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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시프트업, '자산 2조' 버금가는 이사회 꾸렸다

IPO 구체화 후 사외이사 3명 선임, 소위원회 5개 신설

김슬기 기자  2024-08-07 13:59:05

편집자주

기업들은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할 때마다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를 준다. 외부에서 재무적투자자(FI) 및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했거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기업분할 등 큰 변화가 일어나면 의사결정 최상단에 있는 이사회도 바뀌기 마련이다. THE CFO는 기업의 중요한 순간마다 이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들여다 본다.
최근 코스피 상장을 마친 시프트업은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위해 이사회를 대폭 손질한 곳 중 하나다. 2023년 5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후 바로 사외이사 후보군을 추렸고 그해 7월에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성별 다양성을 위해 여성 사외이사도 선임했다.

현재 시프트업은 자산규모가 2000억원대로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을 4분의 1만 채워도 되지만 과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구성했다.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선임 의무도 없었지만 선제적으로 위원회를 설치,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는데 집중했다.

◇ 속도 낸 IPO, 주관사 선정 후 이사회도 대폭 손질

2013년 12월에 설립된 시프트업은 올해 7월 코스피 입성에 성공했다. 엔씨소프트에서 나와 시프트업을 설립한 김형태 대표는 설립 10여년만에 IPO를 진행, 시가총액 3조5000억원(공모가액 6만원 기준)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3조8000억원대다.

사업 초기 시프트업은 사내이사와 감사로만 구성된 이사회를 꾸렸고 이후 외부 재무적투자자(FI)가 주주로 들어오면서 기타비상무이사까지 이사회에 포함된 바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IPO를 준비하면서 사외이사 선임의 필요성이 생겼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상반기 IPO를 위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을 공동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주관사들과 시프트업은 6월에 킥오프(Kick-Off) 미팅을 가졌고 이후 20여차례가 넘게 기업실사를 진행했다. 초기 실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정관 변경 뿐 아니라 사외이사 선정에 대한 부분이었다.

시프트업과 주관사단은 사외이사 후보자 검토를 한 후 한 달여만인 2023년 7월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를 재정비했다. 이 때 시프트업의 민경립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안재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유창석·이예나·강상현 사외이사도 선임됐다.사외이사를 선임한 것은 설립 후 처음이다.

유창석 사외이사는 현재 경희대 문화엔터테인먼트 부교수로 게임 관련 경험이 풍부하다. 넥슨, CJ엔터테인먼트(현 CJ ENM), 엔씨소프트, 게임하이 등에서 근무했다. 이예나 사외이사는 율촌 파트너변호사이며 강상현 사외이사는 회계법인베율의 파트너회계사다. 사외이사 중 한 명을 여성으로 선임하면서 성별 다양성도 고려했다.


◇ 자산 2조원에 준하는 이사회 구성

이사회 구성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시프트업은 현재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총 7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사내이사는 김형태 대표를 비롯, 민경립 CSO, 안재우 CFO이며 기타비상무이사인 샤오이마(Xiaoyi Ma)는 올해 1월 신규선임됐다.

샤오이마 기타비상무이사는 텐센트홀딩스(Tencent Holdings) 소속이다. 2020년 9월 텐센트는 종속회사(Aceville Pte. Ltd.)를 통해 시프트업에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또 '승리의 여신: 니케'의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텐센트의 계열회사인 Proxima Beta Pte. Limited와 체결했다.

현재 Aceville의 지분은 35.03%로 최대주주인 김형태 대표(38.89%) 다음으로 많다. 결국 샤오이마 기타비상무이사는 주주간 계약서 내 이사선임권에 의해 선임된 등기임원인 것이다. 주주가 변경되지 않는 이상 기타비상무이사의 자리는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프트업의 이사회 내에서 사외이사 비중은 43% 정도다. 사외이사 선임 후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ESG위원회 등 소위원회도 설치했다. 소위원회는 모두 사외이사 3명으로만 구성됐다. 이사회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시프트업의 1분기말 자산규모는 2326억원으로 이사회 내 4분의 1만 사외이사로 채우면 된다.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인 상장사는 상근감사를 1명 이상 두도록 강제하고 있고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경우 상근감사 선임의무가 면제된다. 시프트업은 감사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한만큼 상근감사를 두지 않아도 된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에 한해 사외이사를 3명 이상, 이사회의 과반수로 구성하고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설치와 구성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시프트업은 사외이사 수가 과반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3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했고, 소위원회 등을 꾸리면서 자산규모 2조원 규모의 상장사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이사회를 정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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