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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는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1분기 건설 경기 선행 지표인 수주와 건축 허가가 줄어 부진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건설업을 전방 산업으로 둔 기업들은 경기 변화를 주시하며 대응 전략을 펴고 있다. THE CFO는 건축 자재, 시멘트, 레미콘, 도료 등 건설 후방 산업에 있는 주요 기업 재무 상황을 점검해 본다.
현대L&C는 레고랜드 사태로 건설 시장이 부진했던 2022년 현금 창출력이 저하하면서 차입금에 의존해 현금흐름을 유입시켰다.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했지만 차입금을 줄이지 않고 가용 현금을 늘리는 재무 전략을 폈다. 단기성 차입금이 보유 현금을 초과해 유동성 대응 능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현대L&C는 올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향상을 이뤘다. 지난 상반기 연결 기준(이하 동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5536억원, 영업이익은 60% 증가한 170억원이다. 지난 1분기 창호·인테리어 스톤 국내 매출을 개선하면서 영업이익(80억원)이 흑자 전환한 뒤 2분기에도 영업이익(90억원)을 누적했다.
현대L&C는 건축 자재업을 영위하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다. 주요 제품은 창호, 인조 대리석, 바닥재, 인테리어 필름 등이다. 현대홈쇼핑이 현대L&C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현대L&C 산하 주요 종속기업은 캐나다 건축 자재 제조·판매 법인(Hyundai L&C Canada, 지난해 말 자산총계 1422억원), 미국 지주사(Hyundai L&C USA,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산총계 790억원) 등이다.
현대L&C는 2022년 건설 시장 부진 여파로 수익성이 떨어졌다. 그해 매출은 전년 대비 1% 감소한 1조원, 당기순손실은 3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 폭은 465억원이었다. 순손실(38억원)에 감가상각비(297억원) 등 조정 항목 500억원이 가산됐지만, 운전자본 변동으로 856억원이 차감됐다.
FCF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L&C는 2021년 FCF가 마이너스(-)395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뒤 2022년에도 -685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546억원이었던 유·무형자산 취득액을 2022년 220억원으로 줄였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 창출력이 떨어지며 FCF 적자 폭이 커졌다.
현대L&C는 차입금으로 투자 소요를 충당했다. 2022년 리스부채를 포함한 총차입금은 전년 대비 668억원 증가한 2489억원이다. 그해 단기차입금을 늘려 742억원을 유입시켰다. 그해 말 차입금의존도는 전년 대비 9%포인트(p) 상승한 41%를 기록했다.
차입금을 늘린 덕분에 가용 현금 규모를 유지할 수 있었다. 2021년 말 89억원이었던 현대L&C 현금성 자산(예금 포함)은 2022년 말에도 8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현금 창출력을 회복했다. 그해 순이익 33억원을 거둬 흑자로 전환하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438억원 유입시켰다. 유·무형자산 취득액(162억원)을 차감한 FCF도 27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가용 현금이 늘었지만 차입금을 줄이지 않았다. 그해 재무활동현금흐름 중 장·단기차입금 순상환액은 3억원이다. FCF(275억원)를 창출해 그해 말 현금성 자산은 전년 대비 205억원 증가한 28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L&C는 현금 창출력을 제고하거나, 차입 만기를 장기화해 유동성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단기성 차입금(2262억원)이 현금성 자산(287억원)보다 1975억원 많다. 총차입금(2629억원) 중 86%가 단기성 차입금이다.
현대L&C는 유동성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단기·중장기 자금 관리 계획을 수립한다. 지난해 경영진은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과 보유 금융자산으로 금융부채 상환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차입 규모에 비례해 이자 부담은 가중됐다. 지난해 현대L&C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73억원 증가한 145억원이다. 2022년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었지만, 지난해 수익성을 회복해 1.3배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9배 증가한 193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