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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석 회장, 아이스크림미디어 이사회서 빠졌다

상장 전 오너일가 이사회 사임, 지분매각 가능성도 잔존

김슬기 기자  2024-08-21 13:57:03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실질적 지배주주인 박기석 회장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그는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최대주주인 시공테크의 창업자다. 박 회장은 현재 시공테크의 최대주주일 뿐 아니라 아이스크림미디어의 개인 최대주주기도 하다.

그는 과거 계열사 아이스크림에듀 IPO 때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상장 전에는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다만 상장 후인 2020년에는 다시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박 회장의 아들인 박대민 시공테크 CSO 역시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사내이사직에서 올해 물러났다.

◇ 올 주주총회 마친 후 '박기석·박대민' 사임

아이스크림미디어는 2002년 시공테크의 콘텐츠 사업본부가 분사되면서 설립됐다. 국내 최초 에듀테크 기업으로 650만건 이상의 교육용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고 초등학교 교사들을 위한 디지털 수업 지원 플랫폼인 아이스크림S를 운영하고 있다. 이후 교과서 출판업, 온라인쇼핑몰, 원격교육연수원 사업도 하고 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전시문화시설 사업을 하는 시공테크를 대주주로 두고 있다. 해당 회사는 2022년 5월 IPO를 위해 대표주관사를 선정했고 올해 4월 상장 예비심사 신청을 했다. 7월에 심사 승인을 받았고 이달 30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상장 후 시공테크의 지분율은 32.83%에서 26.64%로 낮아진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예비심사 청구 전에 이사회를 재정비했다. 통상 한국거래소가 상장 예비심사를 할 때 모집 및 매출에 관한 사항이나 자금 사용목적 등 외에도 경영능력 및 투명성을 주요하게 본다. 사외이사 선임, 경영지배인 선임, 이사진의 계열회사 이사 겸직 등 상법 상 절차를 준수했는지 여부 등을 살피는 것이다.

올해 4월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소집권자(의장) 지정(변경)의 건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신청의 건에 대해 의결했다. 같은날 박기석 사내이사와 박대민 사내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 이들은 모두 모회사인 시공테크와 관계사인 아이스크림에듀에도 속해있다.


박기석 회장은 시공테크의 창업자로 1948년생이다.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고 율산실업 등을 거쳐 1988년 시공테크를 만들었다. 이후 아이스크림에듀, 아이스크림미디어 등을 세웠다. 현재 시공테크의 지분 40.05%를 보유하고 있고 아이스크림미디어 지분(상장 후 18.07%) 역시 보유 중이다.

박 회장은 현재 시공테크 이사회 의장이며 아이스크림에듀의 사내이사다. 함께 자리에서 물러난 박대민 전 사내이사는 박 회장의 첫째 아들로 현재 아이스크림에듀의 이사회 의장이다. 그는 해외에서 공부를 마친 후 아이스크림미디어, 시공테크, 아이스크림키즈 등에서 근무했다. 그 역시 아이스크림미디어 지분을 9.52%(상장 후)를 보유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미디어의 경우 모회사(시공테크) 뿐 아니라 관계사(아이스크림에듀)도 상장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한국거래소로부터 경영의 독립성 등에 대한 지적을 받을 수 있기에 사전에 오너일가가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을 수 있다"고 밝혔다.

◇ 아이스크림에듀와 데자뷰, IPO 후 오너일가 다시 복귀할까

올해 4월 두 사내이사가 사임하면서 현재의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이사회 구성이 완성됐다. 현재 이사회에는 허주환 대표이사, 곽덕훈 부회장 등 사내이사 2명과 하금열·박원연 사외이사 2명 등 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종희 상근감사도 별도로 두고 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상반기 별도 기준 자산총계 1185억원이다. 자산규모가 1000억 이상 2조 미만인만큼 이사회 내 4분의 1을 사외이사로 채우면 된다. 또 상근감사 1명을 둬야 한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 2명과 감사를 선임하면서 상장사 기준에 맞는 조건을 갖추게 됐다.

하 사외이사는 1949년생이며 박기석 회장과 동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고 동아일보, KBS, MBC 기자로 활동했고 SBS 보도국장을 한 뒤 2007~2009년에 사장으로 있었다. 이후 SBS미디어홀딩스 대표를 거쳐 대통령실 실장으로 있었다. SK㈜, 이즈미디어 사외이사 등을 지냈다.

박 사외이사는 1960년생으로 경희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왔고 한국마이크로소프트, iMBC 등을 거쳤고 현재 케이디엠티 대표로 있다. 이종희 감사는 1949년생이며 중앙대학교 교육학을 전공했고 ㈜대우, 대한조선공사(현 HJ중공업), 상해인천페리㈜, 원성해운㈜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다만 현재의 이사회 구성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아이스크림미디어의 관계사라고 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에듀 역시 IPO 전후로 변화가 있었다. 2018년 3월 주주총회에서 당시 박기석·박대민 사내이사가 물러났고 그 해 10월 상장 예심청구를 진행했다. 2019년 7월에 상장했다.

상장 후인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기석 회장이 다시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고 2021년 9월에 다시 대표가 됐다. 2023년 3월에는 그의 아들인 박대민 사내이사도 이사회에 복귀했다. 이들은 아이스크림에듀 상장 후 보유 지분을 꾸준화 현금화했고 해당 자금으로 지주사 격인 시공테크의 지분을 사들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아이스크림미디어 상장 후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이스크림미디어 공모가액은 3만2000원으로 확정됐다. 박 회장의 지분가치는 755억원이며 박대민 전 사내이사의 지분은 398억원 규모다. 차남인 박효민 씨(243억원) 등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모두 합하면 1500억원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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