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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환 회장, 전진건설로봇 이사회서 물러났다

모트렉스 창업자, 기타비상무이사 사임…이사회에 '믿을맨' 배치

김슬기 기자  2024-08-13 13:53:22

편집자주

기업들은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할 때마다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를 준다. 외부에서 재무적투자자(FI) 및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했거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기업분할 등 큰 변화가 일어나면 의사결정 최상단에 있는 이사회도 바뀌기 마련이다. THE CFO는 기업의 중요한 순간마다 이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들여다 본다.
상장 초읽기에 들어선 전진건설로봇의 이사회에서 이형환 모트렉스 회장이 빠지게 됐다. 전진건설로봇은 사실상 모트렉스의 자회사다. 이 회장은 모트렉스의 최대주주인만큼 상장 후 투자자 보호와 경영독립성 강화를 위해 이사회에서 나간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이 물러났지만 전진건설로봇과 모트렉스의 연결고리는 여전하다. 전진건설로봇의 사내이사 모두 모트렉스 출신이고 사외이사 역시 모트렉스에서 사외이사를 지낸 바 있다. 이번에 신규로 선임되는 사외이사 정도만 모트렉스와 연결고리가 없다.

◇ 지난달 31일 임시 주총 개최, 사내이사·사외이사 각각 1명씩 선임

1991년 설립된 전진건설로봇은 국내 콘크리트 펌프카(CPC) 제조 업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오는 19일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다. 공모가액은 1만6500원으로 확정됐고 상장 후 시가총액은 2534억원이다. 상장을 전후로 전진건설로봇은 이사회를 재정비했다.


지난달 31일 전진건설로봇은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 고대곤 상무이사를 신규 사내이사로, 김홍근 사외이사를 선규 선임했다. 고 상무는 전진건설로봇의 살림살이 및 IPO를 진두지휘한 인물로 현재 경영기획 상무(재무총괄)다. 그는 동국대 독어독문·경영학을 전공했고 기아자동차에서 오랜기간 근무했다.

그는 기아 재경본부 부장으로 퇴직했고 2015년부터 2020년 11월까지 모트렉스 재무관리 이사로 있었다. 2020년 12월부터는 전진건설로봇으로 자리를 옮겼다. 모트렉스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기업으로 2018년 사모투자펀드(PEF)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전진건설로봇을 인수한 바 있다.

당시 투자목적회사(SPC) 설립,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SPC 우선주 50%, 모트렉스가 보통주 50%를 가져가는 구조를 짰다. 이 때 최대주주가 '케이티비이천칠사모투자전문회사'에서 '모트렉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제2호 주식회사'로 변경됐다. 2021년 9월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지분을 모트렉스에 전량 넘기면서 사실상 모트렉스의 자회사가 됐다.

현재 전진건설로봇의 최대주주는 '모트렉스전진1호(모트렉스 100% 자회사)'이며 지분율은 84.5%에서 공모 후 74.5%로 낮아진다. 또한 자기주식 비중도 15.5%에서 5.5%로 낮아질 예정이다. 전진건설로봇은 IPO 일정에 맞춰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상장사 기준에 맞춰 이사회를 손질했다.

전진건설로봇의 1분기말 별도 기준 자산총계는 1606억원이다. 상법상 자산총계 1000억 이상 상장사는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둬야 하고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을 사외이사로 꾸려야 한다. 이번 신규 선임으로 전진건설로봇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2명이 됐다.

◇ 물러난 이형환 회장, 이사회 곳곳 '모트렉스' 흔적

상장 전부터 있었던 사내이사는 고현국 대표이사다. 그는 고려대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현대자동차에서 오랜시간 근무했고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모트렉스에서 일했다. 2018년 12월부터 전진건설로봇에 있었다. 결과적으로 전진건설로봇의 사내이사 모두 모트렉스 출신인 것이다.

2023년 1월에 선임된 김종은 사외이사는 현대자동차, 로하스 로지텍, 태흥자이온스클린 등을 거쳐 2018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모트렉스의 사외이사를 지낸 바 있다. 이번에 신규 선임된 김홍근 사외이사는 두원공정, 콘티넨탈오토모티브코리아, 화영 등을 거친 인물이다.

*이형환 모트렉스 회장, 출처=모트렉스 홈페이지

이번 이사회 정비와 함께 이형환 회장은 전진건설로봇의 기타비상무이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 회장은 현대자동차에서 15년 가량 근무하다가 2001년 모트렉스를 창업했다. 그는 2018년 전진건설로봇 인수 이후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으나 2021년 2월부터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지냈다.

상장 전만 하더라도 고현국 대표와 이 회장(기타비상무이사), 김종은 사외이사 등 3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됐으나 상장을 기점으로 이 회장이 이사회 멤버에서 빠진 것이다. 회사 측은 "상장 후 투자자 보호 및 경영 독립성 강화를 위해 지배주주인 이형환 기타비상무이사 대신 고대곤 사내이사를 선임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가 물러나더라도 모회사인 모트렉스와의 연결고리가 탄탄하다. 또한 신규상장하는 해부터 3년간 별도 재무제표의 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하기로 결정한만큼 모트렉스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이 확보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순이익은 289억원이었는데 올해도 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 배당금은 145억원 정도고 모트렉스 몫은 108억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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