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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는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1분기 건설 경기 선행 지표인 수주와 건축 허가가 줄어 부진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건설업을 전방 산업으로 둔 기업들은 경기 변화를 주시하며 대응 전략을 펴고 있다. THE CFO는 건축 자재, 시멘트, 레미콘, 도료 등 건설 후방 산업에 있는 주요 기업 재무 상황을 점검해 본다.
KCC는 당기순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 사이 격차가 큰 곳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잡히지 않는 장부상 손익인 지분 투자 기업 평가 손익이 순이익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때 매입한 삼성물산 주식이 주요 투자 자산이다.
KCC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이하 동일) 당기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4549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 증가한 1069억원이다. 영업 외 손익에서는 흑자 전환한 순금융손익 5230억원이 순이익 창출에 기여했다.
지난 1분기 KCC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전년 동기 대비 943억원 증가한 1137억원이다. 순이익과 3412억원 차이를 보인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연간 영업활동현금이 순손익보다 컸다.
올 1분기에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구할 때 순이에서 현금 유출이 없는 수익·비용 가감하는 조정 과정에서 지분 투자 기업 평가 손익이 현금흐름 차감 요인이었다. 순이익 조정액(-1958억원)은 순금융손익으로 잡힌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평가 손익 차감액(-4991억원) 등을 포함한다. 영업 자산·부채 변동액(-1198억원) 중 운전자본에 잠긴 금액은 587억원이다.
KCC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 사이 간극을 이해할 수 있다. 지난 1분기 말 KCC 자산총계(14조1035억원) 중 23%(3조1796억원)가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이다. 각각 △상장사 지분 증권 3조1210억원 △비상장사 지분 증권 568억원 △채무 상품(복합 금융상품) 19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상장사 지분 증권 중에서는 삼성물산 지분 9.17%(1701만주) 장부가(2조6960억원) 비중이 가장 크다. 삼성물산 주가를 따라 오르내리는 평가 손익은 KCC 영업외손익 변동 요인이다. 올 1분기에는 삼성물산 지분에서 평가 이익 4933억원을 인식했다.
KCC는 2012년부터 삼성그룹과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그해 1월 비상장사였던 삼성에버랜드 지분 17%(42만5000주)를 7739억원에 취득했다. KCC는 2011~2012년 △만도 지분 17.1%(6369억원) △현대자동차 지분 0.5%(2397억원) △현대중공업 지분 3.3%(6972억원) 등을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해 둔 상태였다.
KCC는 삼성카드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17%)을 매입했다. 삼성카드는 금융 산업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2년 4월까지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처분해 지분을 5% 미만으로 유지해야 했다.
삼성에버랜드는 2014년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액면분할을 거쳐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KCC는 제일모직 기업공개(IPO) 때 보유 주식 2125만주(지분 17%) 중 750만주(장부가 3333억원)를 구주 매출해 3975억원을 회수했다. 제일모직 잔여 지분은 10.18%(1375만주)였다.
2015년에는 KCC가 삼성물산 백기사로 등판했다. 그해 삼성물산 지분 5.96%(자사주 899만557주 포함 총 931만557주)를 6979억원에 매입했다.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한 투자였다. 당시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안을 두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주총에서 표 대결을 벌여야 했다.
2015년 KCC가 보유한 합병 삼성물산 지분은 8.97%(1701만주)다. 올 1분기까지 보유 주식 수 변동 없이 삼성물산 2대주주로 남아 배당 수익을 올리고 있다. 2022년 삼성물산이 지급한 결산 배당 391억원은 지난해 KCC 투자활동현금흐름으로 들어왔다. 지난해 삼성물산 결산 배당 434억원은 올 2분기 KCC 투자활동현금에 잡힌다.