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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CFO

여명희 전무, 36년 LG유플러스 '한 우물'

⑩1989년 데이콤 입사, 유플러스 회계·경영기획담당 거쳐 CFO까지

박기수 기자  2024-11-15 08:56:48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LG유플러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여명희 전무다. 1989년 공채 중 '유일'한 여성 합격자, 동기들 중 '유일'한 임원 승진자, LG그룹 내 '유일'한 여성 CFO 등 '유일'이라는 키워드와 교집합이 많다. 여 전무와의 가장 큰 교집합은 직원 시절부터 타의 인정을 받았던 그만의 '실력'과 '능력'이라는 단어다. 3대 통신사의 CFO까지 도달하기까지 여 전무의 커리어가 이를 증명한다.

여명희 전무는 1967년 2월생으로 대구 출신이다. 여 전무는 원화여고와 경북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LG그룹 내 경북대 회계학과 출신 CFO로는 차동석 LG화학 사장이 있다. 그룹 밖으로는 김종헌 풀무원 부사장이 여 전무와 함께 1967년생 동갑내기이자 경북대 회계학과 졸업생 출신이다.

LG그룹 CFO들이 지주사와 사업 회사를 오갔던 것과 다르게 여 전무는 커리어 전반을 LG유플러스에서만 보냈다. 그는 1989년 LG유플러스의 전신 '데이콤' 공채로 입사한 이후 1999년 LG가 데이콤을 인수하면서 LG그룹 커리어가 시작됐다.


여 전무는 LG유플러스에서 회계팀장과 금융팀장 등 회계·금융 분야에서 커리어를 이어왔다. 이후 경영관리실 경리담당과 경영관리총괄 경영관리실 회계담당을 거쳐 2011년 말 임원 인사를 통해 상무로 승진했다.

금융팀장 시절 LG유플러스의 신용등급을 BBB+(2006년)에서 AA-(2009년)까지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던 이력이 있다.

2012년부터 임원 커리어를 시작한 여 전무는 회계담당으로 2016년까지 일했다. 2017년부터는 경영기획담당으로 직책명을 고쳐 달았다. 이후부터 수익성 분석과 비용 관리 등 LG유플러스의 안살림을 책임졌다. 이후 2020년 말 전무로 승진한 여 전무는 2022년 말 LG유플러스의 CFO로 임명됐다.

여 전무가 임원을 달기 직전인 2011년 LG유플러스 임원 목록에는 현 LG디스플레이 CFO인 김성현 부사장이 보인다. 김 부사장은 당시 LG유플러스의 금융담당 상무로 있었다. 이후에도 김 부사장이 2019년 LG디스플레이로 근무지를 옮길 때까지 김 부사장과 여 전무는 LG유플러스에서 함께 근무했다.

여 전무가 CFO가 되기 전 시기의 LG유플러스의 C-레벨들은 LG그룹의 대표적인 경영인들이다.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이혁주 전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여 전무에게 CFO직을 물려준 인물은 지주사와 사업 회사를 넘나들며 35년이 넘는 시간 동안 LG그룹의 재경을 살폈던 이혁주 전 부사장이다.

여 전무는 2022년 말 CFO로 부임하며 재무구조 추가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라는 과제를 안았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비율과 차입금의존도로 각각 71.5%, 39.4%를 기록 중이다. 여 전무가 CFO로 부임할 당시인 2022년 말(순차입금비율 73%, 차입금의존도 35.6%)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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