 현신균 대표이사와 이현규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2명의 사내이사와 홍범식 ㈜LG 경영전략부문 사장, 김용환 맥쿼리운용 대표이사, 김동현 맥쿼리운용 상무 등 3명의 기타비상무이사로 구성돼있다. 감사는 이남준 ㈜LG 재경팀장이다.
올해 LG CNS 이사회에는 2023년과 큰 변화는 없었지만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이 CFO가 신규로 편입됐다. 전임자인 박지환 CFO는 2020년부터 LG CNS로 왔고 4년간 CFO로 있었으나 현재는 LG 이노텍 CFO로 이동했다. 박 CFO의 이동으로 CFO 몫의 사내이사 자리도 변경된 것이다.
이현규 CFO는 줄곧 LG전자에서만 근무했던 인물로 2019년 LG전자 금융담당 팀장, 2021년 금융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LG CNS의 CFO 자리에 LG전자 출신이 선임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LG CNS의 경우 매출 및 영업이익 성장이 안정적인만큼 재무 과제가 많진 않지만 IPO 완주는 이 CFO가 온전히 담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 CNS의 IPO는 2020년 주요주주로 맥쿼리PE가 포함되면서 필연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2020년 4월 ㈜LG가 맥쿼리PE에 LG CNS의 지분 35%를 1조19억원에 매각했고 5년 내 IPO나 지분을 매각하는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2022년 상장 대표 주관사를 선정했고 지정 감사를 받기 시작했다.
다만 주관사 선정 후 실사 과정을 거쳤으나 아직 상장 예비심사 청구에 대한 부분은 확정되지 않았다.
◇ LG엔솔 사례로 본 이사회 변화 향방은
LG CNS의 기업가치에 대한 부분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만큼 IPO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을 시장에 주고 있지는 않다. 현재 이사회 구성만 봐도 아직 IPO가 가시화된 것은 아니다. 사내이사를 제외하면 이사회에는 ㈜LG 측 인사와 맥쿼리운용 측 인사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통상 IPO를 하기 전에는 상장사에 걸맞는 이사회 구성을 꾸린다. LG그룹 내에서 직전에 IPO를 진행한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일정에 맞춰 사외이사를 대거 선임했다. 상장사가 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 선임, 경영지배인 선임, 이사진의 계열회사 이사 겸직 등과 관련해 상법상의 절차를 준수했는지도 검토받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코스피 예심 청구를 2021년 6월 8일에 했고 내부통제 강화 및 경영 독립성을 위해 6월 14일에 사외이사 4인을 선임했다. 같은 날 이사회를 열어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 등을 설치했다. 결국 예심 청구와 맞물려 대대적인 이사회 재편에 나선 것이다.
올해 1분기말 별도 기준 LG CNS 자산총액은 3조3499억원이다.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가 되면 상법상 이사회 구성에 있어서 여러 의무가 생긴다.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또 사외이사 3명 이상을 선임하고 이사회 인원의 과반수가 되어야 한다. 성별 다양성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LG CNS가 상장 예심 청구를 하는 시점에 맞춰 여성 사외이사를 포함, 최소 3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할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진행될 IPO 구조에 따라 맥쿼리PE의 기타비상무이사가 LG CNS 이사회에 남아있을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의 특성상 계열사 내 기타비상무이사는 계속 선임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